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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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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화통일, 선포만 남아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국은 죽기살기로 달리는 두 대의 경주용 차량 중에서 어느 차가 먼저 목표에 도달하는가의 소위 ‘경주시국’이다. 미국이 먼저 김정일을 실각시키는 데 성공하느냐 또는 저들이 미국을 속이고 하루 밤사이에 통일을 선포하느냐, 어느 결과가 먼저 도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보수들은 결집이 없고 제각각이다. 안이한 생각으로 자기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 이 나라를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보수들에게 지킬 능력이 없는 것이다. 매우 딱하게도 대한민국의 운명은 이제 오직 미국의 손길에 달려 있다. 사태가 이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보수들은 설마 그렇게 까지야 되겠느냐며 뛰는 보수들의 발목마저 잡고 있다.

남한은 이미 좌익세력에 의해 점령돼 있다. 타이타닉호가 한참 가라앉고 있는데도 그 속에 타고 있던 2,200여명의 승객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보수들도 남한이 김정일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사실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이 전교조의 공격적인 노력에 의해 김정일 숭배세력으로 자라나고 있다. 아이들은 미국을 증오하고 북한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전교조가 초.중.고 학생들을 가르치라고 펴낸 통일교육 지침서가 있다. “이겨레 살리는 통일”이다. 표지와 중간 중간에 커다란 사진이 끼워져 있다. 중간에는 인민군이 활짝 웃는 모습이 지면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주위에 어른과 어린이들의 얼굴이 올망졸망 꽃술처럼 바쳐주고 있다. 인민군 중심의 통일사회를 그린 것이다.

“6.25에 대해 남침이냐 북침이냐를 따져주지 말라, 북침설도 유력하다. 중요한 것은 전쟁의 비참함을 가르치는 일이다. 어린이들에게 전쟁의 참혹성을 보여주라, 그런데 이 세상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는 오직 미국이며, 따라서 미국은 우리의 적이요 인류의 적이라는 사실을 가르치라, 그 다음의 적은 미국을 추종하는 남한의 기득권자들임을 가르치라, 운동화는 남한 말, 헝겊 신은 북한 말, 어느 말이 더 민족의 말이냐, 아이스크림은 남한 말, 어름 보숭이는 북한 말, 어느 말이 더 민족의 말이냐”.

  이렇게 가르치면 학생들은 미국을 증오하기 시작한다. 북한에 정통성을 부여하기 시작한다. 남한의 역사는 모조리 날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한의 부자들을 증오한다. 그 결과 학생들의 90% 이상이 김정일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성인들의 9.7%가 김정일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믿는다.

  동네에서 우연히 얻은 초등학교 6년 생이 쓴 글이 섬짓하다. 엄마는 공무원, 아빠는 만학으로 박사학위를 공부하는 모양이다. 이 어린 여학생이 쓴 글의 제목은 “우리나라의 통일”, “. . .우리나라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언제 다시 북한이 쳐들어 놀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 .난 우리나라 국토의 몇 만 분의 일이라도 미군이 주둔할만한 땅을 주고싶지 않다, 미국은 지금 우리나라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척 하며 속으로는 딴 심을 품고 있다. . . 미국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둥 악의 축으로까지 지목해 가면서 남과 북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 . .”

  방송 매체가 여론의 70-80%를 좌우한다고 한다. 방송 매체의 영향으로 주한미군에 대해 무관심하던 주부들이 주한미군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는 단 한번도 좌익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느 듯 좌익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김정일이 내려와 DJ와 잡은 손을 들어 올리며 “친애하는 7천만 겨레 여러분, 꿈에도 그리던 통일이 왔습니다. 이제부터 이 김정일이가 대통령입니다‘라고 선포한다 해도 이에 저항할 국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 시대의 가장 큰 치적은 대부분의 국민의 마음 속에 김정일에 대한 저항감을 없앤 것이다.

  관공서, 국정원, 기무사, 군, 경찰, 검찰, 기업들이 좌익들에 장악돼 있다. 강원도 산골에 있는 공기업 간부들까지도 그들이 차지했고, 산골의 대학 총장 자리도 그들이 점령했다. 지방 대학 교수가 주도하는 지방유지 모임에 필자를 연사로 소개했다 해서 30대 총장이 60대 교수를 마구 몰아쳤다. 국방 핵심 인사의 34%가 호남인이다. 공권력이 이미 저들에 넘어갔다.

    200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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