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3

View Articles

Name


	박재민

Subject

조선일보사설입니다

5.18 그리고 (사설) (1993.05.14)

5.18 광주사태는 13년만에 비로소 민주화운동 으로서의 실질적이 고 역사적인 평가의 단계에 진입했다. 13일 김영삼대통령의 광주 민주 화운동에 관한 담화문에서 우리는 암울했던 한 시대의 불행한 상징을 영 원히 기억하면서 동시에 역사의 장으로 접는 노력을 다같이 느낄 수 있 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6공 초기 국회 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그 진상의 윤곽이 드러났고 정부도 민주화운동 으로 성격을 재조 명하는 한편,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에 대한 보상조치를 강구하는 등 다 소의 성의를 표시했으나 광주시민과 피해 당사자들의 요구 및 희망을 충 분히 수렴하는데는 미흡했던 것이다. 5공의 승계 정권이었던 노태우정 권으로는 그것이 한계였다.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 한 명예로운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김 대통령의 담화문은 그런 시점에서 시의성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김 대통령은 광주 시민과 직-간접피해자들이 그동안 내세워온 요구를 과감하게 수용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광주 민주화운동이 이 나라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선을 넘어 현 정부가 광주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 에 서있는 민주정부 라고 한 것은 평가의 차원을 달리하는 것으로 우리 의 눈을 끈다. 종래 막연하게 민주화운동 이라고만 이름 붙였던 점과 는 그 차이가 큰 것이다. 김 대통령은 그런 전제 아래 기념일 제정 을 비롯,여러가지 약속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과거의 아픈 응어리 를 풀고 잘못된 역사의 구김살을 바로 펴는 차원에서 필요하고도 적절한 조치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광주 시민들 입장에서 볼때는 아쉽고 미흡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광주시민들이 주장해온 요구사항의 대부분을 수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운동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부분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도 완곡 하게 역사의장 으로 넘기자고 제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진상규명은 역사를 올바르게 바로 잡고 정당한 평가를 받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면서 오늘 다시 이 문제를 들춰내 보복적으로 한풀이가 되 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때도 정치적 보복을 없어야한다 고 공약했던 만큼 광주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차원에서 조명할 경우 이 부분은 일관성이 있다. 김 대통령이 재차 호 소했듯이,우리모두가 잊지는 않되 과감하게 용서함으로써 서로 화해해서, 13년 전의 악몽과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를 이번 조치가 마련하게 된다면 그 이상의 다행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것은 광주시 민과 민주화운동의 참여자들이 다같이 공감하고 합의할 때 더욱 값진것이 며 그래야 광주의 장은 진정으로 접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