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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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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에게 긴급히 고함

주가는 기업의 돈버는 실력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을 실물경제의 거울이라 한다. 한국의 실물경제는 이미 침몰하고 있는 중이다.

어째서 침몰하는가? 국부를 만들어내는 경제 주체는 기업, 정부, 농어촌; 이 세 개뿐이다. 3개 모두 경쟁력을 잃었다. 1달러를 사용하면 1 달러 이하를 내놓는다. 기업이 1달러를 쓰면 80전만 내놓는다. 정부는 20전, 농어촌은 30전이다. 창자가 점점 더 졸아들 수밖에 없다.

실물경기에 위축을 느낀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손을 델 것이다.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내려갈 것이다. 벤처기업과 코스닥은 곧 패닉현상을 맞을 것이다.

주가를 올리기 위한 건전한 방안은 실물경제를 키우는 길이다. 하지만 한국의 공기업 과 사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경영이 낙후되어 빚만 키우고 있다. 거기에 생산성이 가장 낮은 정부가 GNP의 80%를 물 쓰듯 퍼가니 구조적으로 좋아질 리 없다.

경제 몰락의 대세는 현정부의 능력을 벗어 난지 오래다. 마스터플랜도 없고, 線도 가늘고, 설교자도 없다. "보이지 않는 손"을 설치하고 그 손에 의해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개혁세력들이 "보이는 손"에 칼을 들고 화려하게 칼춤을 추었다.

지금부터라도 시스템적 접근을 하고, 개혁 청사진을 손바닥에 놓고 주무를 수 있는 제갈공명들을 찾는다 해도 한국경제는 앞으로 7-8년간 내리막길을 달리다 반전하게 될 것이다.

2년 반의 아까운 시간을 허송했다. 2년 반 동안 돌이킬 수 없는 부실을 키웠다. 국민이 부담할 수 없을 만큼의 빚을 지웠다. 경제 운영의 운신 폭이 거의 상실돼 버렸다. 결론적으로 희망이 없다.

침체일로를 달리고 있는 주식시장에 75개 연기금 150조를 무제한 털어 넣는단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위를 던져 막아보겠다는 무모한 짓이다. 덩치 큰 가물치가 빵덩이를 잡아채 가듯이, 작전 세력과 큰손이 뭉치 돈을 순식간에 채갈 것이다. 남는 건 깡통뿐이다. 한국호에 승선했다는 이유 하나로 모두가 침몰되는 것이다.

주가는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고, 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이다. 몇 년 후, 정부는 연금이 고갈됐다며, 연금 지급을 중단할 것이다. 의료보험료가 바닥 났다며, 가난한 사람은 병원에 갈 생각을 말라 할 것이다.

정부는 "주가가 기업의 돈 버는 실력을 반영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딴 짓을 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주가가 좌우되도록 하고 있다. 연금과 기금을 털어 부어 주식을 사다가 창고에 처박아 두면, 주식 시장에 주식 수가 줄어들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인 것이다. 주식시장이 돈놓고 돈먹기식으로 타락해온 것은 바로 이런 못난 발상 때문이다.

아편주사를 놓겠다는 뜻이다. 임시 방편으로 국민의 눈만 속이자는 것이다. 금융과 기업에 공자금을 퍼부어 주면 주는 만큼 국민 부담만 늘어나고 도덕적 해이가 더 기승을 부린다.

현정부 최초의 워크아웃 기업으로 선정된 동아건설을 보자. 정부는 공적자금 1조를 퍼부었다. 그래도 부채규모가 3조5천770억이다. 금년도 상반기 6개월간 추가시킨 적자만 해도 6,180억이란다. 이번에 또 다시 4,6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해 달란다.

채권단은 돈을 대주어도 전망이 없다고 말한다. "돈을 붓자니 밑빠진 독이요, 퇴출시키자니 빌려준 1조원이 날아간다"며 진퇴양난의 지경에 빠졌다. 금년도 시공능력 평가순위 7위인 동아가 넘어가면 엄청난 수의 협력업체들이 도산된다. 이 엄청난 충격을 현정부로서는 감당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금년 상반기 고합의 경상손실이 2,225억, 이자비용이 또 다른 1,692억이란다. 대우(주)의 부채비율이 735%, 대우건설이 578%이라 한다. 대우전자의 부채가 5조4천억이란다.

현대건설은 올 연말까지 1조 4천억원의 자구계획을 내놓았지만 지금까지의 이행실적은 5,372억에 불과하단다. 정부가 부도를 막아준지 불과 2달만에 또다시 거래대금과 상여금 등에 대한 결제를 못하고 있다.

금년 말까지 갚아야 할 상환액만 해도 9,400억이란다. 신용등급이 떨어져 수주 실적이 날로 떨어져 간다. 돈을 부어주면 부어줄수록 결국에 가서는 국민에 빚만 누적되고 현대로 인해 망하는 사람들 수만 늘어갈 것이다.

경제적 논리로 보면 현대, 쌍용양회, 동아건설은 이미 망했어야 했다. 그들이 망해줘야만 국가와 국민이 사는 길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적자금을 퍼부어 이들을 살릴 것이다. 이들을 지금 죽이면 그 충격의 화살이 DJ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은 DJ가 얼마나 곤욕스럽겠는가? 그래서 공적자금, 연금, 기금을 있는 대로 다 퍼부어 "한국경제의 장례식"을 뒤로만 뒤로만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런 수를 읽지 못하는 야당이 안타깝다.

얼음판에서 중심을 잃으면 즉시 주저앉아야 한다. 안 넘어지겠다고 발버둥을 치다가 넘어지면 중상을 입는다. 자금을 퍼부으면 부을수록 폭발력은 더 강해진다. DJ는 지금 "어차피 폭발될 수밖에 없는 가스통에 더 많은 가스를 충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DJ의 속셈은 앞으로 백 배-천 배 폭발력이 강해지더라도 우선은 그 폭발시기를 차기 정권으로 넘기자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폭발시기는 그리 멀지 않다. 그때에는 DJ와 그의 집단이 돌팔매를 맞게 될 것이다.

노벨상은 군중의 분노를 더욱 더 촉진시킬 것이다. DJ와 그의 집단은 그때에 어디에서 피난처를 찾을 것인가? 그 많은 식구를 데리고 어디로 망명할 것인가? 바로 그 탈출시기를 위해 경의선과 고속도로를 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김정일에 의해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김정일이가 전쟁을 통하지 않고, 슬며시 남한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쿠데타 형식뿐이다. 경의선과 고속도로는 그때에 사용될 것이다. 내통자가 있고, 길이 뚫리면 공산화는 시간 문제다. 공산화되면 그들은 일등공신으로 대우받을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서 돌팔매를 맞아야 할 그들의 입장에서라면 해 볼만 한 일이 아닐까?

국가의 안보와 삶을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지금부터 대통령을 의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에겐 그럴 권리와 의무가 있다. 한국국민들, 정말 너무 안이하고 게으른 것 같다.

200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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