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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3 사건 사과는 軍警을 두 번 죽이는일 - 독립신문

이 기사는 독립신문의 홈페이지에서

“4.3사건 사과는 軍警을 두 번 죽이는 일”

노 대통령 사과…관련 단체 항의 빗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제주 4.3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를 표명한데 대해 갈수록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31일 낮 제주시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주 도민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사과발언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건국희생자제주도유족회, 자유수호협의회 등 12개 단체는 11월 4일 성명을 내고 "공산무장폭동인 제주 4.3사건을 무장봉기로 규정한 역사왜곡과 사과를 즉각 취소하고 폭도들에게 살해당한 원혼들과 유족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노 대통령은 제주 4.3사건 당시 공산무장폭도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양민들과 대한민국 건국을 지키려다 숨져간 군경을 두 번 죽이고, 반세기 동안 잠들어 있던 유족들의 분노와 한을 다시 흔들어 깨웠다"며 정부의 사과에 대해 분개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이 북한 김일성 세력과 함께 한반도 전체를 공산화하려는 무장반란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진압과정에서 희생된 선량한 사람들에 대해 국가가 사과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마땅하나 인명을 살상한 폭도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창수 자유수호협의회 공동대표는 "노 대통령은 제주 4.3사건에 대해 '남로당의 내란이지만 진압과정에서 무모한 양민들이 많이 죽었다'고 발표했어야 하는데 '무장봉기'라며 남노당의 봉기를 인정해 가슴이 아프다"며 "노 대통령의 역사왜곡과 정통성 훼손을 복구할 때까지 계속해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종 서울대 정치학 교수도 4일 <세계일보> '惡을 피할 수 없을 때의 선택'이란 제목의 논단을 통해 "제주사태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체성 수호과정에서 일어난 고육책이었다"며 "정부는 좀 더 신중하고 균형 잡힌 눈으로 4.3 사건을 바라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나 남로당의 무력봉기를 진압한 것은 공산주의자들이 한국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큰 악'에 비한다면 '작은 악'으로 거악보다 작은 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4.3사건을 정리했으며 "지금 와서 작은 악을 선택한 것을 탓한다면, 마치 6.25 당시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에 대해 우리가 반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무고한 희생자 발생을 거악으로 취급하는 것만큼이나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표명하며, 4 3사건의 성격에 대해 "제주도에서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 그리고 1954년 9월 21일까지 있었던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무고하게 희생됐다"고 말한바 있다.

이혜원 기자 hwlee@independ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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