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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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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국가발전의 걸림돌

감사원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적발건수를 찾아내려고 한다. 적발을 많이 할수록 감사원은 조직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감사관 개개인은 개인적 능력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감사관들은 애국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다.

감사원이 열심히 일할 수록 90만 공무원과 70만 군의 근무의욕은 더욱 더 저하된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결론에 정부는 하루 빨리 착안해야 한다. 미국 감사원에 1 달러를 투입하면 70달러정도의 예산을 절약시킨다.

그러나 한국 감사원에 1달러를 투입하면 수백 달러의 예산을 낭비시킨다. 한국 감사원은 국익에 도움을 주는 기관이 아니라 손해만 끼치는 기관으로 전락해 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데에는 세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는 전근대적인 감사목적에서 찾을 수 있고, 둘째는 감사관들의 감사능력과 감사매너에서 찾을 수 있으며, 셋째는 감사원 인력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장관은 조직의 내부자 시각을 가지고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이다. 감사원장은 외부자 시각을 가지고 국가의 경영상태를 진단하는 사람이다. 내부자 시각을 가졌느냐, 외부자 시각을 가졌느냐에 대한 입장만 다를 뿐 장관과 감사원장은 똑같이 경영자로서의 자질과 시각을 가져야 한다.

경영에서의 최고가치는 효율이다. 1달러의 예산으로부터 1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조해 내야만 한다. 장관은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창조해야 하고, 감사원장은 효율성 증진에 저해가 되고 있는 제도, 정책, 관행, 리더십 상의 문제들을 발굴해고 이를 해결토록 하는 데 촉발자적 역할을 해야한다.

따라서 선진 감사의 제 1목표는 시스템 개선이다. 부정과 비리는 효율성 을 위한 시스템감사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부수 효과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 감사원의 제 1목표는 부정과 비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목표가 처음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감사능력이 퇴화돼 가고, 감사 매너가 취조식이다. 목표가 적발이기 때문에 감사관들의 80% 이상이 법과출신 공무원들이다. 감사원장도 경영학자가 아니라 판검사 출신이다.

선진국의 감사관들은 분석분야의 최고 엘리트들이다. 그들은 경영에 대한 자문역할을 수행한다. 한번씩 감사를 받고 나면 공무원들은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러나 한국의 취조식 감사 결과에 의해서는 절대로 개선이 있을 수 없다. 단지 처벌자만 생길 뿐이다.

잘못한 간부를 처벌하는 경영자는 가장 무능한 경영자다. 처벌에 의해서는 경험으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 잘못의 원인을 분석해야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경영자적 안목으로 볼 때는 칭찬 받아야 할 일이 감사관들에게는 처벌의 대상이다. 소신과 애국심을 가지고 일 한 결과가 무지한 감사관들로부터 처벌을 받게 된다. 이 결과는 비록 처벌받은 공무원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공무원들에게도 미친다.

그로부터 소문이 돌게된다. 이 소문은 증폭되어 모든 공무원들의 마음을 토라지게 한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이 눈에 띄게 부각됐던 것은 바로 감사원 감사 때문이었다.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스템 시각이 없기 때문에 감사원은 제보가 없으면 감사대상을 찾을 수 없다. 제보자는 경쟁에서 패한 업자들이거나 그 업자를 도우려다 실패한 공무원들이다.

특히 국방사업의 집행과정과 사업의 내용들은 매우 복잡하다. 이들은 조달분야에서 사용되는 복잡한 용어조차 알지 못한다.

제보자의 논리로 무장돼 가지고 공무원들을 취조한다. 이러한 취조로 인해 공무원들은 의욕을 잃고 사업은 지연된다. 하나의 사업을 관리하는 데에는 수많은 부서가 관련돼 있다. 이들은 감사기간 동안 거의 일손을 놓고 지낸다. 감사관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만들려면 몇 일 밤을 새워야 한다.

200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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