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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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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마인드와 리더십

1946년 미국의 데밍박사는 일본인들에게 분석의 생활화를 강조해 주었다. 그때까지 일본인들은 여론과 직감에 의해 경영상의 의사결정을 해왔다. 하지만 데밍박사는 모든 의사결정을 통계자료에 의해 수행하라고 가르쳤다.

통계자료의 밑 바침이 없는 결론은 오직 하느님만이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무슨 자료를 어떻게 측정하고 그 측정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그는 일곱 가지의 간단하고도 기초적인 통계기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들은 매우 간단한 것들이었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회사와, 활용하지 않는 회사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통계적인 기법들이 사용되지 않는 품질관리는 핵이 빠져버린 품질관리다. 분석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데 쓰이는 통계자료가 있는가 하면, 상식인의 지혜로운 착안에 의해 수집되는 통계가 있다.

한국군 부대에는 매일 잡다한 정보 쏘스로부터 엄청난 량의 첩보자료가 전화로 전달돼 왔다. 그들은 관성적으로 두꺼운 첩보일지에 기록된 후 덮어졌다. 사격지휘 장교는 상황병으로 하여금 그 첩보가 발생한 위치를 지도 판에 색깔 별로 표시하도록 했다.

몇 개의 점들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보름동안 찍혀진 수많은 점들은 의미가 있었다. 그 점들은 마치 은하수처럼 분포를 가지고 있었다. 시간대 별, 베트콩의 활동지역이 지도상에 분포도로 나타났다. 그 분포에 따라 포사격을 했다.

베트콩은 한국군을 공격하기는커녕 자기들의 활동 자체를 위협받게 되었다. 그들은 한국 포에 눈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내내 그 부대는 박격포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기록물 그 자체는 부뜨드막의 소금에 불과했다. 통계가 살아 숨쉴 때에야 비로소 짠맛을 내게 된 것이다.

중대장은 병사들과 신상면담 시간을 갖도록 의무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중대장은 작업에 바쁘고 짜증스러워하는 병사들을 하나씩 불러들여 신상면담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는 병사들의 모든 것을 귀신처럼 들여다보고 있었다. 통계자료에 착안한 것이다.

병사들이 쓰는 편지는 보안점검상 중대장이 보도록 돼있었다. 그러나 그 편지들을 일일이 읽는 중대장은 별로 없었다. 그는 대학 노트에 병사당 두 쪽의 지면을 만들었다. 나가는 편지내용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 메모했다.

들어오는 편지는 절개할 수 없었다. 단지 누구로부터 편지를 받고 있는지를 기록했다. 하나 하나의 내용들은 의미가 없고 산만해 보였다. 그러나 모여진 자료들은 엄청난 의미가 있었다. 면담으로는 얻을 수 없는 많은 자료들이 그 속에 들어있었다.

병사들의 고민도 그 속에 들어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면허증 내기가 매우 어려웠다. 수송부에 있는 운전병 한 사람이 면허증 갱신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월남에 복무하고 있는 도중에 갱신기간이 걸려있었다.

중대장은 도지사에게 간곡히 편지를 썼다. 도지사로부터 편지가 왔다. 귀국 후 도지사의 편지만 가지고 도청의 운수교통과로 가면 기간이 경과했어도 무조건 갱신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지휘자가 생색 한번 내지 않고 그들을 뒤에서 돌보고 있듯이 그들 역시 중대장이 시키지 않는 일을 찾아내서 뒤에서 해주었다. 통계자료의 힘이었다. 최고경영자가 근로자의 입장에 서주고 최고경영자의 가치관이 근로자들로부터 공감을 받을 때에 근로자들은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세워 준다.

훌륭한 경영자는 인간의 선성설을 신봉한다. 최고경영자가 근로자들을 아낄 때에 근로자들도 최고경영자를 아끼게 될 것이다. 애정만으로는 안 된다.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 근로자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최고경영자를 위하는 것인지에 대한 방법이다.

방법만으로는 안 된다. 그들의 창의력도 키워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창의력은 최고경영자를 위해 사용되어질 것이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만 QCC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QCC를 성공시키는 기술적 접근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 업체들이 시도한 방법은 일본인들이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서 취한 방법이었다. 성공의 비결은 단 한 개의 QCC조를 시범적으로 성공시킨 후, 이를 표본으로 하여 점차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방법이었다. 단 하나의 QCC조를 성공시키는 일까지가 가장 어려운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QCC 전문가에게 하나의 QCC조를 맡겨주는 일이다. 대화만 민주적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분석과 통계와 문제해결에 대한 능력이 조합되어야 하나의 QCC조를 성공시킬 수 있다. 한개의 QCC조를 성공시키고 나면 확산문제는 비교적 쉽다.

200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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