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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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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국민 고혈 빨아내는 붉은 빨대

현대 계열사에 쏟아 붓는 돈 총 12조7000억 원이다. 2,000. 3월 '왕자의 난’ 이후 채권단이 현대건설·전자·석유화학 등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현대 계열사에 지원했거나 지원계획이 확정된 자금규모가 여신 만기연장을 포함해 총 12조7,000억 원이 넘는 모양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유동성 위기가 처음 불거진 2,000. 5월, 외환·한빛 등 5개 은행이 자구노력을 전제로 2,500억 원의 긴급지원을 결정하면서 물려들기 시작했다.

2,000. 6월 현대건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산업은행이 1,50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현대건설은 2,000. 8월과 11월 다시 부도위기에 몰렸고 채권단은 1조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 등 기존 여신의 만기를 연장해줬다.

2,001. 1월 현대건설의 만기도래 회사채 중 1조5,600억 원어치를 인수해주기로 했다.

동절기 자금위기에 직면하자, 주택은행 등을 통해 아파트 분양금을 담보로 3,400억원을 지원했다.

2001. 3. 10, 긴급 은행장회의를 소집해 4억 달러의 해외지급 보증에 합의했다.

2001. 3. 29, 출자전환 1조4000억원·전환사채인수 7500억원·유상증자 7500억원 등 2조9,000억 원의 추가 신규지원을 결의했다.

현대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수출환어음 한도 확대 6억5000만 달러와 5억3000만 달러 규모의 신용장(L/C) 한도 유지 지원을 받았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또 올해 만기 도래하는 2조6800억원 규모의 현대전자 회사채를 신속인수제도를 통해 해소해주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2000.12월 씨티은행이 주간사가 돼 8,000억원의 신티케이트론을 제공했으며, 조만간 2,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석유화학은 공장 및 부동산 담보지원 1,15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 400억원, 은행여신 연장 등 금융지원을 받았다.

현대상선도 회사채 신속인수·산업은행 긴급지원 등 2,400여억 원을 지원받았다.

현대건설 지원금은 다음과 같다.

1) 2,000. 5월 2,500억

2) 2,000. 6월 1,500억

3) 2,000. 11월, 1조

4) 2,001. 1월, 1조9,000억

5) 2,001. 3. 29, 2조9,000억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보험·투신 등 국내 35개 금융기관들이 현대건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총 채권액(대출금+지급보증+회사채)은 4조8,838억원이며, 이중 은행권의 채권액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지방은행을 포함한 18개 은행들의 현대건설에 대한 대출금(기업어음과 사모사채 포함)은 총 1조3,657억원이며, 지급보증이 1조3,596억원, 회사채 매입분이 6,956억원이었다.

은행별로는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7,514억원)이 가장 많고, 수출입(5,629억원)·산업(5,178억원)·한빛은행(3,240억원) 순이었다. 반면 주택·한미·제일·기업·서울은행 등은 1,000억원 미만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출자전환 대상이 될 대출금 규모는 외환(2,994억원)·한빛(1,998억원)·산업(1,636억원)·조흥(1,486억원)· 하나은행(1,336억원)의 순이었다.

보험사들의 채권액은 1조2,603억원으로, 서울보증보험의 지급보증(1조 782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투신사(738억원), 증권사(740억원), 종금사(432억원), 할부금융사(116억원)의 채권액은 미미한 편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 2조9,000억원의 추가지원을 결정함에 따라 현대건설은 졸지에 부실기업에서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로 변신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보름 전, “4억 달러의 해외지급보증만 해주면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아도 (현대건설이) 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번 2조9,000억원의 추가지원은 정부와 채권단이 말을 뒤집은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2,000. 5월 이후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릴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자금지원을 해왔다. 2,000. 11·3 부실기업 퇴출 조치 때 현대건설에 ‘회생가능’ 판정을 내리면서 “앞으로 신규 자금지원은 없고, 현대건설 스스로 진성어음을 막지 못하면 그 즉시 부도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 약속은 불과 2개 월만에 뒤집어졌고, 정부와 채권단은 올 들어 회사채 신속인수, 진성어음 상환용 긴급자금 지원을 통해 노골적으로 현대건설 살리기에 나섰다.

정부와 채권단은 또 ‘2조9,800억원 적자, 완전 자본잠식’이라는 현대건설 결산보고서에 대해 “부실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고 밝혀 그 동안 현대건설에 대해 부실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해왔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동아건설 등은 퇴출시키면서 현대건설은 주인은 바꾸지만 기업은 계속 살려주는 데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다.

대주주·경영진 책임추궁 문제는 대국민 면피용으로 일시 떠들었다가 다시 정몽험에게 돌려줄 것이다. 김정일의 빽이니까.

채권단은 앞으로 현대건설의 대주주로서 4조-5조 에 달하는 부채를 떠 안아야 한다. 또 영화회계법인이 진행 중인 자산·부채 실사 결과 얼마나 많은 추가부실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결국 현대건설의 부실해소와 부채상환에 사용됐거나 투입될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모양이다.

정부는 "현대건설 살리기"에 발벗고 나서면서 이유를 내걸었다. 3,200여 개의 하청업체를 거느린 현대건설의 도산을 방치할 경우 수 만 명의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고, 건설경기를 급랭시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수 십 년간 해외에서 쌓아올린 브랜드와 대형 토목공사 등에서 쌓아올린 노하우도 사장시키기엔 너무 아깝다고 했다.

IMF쇼크 이후 대우, 동아건설, 한라, 고합, 해태, 신호 등 많은 재벌들이 엄청난 부채를 견디지 못 하고 쓰러졌다. 부실 재벌기업들은 망하기 직전 정부와 채권단에 "돈을 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대부분 냉혹한 진단을 받았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이기 때문에, 해체시키는 것이 국민세금을 절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도산 당시 8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대우그룹은, 8조원의 부채를 가진 현대건설보다 덩치가 훨씬 컸다. 직원 수도 훨씬 많았다. 하청업체수도 더 많았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충격"만 따진다면 대우그룹은 당연히 살렸어야 할 기업이었다.

동아건설은 현대건설 못지 않은 해외 지명도와 건설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해외건설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동아건설은 사실 버리기에는 아까운 회사였다.

"이중 잣대"요 "오야 맘"이다. 현대건설은 죽지 않고 대북사업용으로 쓰일 모양이다. 정몽헌도 김정일의 빽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현대가 살아있는 한, 다른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도산하고 국민이 고혈을 착취당할 것이다. 북한으로 계속 달러가 날아갈 것이다.

현대건설은 김정일 기업이지 더 이상 한국 기업이 아닐 모양이다. 현대건설은 남한 국민의 고혈을 빨아내는 붉은 빨대가 아닐까?

200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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