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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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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없어야 나라가 산다

한국 국민은 각종 사고와 범죄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고 있는가. 결론부터 내리면 국민이 낸 세금의 규모와 GNP에 비해서는 너무나 빈약하다. 이러한 결론은 선진국과 통계치를 비교함으로써 얻어질 수도 있겠지만, 구태여 이러한 노력을 들이지 않더라도 한국의 사회안전 시스템만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마치 품질이 시스템의 산물이듯이 사고와 범죄 등의 사회안전은 시스템의 산물이다. 사회안전 시스템을 설치하고 이를 감시하는 것은 100% 정부의 몫이지만 정부는 비단 안전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를 시스템 황무지로 방치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GNP의 18%만을 걷어다 그 광활한 국토에 훌륭한 인프라와 깨끗한 환경 그리고 훌륭한 사회안전 시스템을 가꾸고 거기에 더해 안전한 사회보장제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준조세를 포함해 GNP의 36%를 세금으로 걷어다 탕진하고 있다. 여기에 50만 퇴직공무원들에게 왜곡된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국민 시간을 빼앗고 준조세를 강요하고 있다.

생산성이 가장 낮은 정부가 국부의 85%를 가져다가 탕진하기 때문에 사기업과 농촌에 돌아갈 돈이 너무나 적다. 93만 공무원과 70만 군사력에 제공되는 급료 자체만으로도 국부가 낭비되고 있는데, 이것도 모자라 사업비를 탕진하고 한국에만 존재하는 규제를 만들어 가지고 국민의 발을 묶고 있다.

공무원들은 과학적 분석 절차 없이 정경유착과 먹이사슬에 따라 사업비를 집행하고 있다. 정부가 집행하는 공사는 모두 부실이다. 현역 공무원들과 퇴직 공무원들은 각종 규제를 만들어 국민 시간을 낭비시키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보자. 도로교통안전협회와 공단이 있고, 교통안전 진흥협회와 공단이 있다. 전자는 내무부 퇴직공무원들이 수용돼 있는 곳이고 후자는 건설교통부 퇴직공무원들이 들어있는 곳이다.

미국에서는 25분과 15달러만 들이면 할머니도 운전면허증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면허시험절차를 지난번 3단계에서 6단계로 까다롭게 함으로써 160시간과 170만원을 들여야 간신히 면허증을 딴다. 면허시험을 어렵게 만들수록 공무원과 퇴직공무원들에게 이익이 많이 가고 먹이사슬도 많이 형성된다.

중고 자동차를 사고 파는 데에도 선진국에서는 파는 사람이 서명한 핑크슬립이라는 소유권 한 장이면 모든 행정이 끝나는 데, 우리는 이틀 이상의 시간을 소모케 하고 그나마 등록대행업자를 이용해야만 하도록 복잡하게 돼있다. 공무원들은 먹이 사슬이 생기지만 국민 시간은 천문학 적으로 부서진다.

교통안전진흥공단을 보자. 건설교통부 퇴직공무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기위해 정기점검 절자가 강요되고 있다. 이들 모두는 선진국에는 없는 일자리요 국민 생산성을 해치는 망국적인 일자리들이다. 차라리 가만히 앉아서 돈을 달라는 것이 훨씬 더 애국적이다.

국민생산성을 선진국만큼 올리기 위해서는 국민시간을 보호해줘야 하지만 이들은 국민시간을 빼앗고 국민을 괴롭히며 착취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구실 삼아 이익을 추구하는 "있어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따라서 마치 집에서 보호받지 못한 장애인들이 수많은 장애인 시설의 사리사욕에 희생당하고 있듯이 국민의 안전은 공무원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용당하고 또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퇴직공무원들이 행세하지 않는 미국에서는 매우 훌륭한 안전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도로 시스템도 현대화돼 있고 도로 구조 구석구석에 안전이 설계돼 있다. 도로 안내 표지판도 혼돈이 없도록 과학적으로 설치돼 있다.

한국의 도로 구조, 신호 시스템, 차선 시스템, 안내 표지판 모두가 사고를 인위적으로 유발시키고 있다. 협회와 공단을 운영할 돈으로 선진 업체들에게 과제를 준다면 국민의 안전은 훨씬 더 과학적으로 보호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위도식하는 퇴직 공무원들은 한강에 정원을 가꾸고, 환경을 청소 및 감시하고, 산에 나무를 심는 등의 생산적인 일에 동원돼야 할 것이다.

200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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