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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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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의 시스템칼럼] 반부패시스템 민간기업이 선도하자

19990331   [지만원의 시스템칼럼] 반부패시스템 민간기업이 선도하자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반부패 문화를 창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가
를  살리기 위해서는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하는 반(反)부패
라운드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나서야 할 것 같
다.

  기업  부패의 정신적 뿌리는 이윤극대화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이  이윤극대화 정신이 알고보면 창의력과 근로정신을 파괴하고 부패를 만
연시켰다. 최고경영자가 단기이윤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 밑
에  있는 간부들은 단기간 내에 많이 얻고, 적게 지출하기 위해 수많은 편
법을 동원해왔다.

  이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겼고, 과학 경영을 차단해 왔다. 이윤은
개선에  열리는 열매여야 한다. 따라서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하지 말고 과
학적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한다. 밖에서 얻는 것보다는 안에서 창의력으로
얻는 것이 훨씬 더 큰 것이다. 바로 이것이 반부패 운동의 출발점이다.

  최근에   도산한 대기업들만 보더라도 한국의 기업주는 기업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워 기업을 걸레로 만들어 국민 부담으로 던져버렸다. 따라서
국민에게는 기업의 부패를 예방하고 감시할 권리가 있다.

  기업부패를   예방하기 위한 '큰 시스템'은 정부가 짜야 하고, 기업내의
부패를  예방하기 위한 '작은 시스템'은 개별 기업이 짜야 한다. '큰 시스
템'은  기업마다 주주진, 경영진, 공인회계진을 독립시키고 이들간의 견제
와 균형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며, '작은 시스템'은 기업내에서 부패가 스스
로 노출될 수밖에 없도록 자동제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내의   부패를 차단하기 위해 동원될 수 있는 수단은 *의식전환운동
*정교한 자동제어시스템 *내부감사 *외부감사로 분류될 수 있다. 의식전환
운동은  최고경영자의 끊임없는 현장 리더십에 의한 감동과 감명이 기업내
부에 팽배할 정도로 지속적이어야 한다. '어쩌다 한번 해본 소리겠지'라는
인식이 심어지면 최고경영자의 강론은 그 다음날 잊혀지고 만다.

  한  은행원이 거액의 돈을 빼내갈 수 있었던 사실, 지점장 마음 대로 부
실대출을  해주고 커미션을 받을 수 있었던 사실, 구청 세무직원들이 간단
한 방법으로 세금을 도둑질 할 수 있었던 사실, 거래과정의 단골메뉴인 리
베이트와  같은 것들은 한국 조직에 자동제어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
할 수 있었다.

  내부감사는  자동제어시스템의 취약점을 보강하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
해야  하고, 외부감사는 자동제어시스템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캐내는 감
사를 하는 것이 선진국의 반부패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에서의
내부감사는 주로 제보에 의존하는 극히 소극적이고 비전문적이었다.

  부패방지시스템의  핵심은 상호견제다. 결재, 기록, 자금출납, 자재출납,
구매를  모두 한  사람의  영향력하에 두면 부패가 만연하게 된다. 우리사
회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심복들을 이런 자리에 앉혀왔지만 선진국 감사 교
과서의  첫 부분에는 '부정은 심복으로부터'라는 경구가 들어있다. 사람을
믿지 말고 시스템만 믿으라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견제, 부서와 부서간의 견제, 장부와 장부간의 견제,
회계자료   상호간의 견제, 날짜와 날짜간의 견제, 기록과 현물간의 견제,
각종  비율간의 견제, 통계적 추세 분석에 의한 견제 등이 동원된다. 특히
통계기법은  고급 수학의 매직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감승제에 익숙해온 일
반인들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문제를 정교하게 발견해 낼 수 있
다.

  날짜와 날짜간의 견제는 거래가 발생한 바로 그 시점에서 단말기를 두드
리게   함으로써 가능해진다. 단말기를 두드리는 바로 그 시점에서 기록은
자동적으로 여러개 부서에 입력되고, 일단 입력된 것은 다시 고쳐질 수 없
다.

  앞으로 재무제표가 부실하게 감사되면 그 책임이 공인회계사에게 부과될
것이다. 시스템이 건전해야 신뢰성있는 자료가 생산된다. 따라서 자동제어
시스템이  훌륭하면 공인회계사의 수임료가 적게 부과될 것이고, 부실하면
기업을 포기해야 할 만큼의 높은 수임료가 부과될 것이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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