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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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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고정관념

미국 남가주에 350명 정도의 작은 항공기 부품 제작사가 있었다. 서부지역에 임금이 급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사원들이 옛날 처럼 일했다. 그 결과이 회사는 도산의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이 나서서 비범한 경영자를 물색했다. 조그만 회사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있는 "아롱"이라는 한 젊은 사람을 찾아냈다.

누구의 눈에나 그 쓰러져가는 회사를 회생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 젊은 이는 남아 있는 50명을 가지고 일했다.

"여러분, 350명이 일하던 일터를 우리 50명이 맡았습니다.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여러분들이 해오던 일을 계속하십시오. 그후 세시간은 여러분도 나도 공장장이 시키는 대로 일합시다. 그 과외 시간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나도 추가 수당을 받지 않습니다.우선 일부터 시작합시다. 그리고 여러분과 내가 합심해서 보다 좋은 방법을 찾아냅시다. 나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을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50명으로 하여금 그를 따르게 했는가. 그는 스스로를 사원들의 입장에 세웠다.예전에 일헀던 350명은 이 엄청난 결과를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분명히 훌륭한 리더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경험있는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경험 없는 사람이 어찌 하겠느냐"고 지레 생각해 버린다. 이러한 고정관념으로는 새로운 경영을 창출해 내지 못한다.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경험을 내세우는 것이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고정관념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험은 거기서 지혜를 이끌어낼 수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은 잘해야 과거만큼만 할 수 있다. 소니사가 오늘날의 신화를 창조한 것은 경험자를 절대로 채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힘입었다. 소니사에사 가장 빠른 소도로 승진한 사람은 아키오모리타씨가 스스로 손때뭍혀 선발하고 키운 프리마돈나 급의 젊은 음악가 출신이었다.

고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재경원의 모습을 보자. IMF에 주권을 내주는 순간까지도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다. 한국경제의 체질이 튼튼하다고 착각했다. SOS를 치면서도 속이고 숨겼다. 정부의 신뢰까지 바닥냈다. 국민은 불안과 초조에 떨며 예금을 인출해갔고, 그 돈으로 사재기를 해서 품귀현상을 빚게 했다. 대외 신인도를 잃어 여러 가지 불필요한 손해를 자초했다. 휘발유에 성냥을 그어대는 행위였던 것이다.

더욱 못난 것은 IMF가 권장하는 최소한의 국제기본 시스템 마져 미국의 압력이라며 국민감정을 호도했다는 사실이다. 자기의 못남을 탓할 줄은 모르고 물에 빠진 우리를 구해주는 IMF와 우방국의 호의를 의심부터 해서 세계로부터 불신과 조소를 자아냈다.

시스템을 모르고 국제 관행(norm)을 모르기 때문에 IMF의 정당한 충고까지도 곡해했다. IMF의 권고내용은 선진국형 시장경제 시스템을 건설하라는 것뿐이다. 시스템을 아는 경제팀이었다면 이미 10년 이전부터 IMF의 권고내용보다 더 가혹한 개혁을 시도했을 것이다.

역사는 새로운 시각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지 경험있는 늙은 시각에 의해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가장 훌륭했던 사람들은 모두가 새로운 시각을 가졌던 사람들이었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따라서 대통령은 인재를 골라 쓰는 데 "경험 있는 사람"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진취적인 사람이 아니라 경험 있는 사람에 의존하는 리더는 결국 무능한 리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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