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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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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의 시스템칼럼] 햇볕정책 혹시 대남용 아닌가

19990406   [지만원의 시스템칼럼] 햇볕정책 혹시 대남용 아닌가

1998년  6월 27일, 외교안보수석이 TV에 나와 "햇볕정책은 북한주민에게
개방의 바람을 불어넣어 독일처럼 흡수통일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들으면서 남한 국민들은 뿌듯해 했을 것이고, 북한 당국은 햇볕론
에 속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북한이 속지 않을 말'을 정부가 공개
적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햇볕정책이 대북용이 아니라 대남용일 수도 있지 않을까. "북한을
도와주면 남한국민이 반발합니다. 남한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햇볕론이
라는  명분이 필요하니 듣기 서운하더라도 이해해주기 바랍니다"라는 식의
약속이라도 주고받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남한당국은 많은 어부들에게 일자리를 잃게 했다. 그들이 통곡하고 있을
때,  정부는 그들이 쓰던 수백-수천척의 어선들을 북한에 보내겠다고 발표
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무더기 도산사태를 방관했다. 그들이 울고 있을
때, 정부는 중소기업이 쓰던 생산시설을 뜯어다 북한에 보내겠다고 발표했
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통해 연간 5억-6억달러의 현금을 합법적으로 북한
에  건네주려 한다. 이로 인해 현대는 빚을 지고 있다. 그 빚은 결국 국민
부담일 것이다.

  북한에 50억달러에 해당하는 핵 발전소를 지어주고 있지만, 거기에 추가
해   한전은  평양에  3억달러에  상당하는  화력  발전소까지   지어주고
5천만-6천만달러를  들여 북한에  송전선을  건설하여 남한 전기를 공급해
주는 계획까지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경제 제재를 철회해주라고 설득
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그 즉시 검은 짚
차에  실려 이슬처럼 사라졌던 수많은  공포  사례들을  국민은  기억한다.
이런 안보환경에 50년간 익숙해온 남한 국민들 눈에는 정부의 대북 사랑이
이적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보안법을 손질하겠다고 한다. 보안법의 핵심개념이었
던  '이적행위'를 빼고, 남한의 안보를 위태롭게 한 사람만 처벌하겠다 한
다. 북한은 더이상 적국이 아니며, 북한을 도와주는 것은 이적행위가 아니
란다. 대북한 이적행위 말고 남한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이 과연 무
엇이   또 있을까? 안보를 위협할 나라가 없어졌는데, 무슨 행동이 남한의
안보를  허무는 행위란 말인가? 결국 새로운 보안법은 기존의 보안법 전체
를 없애자는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북한을 돕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지 않을 것이니, 누구든 정경분
리원칙에  따라 북한에 발전소, 공장, 항만, 도로 등을 건설해주고 달러도
공급해주라는  것이 햇볕정책이다.  북한은 천문학적인 도움을 개방이라는
값을 치르지도 않으면서 거저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남한 사회에 '보이지
않는 북한의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북한을  도와주고 싶으면 이에 장애가 되는 보안법을 없앨 것이 아니라,
먼저  적대관계를 우호관계로 전환시켜야만 한다. 이는 상호감군과 항구적
인 평화시스템을 전제로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북한은 엄연히 적이고,
적을  돕는  행위는 이적행위다. 이를 명백히 하지 않는 한 한국의 안보는
내부로부터 붕괴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시각을 감정적인 도전으로만 보
지 말고 기본부터 챙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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