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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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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임종 선언

국정홍보처는 경제를 "컵에 반쯤 채워진 물"에 비유하는 TV광고를 냈다. 아직도 반이나 남았네 하면서 자신감을 갖으라는 것이다. DJ는 "경제는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진념 부총리는 "경제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전법"이라고 강조했다. 한심하고 슬픈 장송곡들이다.

물가가 오르고, 생산은 위축되고, 달러가 오르고, 수출은 극도로 위축되고, 돈이 있어도 이를 확대재생산할 기업이 없다. 국가경제가 장 협착증세로 달리고 있다. 협착의 순간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가 허공에 대고 외친 말들은 한국경제의 임종을 선포한 선언서다.

필자는 "한국호의 침몰"이라는 시스템적 예언서를 내놓았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내 예언과 논리가 틀리기를 바랬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예언 하나 하나가 100% 맞아떨어지고 있다. 일단 배가 기울어져 침몰하게 되면 가진자들은 더 많이 확보하려고 난장판을 벌일 것이다. 지금 그 일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타이타닉호처럼 이미 두 동강나버린 한국호 위에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 남을 뿐이다.

200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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