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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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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에 충성하는 정승화

                   방카에 도착한 정승화, 김재규에게만 충성하고 여타는 무시했다

10.26. 밤 8시경에 육본 방카에 도착한 정승화는 곧바로 김재규와 김정섭을 방카 내에 있는 참모총장실로 안내한 후, 그 자신은 상황실로 갔다. 차안에서 김재규로부터 지시받은 바대로, 상황을 처리한 것이다.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군총장, 공군총장을 방카로 소집했고 이어서 30사단 및 33사단에 충동준비명령을 하달했으며, 20사단 및 9공수여단에 즉시 출동명령을 하달했다. 그리고 즉시 김재규가 있는 총장실로  건너가 김재규에게 1) 계엄선포를 위해 국방장관, 합참의장, 공군총장, 해군총장을 벙커에 소집한 사실과 2)계엄 부대를 동원한 사실을 보고하면서 병력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물었다. 김재규가 답변을 하지 못하자 김정섭이 나서서 계엄군 배치에 대한 지침을 대신해 주었다. 김정섭이 방송국, 변전소, 상수도, 은행 등이라고 말하자 정승화는 이를 메모지에 받아 적었다.

1979.12.29. 합수부 조사에서 김재규는 위 사실을 진술했다. 그리고 이렇게 보탰다. “위 진술과 같이 병력배치 및 조치에 대하여 보고를 하며 점령목표를 물어 나의 의사를 알고자 하는데 대하여 ,정 총장은 내가 범인임을 알면서 나의 목적을 돕고자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1979.11.18. 계엄군법회의에서 김정섭 역시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했다.

1979.11.1. 계엄사령관이었던 정승화 역시 부대 동원 등 조치들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했다. 이는 속일 수 없는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1군과 3군에도 비상경계령 부엉이2를 발령했고 공수 9여단에는 즉시 육군본부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각하의 저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김재규의 말만 믿고 어찌 계엄에 관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느냐“는 합수부 질문에 정승화는 이렇게 답했다. “김재규의 직책이 중앙정보부장이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경호실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 직감했다. 김부장이 용케도 살아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김재규가 정보부로 가자고 했지만 나는 확실한 배후를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육본으로 가자고 했다. 김재규를 피해자로 생각하고 비상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정승화가 구속상태에 있을 당시인 1979.12.15.에는 이렇게 진술했다.

“10.26. 20:05분경, 방카에 도착하면서 나는 곧바로 상황실로 가면서 상황반장에게 김재규와 김정섭을 총장실로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계엄선포를 논의하기 위해 내가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군총장, 공군총장,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육군참모차장, 육군 정보참모부장, 및 작전참모부장, 본부사령, 헌병감 등에 방카로 오라고 연락하고 수경사에 전화를 걸어 병력이동 여부를 확인한 후, 출동준비는 하되 내 명령 없이는 출동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해보니 수경사 병력은 차지철이 출동시킬 수 있는 병력인데 아직 아무런 출동이 없었다면 시해범은 차지철이 아니라 김재규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김재규가 목적하는 바를 도와가면서 사태를 보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나의 조치사항을 김재규에게 보고했고, 김재규에게 병력배치 지침을 받고자 했으나 김재규는 말이 없고, 대신 김정섭이 일러주는 대로 메모했지만 이는 모두 계엄 작전계획에 들어 있는 사항이라 상식적인 내용이었다.”

1980.1.11. 구속 상태에 있던 정승화는 이런 진술을 했다.

“차 중에서 김재규의 말을 들어서 각하가 시해됐다는 것을 알았고, 김재규의 행동으로 보아 김재규가 범인임을 알았다. 김재규가 대통령을 시해할 정도이면 혁명을 휘한 것일 텐데 묵시적으로 협력하지 않다가 김재규 혁명이 성공하면 후환을 맞을 수 있다. 그래서 사고 내용과 장소 등을 더 추궁하지 않고 김재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김재규에 병력이동 등 상황조치에 관해 보고할 의무는 없었지만 일단은 도와주면서 기회를 보자는 생각으로 보고한 것이다. 계엄군이 서울에 오면 어디를 점령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계획되어 알고 있었지만 김재규에게 구태여 물은 것은 그에게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있으면 그의 요청대로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육군에 와서도사고에 대해 추궁하지 않은 것은 물으면 김재규 거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위와 같이 정승화는 구속상태에 있을 때 합리적인 진술을 했다. 그리고 자유의 몸이 되었던 1996.7.4. ‘역사재평가’ 제1심 제19차 공판에서증인 자격으로 나온 정승화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출동명령은 내린 이유는 경호원 가운데 북괴 프락치가 들어와 일을 저지를 수도 있었고, 정치집단의 프락치가 저지른 것일 수도 있고, 경호실장과 연계된 조직이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것이 내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출동명령을 내렸다, 내가 김재규에게 가서 계엄군 출동 상황을 보고했다고 한 것은 완전 날조다. 당시 참모총장이라는 직책은 계엄군을 일일이 배치하는 직책이 아니었다. 계엄군의 이동 상황을 남한테 가서 물어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전부 조작된 것이다.”

1996.11.4. ‘역사바로세우기’ 공판 제9차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승화는 전두환 측 변호인으로부터 질문을 당한다.

“왜 국방장관으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는가?”

“장관을 국방부로 불러 비상조치중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고는 다 되었다”

“국방장관에 병력동원 사실을 사후에라도 보고해서 승인을 받았는가?”

“국방장관도 당연한 조치였다고 인정했다.”

“사후에 승인을 받았습니까, 안 받았습니까?”

“장관이 보고를 받았다.”

“증인은 국방장관에게는 보고하지 않은 사항을 왜 김재규에게는 보고했나?”

“김재규에 보고한 일 없다”

“옆에 있던 김정섭이 어디어디에 배치하라는 하여 메모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일 없었다. 조작된 얘기다”.

“김재규가 시인한 사실도 부정하나?”

“묵묵 부답”

                             정승화, 청와대를 포위하고, 경호실 병력 동결시켰다

계엄선포 준비를 마친 정승화는 수두권 주요 부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특이 사황이 없음을 확인했다. 8;40분, 전성각 수경사령관을 방카로 불러 청와대를 포위하라고 명했다. 이어서 정승화는 이재전 경호실차장에 전화를 걸어 경호실 병력의 외부 출동을 금지하라고 명했다. 이 지시로 청와대 밖인 궁정동 안가의 총성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출동했던 경호실 요원들이 철수했다. 이에 대해 정승화는 1980.1.5일 이렇게 진술했다. “경호실 병력이 조용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범인은 김재규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호실 병력이 움직이면 이는 김재규의 체포를 의미했다, 김재규를 보호하려면 경호실 병력을 동결해야 했고, 그러려면 경호실 병력을 포위해야 했다.”

1979. 12.22 전성각의 진술조서에는 이런 특이사항이 있다.

“정승화의 명령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수경사 상황실에 알아보니 안가 쪽에서 총성이 나서 알아봤더니 사격연습이라는 보고를 들었다. 각 부대장의 소재를 파악중이라는 보고를 듣고 이상징후를 직감하면서 방카로 갔다. 정총장의 모습이 초조하고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 수경사의 지휘는 경호실장이 한다. 갑자기 총장이 지휘하는 것이 이상했다.”


                                                                나의 생각

정승화는 1996년 역사 바로세우기'에서도 차지철이 범인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정승화가 육본 방카로 와 있을 때, 정승화는 경호실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차지철이 살아 있었다면 육군본부 만이 아니라 온 동네가 다 시끄러웠을 것이다. 정승화가 경호실로 전화하기 전에 차지철이 온 동네 전화를 했을 것이다. 논리와 상식에 비추어 정승화의 변명들은 일등병의 변명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