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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폭도에 사죄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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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폭도에 사죄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노 대통령 제주 4.3사건 공식사과 계획 아직 정부에서 공식발표도 이루어지지 않은 제주 4.3사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유족들을 만나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낮 청와대에서 사법개혁위원회 위원과의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 사진이 있엇음 ------------

노 대통령은 10월 31일 제주를 방문해 4.3유족회에 공식사과 할 예정이지만 대통령이 사과표명을 하게되면 당시 사건 희생자 모두를 민주화투사로 인정하고 보상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명확한 사실규명에 앞선 성급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

특히 지난 15일 제주 4.3진상보고서가 채택된 날 보고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4.3사건 조사위원들과 전문위원 등 4명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진상조사위원회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또 4.3사건 피해자 유가족들도 "아무리 정부의 보상이 중요하다해도 부모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데, 부모를 살해한 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정부의 공식입장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4.3 사건 당시 아버지가 공비에게 살해당하고, 자신 또한 한라산 인민군 활동을 한 오균택 자유수호협의회 공동대표는 제주 4.3 진상 위원회가 채택한 보고서에 대해 "한마디로 논리적 모순과 궤변이라고 밖에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공비에게 살해당하고, 나 또한 4.3을 직접 경험했다"면서 "지금도 부모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상태에서 살인자가 피해자와 똑같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어머니와 누나를 잃은 김성수 대한민국건국희생자 제주도 유족회 부회장은 "4.3사건을 소년기에 경험했다"면서 "군 경에 의해 죄 없는 양민들이 희생되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으나 4.3은 남로당이 주도한 공산 폭동"이라며 "반쪽짜리 보고서만 가지고 정부가 입장표명을 한다는 것은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자유시민연대 등의 시민단체가 제주 4.3위원회에 제출한 수정요구안에는 4.3사건이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었음을 암시하는 당시 남로당 기관지인 '노력인민'이란 신문도 증거물로 제출됐으나 제주 4.3위원회는 이 자료도 검토하지 않은 채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8년 6월 8일자 '노력인민'에는 "조국의 식민지 분쇄 전에 전도 순국 열정으로 작열", "반동 숙청에 영웅적 혈전 벌어진 제주도"라는 문구가 우상단에 보이며, 좌상단의 "조국을 방어하기 위하여 민족의 선두에서 사투하는 제주도 애국 동포를 구출하자!"는 제목하의 내용에는 남로당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헌법초안을 지지(1948.3.3일) 했음으로 '제주도에서 인민공화국 만세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는 기사가 활자화 돼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각계에서 제시한 수정의견을 검토하지도 않은 채 묵살한데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사의를 표한 한광덕 전 4.3위원은 "이 기사 하나만을 보더라도 4.3폭동에는 남로당 중앙이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간단히 알 수 있고, 대한참전단체 연합회에서도 새로운 자료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으나 심사소위원회의 검토에서 제외됐다"면서 "4.3위원회의 기본임무는 4.3폭동을 무장봉기라고 바꾸면서 군법회의에서 '내란죄'로 판결 받은 수형인들의 범죄까지를 없애주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 아니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과잉진압으로 내란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처형된 선량한 제주도민들, 우익계 민주인사들, 그리고 1,700여명의 제주도민들을 죽인 인민해방군에 가담하지도 않았고, 동조 협력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처형되거나 수형인이 된 사람들을 가려내어 그들이 진정한 희생자로 인정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남 대한참전단체연합회 대표는 "보고서에서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제주 4.3사건이 봉기였다는 표현"이라며 "4.3사건은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에서 내란일 수밖에 없고, 범법자들의 일부에 대해서는 내란죄가 적용되었는데 내란을 봉기로 역사에 기록하는 정부가 어디 있는가"라며 허탈해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이 보고서만 채택된 상황에서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힌다면 앞으로 무장공비로 활동한 사람들까지도 모두 보상금을 탈 수 있게 인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존재를 부인하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혜원 기자 hwlee@independent.co.kr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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