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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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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증거 있지만 못 내놓겠다’고 덤벼라

“증거가 없어 계좌추적 못한다”. 권력의 핵심 자리를 모조리 깔고 앉아있는 DJ 당원들의 억지 행패다. “그래 증거는 있다 그러나 못 내놓겠다. 어쩔래” 하는 막말이다.

“국민 몰래 적장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훔쳐다 주었다는 의혹!”. 구가의 운명이 달려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여기에서 국민이 밀리면 저들은 아예 국민을 미물로 볼 것이다.

계좌추적은 무엇 때문에 하는가? 증거를 찾기 위해 한다. 증거가 있으면 무엇 때문에 저들에게 계좌추적을 하라고 요구하겠는가? 도대체가 말이 안 통하는 조폭 수준의 인간들이 정권을 잡고 국정을 농단하며 분탕질을 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를 도둑맞은 것이다.

이근영은 2,000년 4월과 6월에 산업은행 총재를 하면서 의혹의 돈을 주무른 사람이다. 그가 지금은 계좌추적권을 움켜쥐고 있다. 그는 자금 금융감독위원장 자리에 앉아 “증거가 없어 계좌추적을 할 수 없다”고 버틴다. 도대체 말상대조차 안 되는 막가는 인간이다.

저들이 계좌추적을 못하겠다는 이유로 내건 말을 들어 보자. 이근영의 말이다. "금융실명법은 계좌 추적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막기 위한 법이다. 편의적인 운용이나 자의적인 해석으로 계좌 추적을 할 수는 없다".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이다. "현대상선의 현대건설 어음 매입 등은 부당 내부거래로 볼 수 없어 계좌 추적 대상이 아니다".

현정부에 들어 증거를 잡기 위해 행해진 계좌추적은 한 해에도 수십만 건이다. 툭하면 계좌추적을 해야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물던 바로 그 자들이 지금은 180도 태도를 바꾸어 “절대로 못한다”고 버틴다.

  그 동안 현정부가 얼마나 계좌추적을 일삼아왔는지를 알아보자. 금감원. 검찰 등 당국의 각종 계좌 추적 건수는 연간 수십만 건이다(중앙일보 10.8). 이에 비추어 정부가 유독 이번 일에만 못한다 버티고 있는 것이다.

계좌추적권을 갖고 있는 기관은 검찰.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국회 등이다. 이 중 검찰은 계좌추적 목적을 법원에 제시해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한다. 그러나 금감원. 공정위. 국세청 등은 영장이 없어도 기관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계좌추적이 가능하다. 일부 기관은 아예 기관장 직인만 찍힌 백지 '자료제출요구서'를 미리 만들어 놓은 뒤 필요할 때마다 내용을 써넣어 가지고 추적에 임한다.

금감원이 요구하는 금융거래 내역은 포괄적인 경우가 많아 증권사들은 자료제출 요구서를 일종의 마패처럼 여긴다 한다. 금감원은 ‘검찰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말도 있다. 검사의 전화 한마디로 계좌추적을 해주던 곳이 금감원이라 한다.

공정위는 현 정부 들어 새로 계좌추적권이 부여된 기관이다.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색출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계좌추적권을 확보했다.  이렇듯 정부 스스로 '계좌추적'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고, 이를 관철해 왔다.

심지어 계좌추적권이 없는 기관에도 광의로 해석해 계좌추적을 용인해 준 경우도 있다. 지난해(2001), 서울시가 금융기관에 체납자 12만여 명에 대한 재산 조회를 요구한 일이 있었다. 당시 금융기관들이 금융실명법 위반이라며 반발했으나 재정경제부는 "세금을 거두기 위한 것"이라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처럼 계좌추적을 발동할 수 있는 요건이 간단하고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건수도 크게 늘어왔다. 1997년에는 96,921건, 1998년에는 139,393건, 1999년에는 193,106건, 2000년에는 245,825건, 2001년 상반기에 172,899건인 것을 보면 2001년 한 해에 35만건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경연은 그간 "정부가 투망식 조사를 한다"는 반발을 계속해 왔다. 2001년 4월 국회 법사위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우리는 계좌추적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계좌추적의 오.남용이 문제되자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아예 계좌추적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계좌추적을 해오던 사람들이 4억 달러에 대해서는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증거가 없어 계좌추적을 할 수 없다”고 버틴다. 도대체 말이 안 통하는 자들이다.

저들의 주장은 위법이다. 공정거래법 제50조5항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와 관련, 상당한 혐의가 있으나 금융거래 정보에 의하지 않고는 자금지원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때는 계좌추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대출금이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사실 여부를 가리는 특별검사를 해야 한다. 계좌 추적은 산은이 산은법 제31조(공급자금 관리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검사하는 것이므로 금융실명법 제4조(법령위반 행위 조사)에 해당돼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4억 달러 의혹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계좌추적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해왔다. 박지원, 이남기도 '계좌 추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남기는 2000년 9월 "위장 계열사 여부를 밝히려면 30대 그룹 내부조사에 한정된 계좌추적권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1년 이근영은 "주식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계좌추적권뿐 아니라 강제 조사권까지 갖는 방안을 민주당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999년 공정위에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면서 당시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업 내부거래를 막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계좌추적권을 얻어냈던 전윤철 경제부총리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내부거래 수법이 교묘해져 계좌추적 없이는 증거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입장이 달라졌다. 박지원,  이근영. 이남기. 전윤철 모두가 일제히 대북지원 의혹에 관해 "계좌추적을 할 수 없다"고 버틴다.

도대체 이게 정부인가 조폭인가? 지난 8.20일, 서울 시스템사회운동 사무실을 무단침입 기물을 파괴한 5.18 조폭들은 표창장에 쓰여진 ‘대통령 김대중’이라는 글자를 보고 “어! 이거 우리 큰 형님 아녀~”라고 일제히 말했다. 이런 것으로 보나, 저들이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저들은 관복을 입은 조폭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00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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