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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의 시스템칼럼] 기업과 정부조직을 핵심 역량화하자

19990512   [지만원의 시스템칼럼] 기업과 정부조직을 핵심 역량화하자

정부와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조직개
혁은  매너리즘 차원에 멈추고 있다. 성장하는 기업은 고지를 향해 올라간
다.  두 가지 전진 방법을 구사해야 한다. 하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점프
하는  수직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점진적인
상승이다. 엘리베이터는 '창의력이 샘솟는 외부전문가'가 마련해주는 이노
베이션이고,  에스컬레이터는 일본인들이 말하는 '카이젠' 즉 모든 사람들
이 참여하는 점진적인 개선이다. 경영체는 순간적인 점프와 점진적인 전진
을 다같이 구사해 가면서 끊임없이 고지를 향해 올라가야 한다.

  이노베이션에  의해 순간적인 점프를 했다 하더라도 그 높이에서 에스컬
레이터를   타고 점진적으로 미끌어져 내려온다면 과실은 곧 소진돼버리고
만다. 그래서 카이젠이 중요한 것이다. 카이젠에 의한 상승 곡선이 가파르
냐 완만하냐는 전적으로 구성원들의 분석과 토의능력에 달려 있다.

  복잡한 것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직장에서
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가족으로부터도 따름을 받지 못한다. 현실 문제를
발굴해 내고 대안을 숙의 하는 것은 지혜와 교훈을 이끌어 내는 가장 훌륭
한 수단이다.

  1950년대에 도요타는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포드사보다 10배나 많은
인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1975년도를 기점으로 하여 도요타의 생산성이 미
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카이젠 효과 때문이었다. 카이젠의 무기는 토의
다.  일본의 분임토의는 1962년 일본의 통계학자인 가오루이시카와 박사가
창안하여  확산시켰다. 맨 처음엔 한개의 분임조를 외부전문가인 가오루이
시카와   박사가 직접 이끌었다. 한개의 분임조가 성공을 거두자 분임토의
방법이 전 회사에 확산됐다.

  많은 이들이 한국문화속에서는 분임토의가 자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
나  한국에서 분임토의가 실패한 이유는 실패할 수 밖에 없는 방법으로 시
도됐다. 토의를 창의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사회자가 상당한 훈련을
쌓아야 한다. 토의는 1주일에 몇번 정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화 돼야
한다.

  토의가  생활화  되려면  현재의  기능조직이 팀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
'토의가 생활화된 조직'이 바로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한 유일한 전제조건
이다.

  3개월 이상 변하지 않은 제품에는 경쟁력이 없다. 3개월 이상 변하지 않
은 규정은 사문화된 규정이다. 지금의 기능조직을 가지고는 절대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 기능조직은 행동이 느리고 시간이 갈수록 사람의
능력을 퇴화시켜 가는 조직이다.

  기능조직이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이나 같은 일을 하는 기계를 한
곳에   모아놓는 조직이다. 회계과는 회계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다.  똑같은 기계를 한 곳에 모아놓은 작업장도 기능조직이다. 하나의
업무를 수행하려면 문서가 여러개의 기능조직을 이동해야 한다. 이는 콩가
루 효과 밖에 내지 못한다.

  여러  조직을 통할하려다 보니 상위조직들이 필요했고, 그래서 피라미드
형  조직이 형성됐다. 피라미드 조직에서는 의사결정의 질이 낮고 처리 시
간이  늘어졌다. 문서결재 방식으로 일하다 보니 경영관리자들의 현장감각
이 무디어졌다. 그래서 조직은 더욱더 관료화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최근의 조직은 핵심역량(core competance)을 갖는 팀조직이다. 다
른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자기 고유의 핵심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팀단위의 핵심역량을 키워나가는 조직이다. 하나의 팀 속에는
여러분야의 달인들이 모여 있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나
간다. 모든 팀은 사령탑이다. 남의 힘을 이용하여 그들의 목적을 수행하는
경영리더들이다. 때로는 나의 팀이 다른 팀을 이용하고, 때로는 다른 팀이
나의   팀을 이용하는 상부상조의 네트워크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그
과실을 나눈다.

  가장  전형적인 기업 조직을 보자. 첫째, 시장을 몇 개의 고객 집단으로
분류하고, 각 고객 집단을 가장 잘 만족시켜주기 위한 '사령탑 팀'들을 만
든다.   둘째, 기업 내부 또는 외부에 설계-생산-판매-AS, 회계, 통계처리
등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기능을 핵심역량 단위로 묶어 '인프라 팀'들을 만
든다.  셋째, '사령탑 팀'으로 하여금 '인프라 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시
켜 그들이 맡고 있는 고객집단을 만족시켜 나가게 한다. 이러한 원리는 정
부조직이나 기업 조직이나 똑같이 적용된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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