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343)

조선일보 (16)

동아일보 (5)

중앙일보 (22)

경향신문 (3)

대한매일 (4)

문화일보 (16)

한국일보 (10)

세계일보 (158)

한겨레 (9)

영남일보 (80)

경제신문 (6)

기타/잡지 (14)

View Articles

Name


	지만원

Subject

김일성사후 한반도 장래 (경향신문 시론)

[경향신문] 1994-07-11 (해설) 칼럼.논단 05면 1513자

◎북의 선택은 「개방」 뿐이다/김정일체제 정착엔 시간 걸릴듯

김일성주석 사후의 우리의 관심사는 세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전쟁에 대한 위험이고, 둘째는 김정일 권력체계의 안정성이며, 셋째는 통일전망에 관한 것이다.
김일성주석 사후의 한반도 정세는 급템포로 진전될 것이다. 첫째는 권력승계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기 때문에 역사의 진행속도가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며 둘째는 북한 내부의 권력 승계과정이 핵문제와 얽혀 예측할 수 없는 사태로 진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김정일체제가 굳건히 자리를 잡지 못한 시점이다. 따라서 김주석 사후에 혼란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적다.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든 또는 제3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든 그들은 일단 자기의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만일 권력기반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가 그의 내부문제를 전쟁이라는 수단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그는 마치 화약을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신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면 그를 반대하는 세력이 그를 제거하고 휴전을 선포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북한 내부에서나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명분을 갖게 된다.
따라서 누구든 그 자신의 권력기반이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절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것이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권력을 잡건 제3자가 권력을 잡건 그의 선택은 두가지 중의 하나이다. 하나는 폐쇄정책이며 다른 하나는 개방정책이다. 누구든 개방정책을 선택하면 그는 안정된 권력기반을 갖게 될 것이며 만일 폐쇄정책을 선택한다면 그는 곧 다른 세력에 의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지금의 북한 경제는 매우 심각하다. 옛날엔 주민이 배를 곯아도 병사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병사들이 배를 곯고 있다. 이러한 불만은 북한으로 하여금 개방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김정일은 아버지를 따라 북한 주민을 속여온 사람이다. 북한 주민만이 이세상에서 낙원에 살고 있다고 속였다. 이러한 김정일이 북한 사회를 대폭 개방할 확률은 매우 적다. 따라서 김정일이 후계에 오르더라도 북한 사회는 경제사정에 비례해서 불안하게 진전될 것이다.
북한에 혼란상태가 온다는 것은 당분간 북한에 무정부 상태가 계속되고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이들은 이를 흡수통일의 절호의 기회로 생각해왔다.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흡수통일이란 북한 내부에 무정부 상태가 발생했을때 한국군이 진격해서 북한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북한에 무정부 상태가 이어져도 북한의 누군가가 나서서 권력을 잡고 질서를 유지할 때까지 남한은 기다려야 한다. 군사력을 북한에 투입시킨다는 것은 전쟁을 유도하는 결과가 되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따라서 지금 이후의 북한의 운명은 개방의 길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이 개방정책을 따르게 되면 교류와 협력이 급진전될 것이고 군축도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정치적인 통일이 없더라도 이 두가지만 이뤄진다면 이는 통일이 줄 수 있는 99%의 선물인 것이다.

지만원/ 군사평론가


Prev	잿밥에 눈먼 부패장성「이양호 파문」에 부쳐	지만원


Next	나의 해외여행 실패기	지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