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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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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35제 (9) - 팀조직에 의한 공무원 줄이기

과제4. 팀조직에 의한 공무원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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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정조직은 백화점 진열대식 조직이다. 하나의
사업이나 민원이 처리되려면 서류가 60개 부서 이상을
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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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고 나면 필요인원이 10~20
명으로 축소될 수 있다. 여기에 무인시스템과 데이터베
이스의 도움을 받으면 인원은 더 축소된다. 그러면서도
행정이 현대화되고 온갖 파행이 근절될 수 있다. 원스톱
민원이 이루어지고 행정의 질과 시간이 개선되며 국가예
산을 수십조 단위로 절약할 수 있다
―――
모든 부처를 팀조직으로 바꾸는 이러한 접근방법을 외면
하고서는 절대로 축소도 현대화도 그리고 정경유착을 포
함한 각종 파행의 예방도 이를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행정조직은 마치 백화점 진열대처럼 구성되어 있다.
백화점에는 같은 상품이 한 코너에 전시되어 있다. 우리
의 행정조직도 이와 똑같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곳
이 과단위 조직이다. 회계과에는 회계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
고, 자재과에는 자재를 다루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를 우리는 기
능조직이라 불러왔다. 같은 기능인들을 한 조직에 모으는 방법이
다. 때문에 하나의 민원이나 행정이 처리되려면 행정서류가 컨베이
어 식으로 수십 개 과를 돌아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록 행정부뿐
만 아니라 기업이나 공장에서도 한결같이 나타난다.

   이러한 조직이 유발하는 사회적 낭비는 너무 천문학적이어서 사
회를 경영하기는커녕 오히려 퇴화시킨다. 규제의 양산, 과단위별
따로 놀기, 도장값의 유행, 책임부재의 행정, 되는 일 없는 행정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낭비와 파행은 바로 이러한 백화점
진열대식 행정조직으로부터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연현상이었다.
시스템적으로는 부정과 낭비를 조장시켜 놓고 공무원의 의식만 탓
했으니 우리는 얼마나 바보였는가.

  리엔지니어링 기법이 개발해낸 가장 대표적인 결론은 이러한 기
능별 조각조직을 팀조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용, 시
간, 효과, 인력이 수십 배 단위로 향상된다. 한국의 많은 민간기업들
이 팀조직으로의 전환을 꾀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름만 부장에서
팀장으로 바꾸어 놓았을 뿐이었다. 왜냐하면 이들 기업들은 첫째,
아직도 무엇이 팀조직인지를 모르고 둘째, 기능조직을 팀조직으로
바꾸는 데 따른 시스템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민원인을 생각해보자. 그는 하나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수십 개 과에 흩어져 있는 행정 담당자들을 돌면서 사업내용
을 설명하고 도장값을 내고 향응을 베풀어야 한다. 60개 부서를 돈
다면 60번을 반복해야 한다. 각 부서의 담당자들은 앉아만 있고 행
정은 민원인이 다 해주는 것이다.

  각 부서의 담당자들을 보자. 이들은 이러한 민원인을 수십, 수백
명씩 대한다. 처리할 민원이 쌓이다 보니 하나의 민원을 처리할 때
실질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2시간인데도 이런 저런 이유로 서류들
은 몇 개월씩 책상 속에서 잠을 잔다.

  이들 60개 부서에 분산되어 있는 담당자들을 한군데 모아 만든
조직이 팀조직이다. 이렇게 되면 60명의 과장이 아닌 단 한 사람의
팀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팀을 만들면 60명이 다 필요한 것
이 아니라 10~20명이면 족하다. 그래서 인력이 절감되는 것이다.

  감히 장담하건대, 모든 부처가 팀조직으로 바뀌면 93만 공무원
이 30만 이하로 축소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무인시스템과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하면 인력은 더 축소될 수 있다. 국가예산의 경직성
경비가 30% 이하로 절약될 것이며, 인허가 행정이 적극적인 경영
행정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원이 원스톱 서비스로 해결
되고 행정처리 시간도 수백 배 빨라진다.

  행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실명제하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부정과
비리도 차단될 것이다. 각 분야의 공무원들이 그들이 만든 규정을
책상에 내놓고 토의하기 때문에 도장값도 없어지고 불합리한 규정
도 제거될 수 있다. 현장경영의 질이 향상되고 시간도 빨라진다.
정경유착도 부실공사도 차단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선진국들이 실
천하고 있는 프로젝트 단위의 실명제조직 또는 팀조직이다.

  이를 선진국에서는 PM(Project Management) 팀제라고 한다. 건
축행정을 수행하는 팀을 상정해 보자. 팀장이 해야 할 일은 설계회
사의 질을 평가하고, 부실설계를 유발하는 설계비의 덤핑현상을 감
독하고, 감리비의 덤핑을 감독하고, 감리계획의 건전성을 평가하고,
감리과정을 감독하는 일들이 될 것이다.

  공공건물 건축행정을 이런 식으로 바꾸지 않고, 의식만을 탓한다
면 앞으로도 유사사고는 얼마든지 재발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정
부역할은 일제식 인허가 업무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정부역할은
‘사회를 경영하는 경영행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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