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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의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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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생존의 겹"

지난 6월 6일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묵념의 공간에 다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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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입니다.
오전엔 카메라 하나 짊어지고 전쟁기념관엘 다녀왔습니다.
광장과 복도 여기저기에 그림그리기 사생대회를 하고 있는 어린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월드컵 보러 입국한 관광객인지, 외국인들도 자주 보였습니다.

'DMZ특별전시장'에 전시된 사진과 전시물들은 추억을 더듬게 했지만, 대립에 대한 어떤 긴장감보다는 후반부에 전시된 DMZ생태계에 초점이 맞추어진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철책 앞에 경계총자세로 서있는 초소근무 병사를 캐릭터로 삼았지만, '그가 왜 거기 서있을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답(시스템가족들은 잘 아시리라)을 주지는 않고 단순히 '우린 분단되어있다. 이제 통일해야한다. 지금은 화해의 때다.'라는 메시지만을 늘어놓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의 왜곡된 해석일는지...
DMZ나 JSA는 수 년간 밟지 않은 '관광지'가 아니라, 냉전이 낳은 긴장과 대립이 진행되고 있는 경각심의 현장일터인데...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경의선 철도의 침목 모형아래 묻어두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매표소 앞에 무질서하게 줄(?)서있는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바라보면서 이들은 무얼보러 왔나 하는 생각을 하며, 뒤에 순서를 기다리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한 슬로베니아 청년과 동료들을 보았습니다.

아래는 GP장으로 있을 때... 지하벙커로된 GP장실에서 현충일을 맞이하며 크로키북에 끄적거렸던 그림 한 편입니다.
엊그제 월드컵 폴란드전에서의 대승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지나간 역사로부터 멀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스러져간 숱한 순교자와 전사자들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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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묵념과 아픔이 가시지도 않은 무렵에 벌어진 서해교전은 또다른 아픔을 던져줬습니다. 전사자들의 묘역에 이런 아픔을 아는 자들의 한숨과 기도도 함께 묻혀져 있겠군요.
저와 같은 젊은 피가 끓는 현역들에게 눈물의 박수를 조심스럽게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