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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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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시대의 기업 경영

GE의 잭.웰치 회장이 "Managing less is managing more"라는 말로 20여년 전 경영문화에 일침을 가했다. "간섭을 줄이는 것이 경영을 더 잘 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 간부들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10중 8,9는 사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들여다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것이다. 부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통제를 가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사람은 나태하기 때문에 벌과 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성악설을 바탕에 깔고 있는 X- 이론이다.

계급에 의한 지휘-통제는 관료주의를 낳고, 관료주의가 노사관계의 악화를 가져온다. 관료주의를 가지고는 세계 제1 또는 제2위의 기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은 신뢰, 열정, 자유(Trust, Excitement, Informality)로 가득해야 한다는 것이 잭.웰치의 지론이다. "빠른 물살에 어름이 얼지 못하듯이, 의욕을 가지고 역동적으로 일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관료주의가 자랄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아이디어’를 의미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는 '더 위대한 지혜'(Greater intellect)를 의미한다. 이를 개발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아이디어의 질'은 수많은 참여에서 나오는 것이지 계급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부하를 통제하려는 관리자가 되지 말고, 앞에서 이끄는 리더가 돼라. A급 리더라면 비전을 만들어 내고, 타인들로 하여금 그 비전을 자신들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일하고 싶어하도록 열정을 불러주고(Energizing others), 스스로는 학습문화(Learning culture)의 가치에 충실하며, 경쟁을 즐기고 경쟁에 이기겠다는 열정을 가져야 하며, 보스가 아니라 코치로 행동해야 한다.

GE가 경영적 발상에서 세계적인 진원지가 되라고 주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에서 [아이디어에 가장 목말라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 GE가 가장 성공적으로 실천한 Six Sigma 역시 모토롤라가 그 진원지였다".

그가 하버드 대학에 초대되어 강의를 마쳤을 때, 한 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당신의 경영철학을 한 마디로 해서 어떻게 표현하고 싶습니까?". 그는 주머니에서 모의 수류탄을 꺼내 학생들을 향해 던지는 시늉을 냈다. 그리고 커다란 건물에 수류탄을 던지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수류탄을 던졌더니 아이디어 창출을 가로막고,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을 방해했던 수많은 벽들이 무너지고 층들이 무너져 하나의 공간(boundaryless)이 되었습니다".

"11개의 층을 4개의 층으로 단순화시켰고, 각급 리더들은 문제를 "차차 연구할 과제'라며 뒤로 미루지 않고 즉시 해결합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이르기까지 참여시켜 그들의 지혜를 최대로 활용합니다. 이를 저는 work-out이라고 부르게 했습니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수상은 파업근로자들과 강경하게 맞서 싸워 이긴 사람들이다. 그로 인해 미국과 영국에는 리엔지니어링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500명이 하던 일을 50명이 할 수 있는 일로 바꾸는 식의 경영혁신 사례가 우후죽순 식으로 탄생했다. 이게 바로 그들의 국제경쟁력이 됐다. 근로자들과 함께 지혜를 짜내지 못하게 하는 지금의 노사관계를 바꾸지 못하면, 한국기업의 미래는 어둡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해결책도 있다. 500명중 사령탑을 위한 80명만 남기고 420명에게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조직을 만들어 나가게 한 후 경쟁을 통해 계약을 하도록 해서 성공한 사례도 있다. 노사관계를 계약관계로 바꾼 것이다. 노조는 기업내 경쟁이 없을 때 탄생한다. 일사불란한 통제 시스템을 팀간의 경쟁 시스템으로 바꾸면 노조는 생겨날 수가 없다. 출판사가 불과 4-5명의 사령탑만을 가지고 출판물을 생산-판매하는 원리를 응용하면 상당한 경우에 노조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과제도 지혜가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머리를 짜내면 해결책이 있다. 지혜를 짜내는 최고의 메커니즘은 토의다. 토의기술을 익히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시너지(시스템-에너지)를 내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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