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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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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을 키우려면 사람을 키우고 행복하게 만들라

지금 한국의 모든 경영자들은 그들의 조직이 인간을 성장시키는 조직인지 아니면 인간을 소모품으로 퇴화시키는 조직인지를 스스로 진단해야 한다. 한국의 공무원 조직은 공무원의 능력을 퇴화시킨다. 군 역시 장교들의 창의력과 전문성을 퇴화시키는 조직이다. 언론사들도 기자들의 능력을 퇴화시킨다.

창의력은 의식을 개혁운동으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개선을 염두에 두면 일하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의 근로는 노동이 아니라 몰두인 것이다. 노동이라고 생각될 때에 불량품이 발생하며, 몰두할 때에 장인정신이 싹트고 품질이 향상된다. 근로자 스스로 이러한 일을 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경영자가 될 수 없다.

분임토의는 창의력 계발을 위한 자동 시스템이다. 분임 토의 결과를 모두 분석해서 이를 반영한다는 것은 톱 클라스의 분석진을 필요로 하며 최고 경영자의 일선 리더십을 전제로 한다. 최고 경영자 자신이 현장 감각을 잃으면 조언이나 보좌는 의미을 잃는다.

수많은 공해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해로운 공해는 인간공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불쾌한 감정을 주고받는다면 근로 에너지가 증발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양질의 품질이 생겨날 수 없다.

이들의 마음을 개선이라는 지고의 목표로 집중시키지 않으면 인간공해는 계속된다. QCC는 이에 대한 근본 처방이다. 지금 한국에서의 QCC운동은 여러 면에서 빗나가고 있다. 구조적으로 보면 QCC는 품질 시스템의 저변 시스템이다. QCC는 한국실정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실패한 것은 이론이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QCC 운용방법을 몰라서 이다.

한국 대부분의 기업은 크든 작든 X-이론을 채택하고 있다. 사람은 원래 게으르고 악하기 때문에 상과 벌로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다. 경영자가 간부에게 개선안을 마련하라면 의례이 더 많은 통제로 사람을 쥐어짜고 옭아매는 대안을 만든다. 나빠서가 아니라 무의식 속에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자기 아닌 다른 사람을 의심하고 통제하려 한다.

아주 규모가 작은 벤처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옭아만 매려는 통제 문화 속에서는 절대로 창의력이 나오지 않는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X-이론에 절어버린 기업문화를 핑크 색으로 바꿔야 한다. 개인별이 아니라 팀별로 목표를 정해주고 경쟁을 시키면 창의력은 저절로 나온다.

개인이 내는 성과는 미미하다. 개인성과는 수백만 개를 보태도 서로 어긋나고 상쇄한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팀-파워 즉 시스템 에너지다. 너무나 당연한 이 결론을 한국인들은 매우 딱하게도 터득하려 들지 않고 한사람 한사람을 통제하면서 수많은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200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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