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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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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35제(30) - 부실공사 예방 시스템

과제 24.  부실공사 예방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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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2년 영국은 대형 여객선 사고를 당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
    은 시스템 국가를 선언했다. 사고는 물론 문화와 품질까지도 시
    스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영국표준 BS 5750을 만들
    었고, 이는 국제표준 ISO 9000으로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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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설계회사와 감리회사의 존재는 부실공사 예방 시스템의
     핵이다. 제2, 제3의 박태준씨를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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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관리 시스템이 훌륭한 건설업체에게는 낮은 감리비를, 부실
     한 업체에게는 높은 감리비를 물리면 모든 건설업체는 살인적
     인 감리비를 줄이기 위해 품질시공을 하게 될 것이다.
―――
     인허가 시스템을 폐기하고, ‘건축물 사업관리팀’을 만들어 안전한
     건축물이 탄생되도록 실명제에 의한 종합책임을 지워야 한다.

  1982년 영국에서 ‘지브러기’라는 쾌속 여객선 사고가 발생했
다. 선원들이 미처 문을 닫지 않은 상태에서 출항하여 급
회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문밖으로 떨어져 나갔다. 누가 사고의
책임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나섰지만 헛수고였다. 선장은 문
을 지키는 승무원에게 돌렸고, 승무원들은 선장이 너무 빨리 떠났
다고 변명했다.

  결국은 누구의 탓도 아닌 시스템 탓이었다. 선장과 문을 관리하
는 승무원간에 전화기가 없었다. 출발 전에 선장이 취해야 할 절차
가 명시되지 많았다. 모든 문이 닫히면 ‘출발신호등’에 파란 불이
켜지도록 하는 시스템도 없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정부, 기업, 학
교, 병원 등 모든 조직에 시스템을 설치하는 운동을 벌였다. 이로
인해 영국표준 5750이 작성되었고, 이는 원문 그대로 ISO 9000으
로 명명되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었다. 사고, 문화, 품질 모두가 시
스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지난 5년간 대형사고로 인해 절단난 인
명은 광주학살 피해자 수의 4배가 넘는다. 이 엄청난 사고를 당하
고도 아직도 시스템에 대해 착안하지 못하고 있다.

  훌륭한 설계회사와 감리회사의 존재는 부실 예방 시스템의 핵심
이다. 박대통령은 박태준씨를 발굴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제철
소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박대통령이라면
무엇을 했을까. 제2, 제3의 박태준씨를 발굴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
한 설계회사와 감리 회사를 만들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정부는 외국 감리 회사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삼풍참사가 발생하자 정부는 외국 감리회
사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지금도 부실시
공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의 공신력 있는 감리 회사를 유치해야 한
다. 그리고 거기에 우리 기술자들을 고용케 해야 한다.

  외국 감리회사라면 시공업체에 따라 감리비용을 차등적으로 부
과할 것이다. 시공능력과 품질관리 시스템이 우수한 업체에게는 저
렴한 감리비용을, 허술한 업체에게는 엄청난 감리비용을 받을 것이
다. 그러면 모든 건설업체는 감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공 및 품질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사회발전
자동화 시스템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감리비를 정액제로 방치하고 있다. 공인회계사가
기업의 몸종이듯이 감리사들도 공무원과 기업의 몸종일 뿐이다. 최
근 들어 ‘철저한 감리’를 강조하기는 했지만 이는 감리사 매수 비용
을 높여주는 결과만 가져왔다.

  감리와 설계는 건설 분야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분야이다. 설
계 및 감리에 대한 기술과 신용이 한국처럼 낙후된 상태에서는 아
무리 건실 시공을 강조해봐야 헛일이다. 제2, 제3의 박태준을 찾아
훌륭한 감리회사와 설계회사를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

  행정부 조직도 전면 바뀌어야 한다. 건물주로 하여금 수십 개의
부서를 돌아다니면서 인허가 절차를 밟게 하지 말고, 정부 내에 프
로젝트 관리팀을 조직하여 실명제 책임 하에 건축물 건설과정을 처
음부터 끝까지 관리 ․ 감독하게 해야 한다. 미국처럼 ‘건축물 사업
관리팀’을 형성하는 것이다. 지금의 인허가제를 가지고는 누구도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여러 사람에게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은 결국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관리(PM)제는 마치 집장사와도 같은 개념이다. 집장사는 남
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시스템적으로 결합시켜 훌륭한 집을 짓
는다. 작은 집을 짓는 일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큰집을 짓는 데
에는 여러 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팀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공공시설물을 건설하는 일은 민원업자들에게만 맡길 수 없
다. 그가 ‘품질 있는 시설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감시해야만
한다. 이것이 선진국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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