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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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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개편 이것만은 지키자/지만원(더불어 생각하며)

[한 겨 레] 1994-12-15 () 칼럼.논단 10면 1440자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에서 기구가 확대되지 않고 축소된 것은 일단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번 경제부처의 조직개편에는 뚜렷한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실질적인 조직개편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중단없는 업무의 흐름이다. 조직을 자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금 많은 민원 업무가 중단되고 있다.

○민원업무 파격개선 필요
각박한 국제경쟁에서 민원 업무의 신속한 처리는 매우 절실하다. 규제 완화와 원스톱식 민원 해결시스템이 강구돼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와대가 당분간 민원 창구를 직접 맡는 것이다. 민원에 관련된 수십개 부서를 통합해서 가장 짧은 시간에 민원을 처리해 줄 수 있는 곳은 오직 청와대뿐이다.청와대는 각 부처 공무원과 외부 시스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시조직을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 세계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조직은 시험평가 기구다. 중소업체가 아무리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새로운 부품을 개발해내도 이에 대한 성능과 신뢰성을 증명해주는 기구가 한국엔 없다. 선진국 약품은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는 시험평가 능력에 대한 공신력 때문에 수출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약품엔 공신력이 없다.
둘째는 업체간의 비대면 결제를 의무화시켜야 한다. 외국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돈은 정확한 날짜에 지급해 주면서도 국내 업체에는 늑장을 부린다. 돈을 직접 받으러 다니느라 들이는 시간과 교통비는 연간 20조원에 이른다. 중소업체의 부도문제도 바로 이 망국적인 수금문화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설계·사고예방 기구화
우리도 선진국처럼 수금대행기관을 만들어 90일이 지나도록 갚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일단 신용부재 업체로 분류되면 은행에 통고해서 더이상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국토설계 기구도 필요하다. 제주도는 하와이 이상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그러나 제주도를 국제수준으로 개발하는 일은 제주도의 재정과 안목의 범위를 넘는다. 국토건설에는 최고의 예술과 과학이 접합돼야 한다. 이러한 일은 지금의 건설부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공무원·두뇌집단 연계를
넷째 국민생명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전문화된 사고예방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미국에는 ‘비상관리청’이 있으며 다른 선진국에도 이러한 기구들이 있다. 우리는 지난 2년간 끔찍한 사고를 수없이 당했으면서도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현장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구를 만들지 않고 있다.
정부조직의 효율성은 과단위의 인력수에 의해 판결나게 될 것이다. 인력이 많으면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규제를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과원 수가 적으면 그들은 할 수 없이 전문 두뇌집단에게 도움을 청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를 전문 두뇌집단에 의해 운영할 수 있고 두뇌집단과의 교류에 의해 공무원의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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