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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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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행정」「경영행정」

「통제행정」「경영행정」／지만원（한국병어떻게할것인가：５）

한국공무원들에겐 경영개념이 없다．그들은 사회를 「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가지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사회는 날이 갈수록 발전했을 것이 다．「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무원 전체가 먹이사슬의 마피 아집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해가는 수단은 경영이지 절 대로 통제가 아니다．경영개념이 없기 때문에 문제점만 날이 갈수록 증폭 되고 개선안은 도출되지 않고 있다．공무원에게 있어 「개선」은 곧 「보 다 많은 권한」을 의미해 왔다．다른 부서의 권한들이 자기 부서로 통합 돼야만 「일원화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사회를 경영해 가려면 그들의 마음속에 리더십개념이 들어있어야 한다．「 통제」에 의한 리더십시대는 이미 ５０년전에 지나갔다．지금은 가치관과 전문성에 의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균형된 인격과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권한이 없어도 리더십을 발휘한다．이러한 사람이 바로 「 무관의 제왕」이다．그러나 「보다 많은 권한」을 요구하는 공무원은 많아 도 「보다 많은 전문지식」을 원하는 공무원은 별로 없다．

잘못이 발 생했을 때 그 잘못을 보는 시각에는 두가지가 있다．「누가 잘못했느냐」 를 따지고 그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흑백시각」이다．반 면에 「잘못이 왜 발생했느냐」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본질적 해결방법을 모색하려는 시각이 있다．「시스템시각」이다．「시스템시각」을 가지고 있 는 사람은 남의 경험으로부터도 배우지만 「흑백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 람은 자기경험으로부터도 배우지 못한다．

아시아나 사고로부터 아현동 가스폭발사고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사고를 수없이 당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정부는 그 비싼 자기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있다．시스템시각을 가 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머리속에서 당위론만 전개할 줄 알았지 손으 로 일하는 방법에는 착안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공무원들에게 하루아침에 시스템시각을 훈련시킬 수는 없다．그러나 시스템시각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모든 공무원들에게 확산돼야만 한다．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한편으로는 공무원에게 시스템교육을 확산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도 선진국처럼 소수의 공무원만을 가지고 싱크탱크에 의해 국가를 경 영하는 것이다．

선진국행정부의 과단위에는 ３∼５명의 공무원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 정책과 제도를 만들지 않는다．전문성과 객관성을 위해서다 ．공무원수가 적은 반면 이들에게는 과제비가 할당된다．미국공무원들은 하 루에 평균 ４시간씩 사설연구소 브레인들과 토의를 갖는다．이러한 토의생 활을 １０년간 하면 공무원의 능력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향상된다．이 러한 미국공무원과 한국공무원이 마주앉아 협상을 하게되니 한국의 이익이 반영될 리 없다．

자기가 운용할 제도를 자기가 만들면 그 제도는 아전인수격으로 만들어진다．부동산이 많은 건설부공무원은 부동산값이 올라 가도록 정책과 제도를 만들 것이다．사채시장에서 많은 돈을 굴리는 재무 부공무원은 검은 수입을 은닉하기 위해 금융실명제가 허수아비가 되도록 운용할 것이다．공무원들은 먹이사슬의 매력에 깊이 중독돼 있다．이들에게 행정간소화나 규제완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라는 것은 마치 고양이에게 생 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다．

과천의 어느 한 부서에는 서기관과 사무관이 ８명이나 모여 있다．잡지사 같으면 한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이들 ８명이 하고 있다．문서의 표현과 국한문혼용 정도를 놓고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생활을 １０년간 하게 되면 두뇌가 형편없이 퇴화된다．이들이 만든 제도와 정책은 함량미달에다 아전인수격일 수 밖에 없다．

한국사 회는 이러한 제도와 정책에 의해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사회에 사고와 병리현상이 만연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경제부처 가 획기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그러나 과단위에 공무원이 １０명이상 있게 되면 이들은 자기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통제범위를 넓히고 규 제를 양산하게 된다．

국가경영의 총사령부인 행정부에 새로운 인재들이 필요하다．세가지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첫째 자기 업무를 사무 자동화시스템으로 스스로 설계할 줄 아는 사람，둘째 문제점을 도출해서 이를 적합한 연구소에 과제를 맡길 줄 아는 사람，셋째 연구결과를 실천 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행정가적 수완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이는 미 국공무원들이 받고 있는 시스템교육을 한국공무원들도 속히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방대학원에는 석사과정이 있고 육사에는 과학대학원 이 있다．이들은 미국대학원에 비하면 영세하고 저질이다．이들을 이러한 상태로 난립시킬 것이 아니라 ７０％가 선진국교수로 채워지는 「시스템대 학원」을 만들어 공무원과 장교의 질을 차원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

1994.12.13 (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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