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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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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정부가 없으면

국가경쟁력을 위해 제몫을 하지 못하는 조직이 있다. 바로 정부다. 업체가 납기를 맞추려고 밤낮으로 제품을 만들어 항공 수송을 위해 공항으로 달렸다.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렸다. 도로도 막혔다. 공항에 가보니 마치 돗데기시장 같이 질서가 없었다. 얼마를 기다려야 상품을 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확답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힘빠지는 일이었다. 엄청난 비용을 길에다 뿌렸다. 납기도 맞추지 못해 지체상금을 물어야 했다.

우리 업체들이 해외 바이어들의 소량주문을 외면해 왔다. 많은 이들은 업체의 정신자세를 비난했다. 그러나 업체입장에서 보면 소량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매번 이러한 엄청난 비용과 고뇌를 수용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공장 밖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시스템 장벽은 정부가 헐어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벽을 현정부가 단기간 내에 허물어 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상가에서 상품을 운반하는 용달차량은 경제 주체들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을 단속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정부가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신도시 지역에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공간은 많았으나 구청직원들이 소요량의 반정도만 주차 가능하도록 표시해 놓았다. 수십 대의 차량이 한적한 4차선 도로변에 주차했다. 구청 운수계 직원이 한 달에 불과 한두 번씩 나와서 수십대 중에서 몇 개의 차량에만 벌금 딱지를 부치고 간다.

단속을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철저하게 했다면 누구도 항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항의하는 주민에게 구청직원들은 논리대신 목청부터 높인다. 마치 미친개에 물렸다고 생각하면서 벌금을 물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국민들이 공무원들의 이러한 횡포에 기분상할 것이다. 이렇게 기분상한 이들은 연쇄적인 인간접촉에 의해 더 많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 이들이 그날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훌륭해질 수는 없다.

200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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