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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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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1.26. 중앙일보19면 기사중에서

년 12월12일 오후7시15분쯤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공관에 울려펴진 10여발의 총성은 한국현대사의 흐름을 완전히 뒤틀어놓았다.이 총성은 80년 5월17일 전두환(全斗煥)의 강압에 의한 계엄확대라는 쿠데타와 5월18일이후 27일까지 군에의한 광주에서 민주화운동 시위대 살육으로 이어졌다.지난해 10월29일 발표된 검찰의 12.12사태 수사결과와 지난 7월18일 발표된 검찰의 5.18 수사결과를 토대로 12.12에서 全씨 집권까지를 재구성해본다.

◇12.12의 총성 79년 12월12일 오후6시43분 서울삼청동 국무총리공관.최규하(崔圭夏)대통령은 全보안사령관의 방문을받았다. 『정승화(鄭昇和)육군참모총장이 김재규(金載圭)로부터 돈을 받는등 10.26사건에 연루돼 있으니 조사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십시오』라고 全씨는 다짜고짜 요구했다.그러나 崔대통령은 『국방부장관의 보고와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처리할 사 안』이라며 6척거구를 의자에 묻은채 버텼다.
같은 시각(오후6시50분) 보안사 서빙고 분실.
허삼수(許三守).우경윤(禹慶允)대령등은 수경사 33헌병대 1개 중대병력 60명과 함께 집결,鄭총장 연행을 위해 권총과 M16소총을 준비하고 한남동 총장공관을 향해 출발했다.
7시10분쯤 공관에 도착한 許씨와 禹씨는 병력을 주변에 배치한후 鄭총장에게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으니 김재규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에 관해 진술을 받으러 녹음준비가 된 곳으로 가셔야겠다』고 요구했다.
鄭총장의 수행부관이 국방부장관 공관실로 확인전화를 걸기 위해다이얼을 돌리는 순간 10여발의 총성이 울렸다.보안사 朴원철 상사등 3명이 부관과 경호장교에게 난사했던 것이다.
총소리가 들리자 수경사 33헌병대 병력은 신속하게 공관 초소등을 점거하고 鄭총장 연행을 지원했다.
이 하극상이 벌어지는 동안 정병주(鄭柄宙)특전사령관,장태완(張泰玩)수경사령관,김진기(金晋基)육본헌병감등 육군의 정식 지휘계통은 연희동 한 요정에서 全씨가 주선해논 만찬을 시작하고 있었다.

◇육군본부를 점령하라 이날 오후8시30분 경복궁 제30경비단장실.총리공관에서 돌아온 全씨는 집결해있는 유학성(兪學聖).황영시(黃永時)장군등에게 『崔대통령이 말을 듣지 않으니 병력출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오후9시30분 총리공관 접견실.
全씨와 함께 兪씨등 장군 5명이 몰려와 鄭총장 연행재가를 요구했다.그러나 崔대통령은 계속 국방장관만을 찾으며 요지부동이었다. 오후11시쯤 全씨의 「작전 명령」에 따라 노재현 국방장관.정병주 특전사령관.윤성민 육군참모차장.장태완 수경사령관등이 체포되고,국방부.육본.중앙청.경복궁 등이 점령된다.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진 이 과정은 다음날 오전4시30분쯤 완료됐 다.
연희동 요정에서 「시바스 리갈」을 돌리기 시작했던 鄭병주 사령관등은 7시35분쯤 鄭총장 납치소식을 듣고 급히 각기 소속부대로 돌아가 예하부대에 출동을 지시했으나 『국방부장관의 승인이없다』는 등의 이유로 부대 출동은 되지 않았다.

◇비상계엄확대 80년 4월들어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내민주화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崔대통령은 4월14일 全씨를 중앙정보부장서리에 임명,그의 권력을 공식화했다.
육군본부는 14일 작전참모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소요진압본부를 설치하고 전군에 소요사태 진압을 준비시켰다.
절찬리에 방영중인 텔레비전드라마「제4공화국」과 「코리아게이트」를 보면 신군부가 80년5월17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여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주요지휘관들은 신군부측이 내놓은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를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제시한 안종훈 군수기지사령관의 반대를간단히 묵살하고 일사천리로 계엄확대를 의결,崔대통령에게 위압적으로 계엄확대를 강권한다.계엄확대야말로 신군부 의 정권찬탈 음모가 마각을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계엄해제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는 80년 5월15일 서울역앞 집회를 끝으로 수그러들었다.군부집권음모를 감지한 전국 47개대학 총학생회장들이 이날밤고려대에 모여 가두시위 중단과 정 상수업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7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는 거꾸로 학생소요 격화를 이유로 비상계엄확대를 결의,중무장한 병력이 국무회의장을 둘러싼 공포분위기 속에서 전격 통과시키도록 했다.이날 합수부는 계엄사령관에게 김대중.김종필.이후락씨등의 체포.조사계획 을 알리고 오후10시를 기해 일제검거에 들어갔다.이에따라 2,600여명이체포됐고 김대중씨등 24명은 소위 김대중내란음모사건 관련자로 군법회의에 회부됐고,김영삼씨도 수경사헌병단에 의해 가택연금됐다.

◇5.18이후 18일 오전9시쯤 전남대생들이 등교를 저지하던 7공수33대대 병력과 처음 충돌했고 오전10시30분 대학생1,000여명이 금남로에서 「계엄해제」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한편 계엄군도 계속 충원돼 이날 11공수여단 61,62,63대대병력이 광주로 추가 배치됐다.
19일 공수부대원들의 강경진압에 분노한 시민.학생들이 시내 요소요소에 모이기 시작했고 오후2시 윤흥정 전교사사령관.도지사.교육감등이 참석한 광주기관장회의에서 기관장들은 『군의 진압행동이 너무 과격하다』며 연행자 전원석방과 명단공표 를 요구했다. 20일 오전7시 3공수여단이 추가 배치됐고 낮12시 정호용특전사령관이 광주에 내려와 7공수여단 지휘부에 들러 여단장들을격려했다.이날 오후 시위대는 금남로와 전남도청 앞에서 군경과 공방을 계속했고 오후8시쯤 역전파출소.광주시청.광 주경찰서.서부경찰서를 점거하고 광주세무서를 불태우는등 도청을 제외한 광주시 대부분을 장악했다.
이날 자정무렵 11공수 61,62대대장은 62대대장 지프에 보관중이던 경계용 실탄 15발정도가 든 탄창 1개씩을 중대장들에게 배분하고 위급시 대대장명령에 따라 사용할 것을 지시.
21일 20사단증원군인 61,62연대및 사단사령부가 송정리역에 도착.윤흥정전교사령관 후임에 소준열사령관이 취임.오전10시전남대정문앞 4만명,후문 1만여명이 3공수여단과 공방,이과정에서 임신 8개월의 주부 최미애(28)씨등 3명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3명부상.공수부대에 연행된 2명은 28일 광주교도소에서 사망. 24일 전교사예하 기갑학교 병력이 부대로 복귀하던 31사단96연대 병력을 시위대로 오인,총격을 가해 96연대 사병 3명이 죽고 군인 2명과 민간인 10명이 부상.
이어 27일0시를 기해 계엄군의 광주재진입 작전으로 도청이 군에 탈환되고 시위대 17명이 사망,295명이 체포됐으며 계엄군 3명도 사망.

◇崔대통령 하야 5월27일 박충훈총리서리 주재의 46회 국무회의에서 국보위설치령이 의결되고 31일 전두환보안사령관이 국보위상임위원장에 임명됐다.이어 6월18일 계엄사는 권력형 부정축재혐의자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국보위상임위는 7월9일 장관 1명,차관 6명등 2급이상 공무원 232명을 숙정한다고 발표. 이어 8월4일 국보위는 불량배소탕에 관한 삼청계획 5호에따라 5만7,561명을 검거해 3,052명을 재판회부,3만8,259명은 군부대순화교육에 회부했다.
8월16일 崔대통령은 『학생집단시위와 광주사태등에 대해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정치도의상 책임을 통감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는 하야성명을 내고 대통령직 사임.
8월21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전두환보안사령관을 만장일치로국가원수로 추대키로 의결하고 전사령관은 22일 예편,27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제11대 대통령이 됐다.

신동재.이영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