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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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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35제(12) - 감사원 개혁

과제7. 감사원 개혁

- 취조기관에서 국가경영 진단기관으로

―――
선진국 감사는 국가 자원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데 저해
가 되는 법률, 관행 등을 찾아내는 데 감사의 제1 목표를
둔다. 그러나 한국 감사는 과거 만들어진 규정에 신성불
가침의 권위를 부여하며 진취적인 공무원을 처벌한다.
―――
감사원장은 법관이요, 감사관의 80% 이상이 법학도들이
다. 감사원장을 분석학계 최고의 석학으로, 감사관들의
85% 이상을 경영분석 인력으로 바꾸지 않는 한, 공무원
들의 진취성은 영원히 차단될 것이다
―――
감사원이 시스템 감사에 주안점을 두면 공무원들도 시스
템 개선에 주력할 것이다. 감사원이 상주감사를 하게 되
면 공무원들도 눈가림식 행정을 포기할 것이다.

  선진국 감사(audit)와 한국 감사는 너무나 다르다. 한국 감
사원은 공무원을 상대로 하는 취조기관이지만 선진국 감
사는 국가기관에 대한 경영진단 기관이다. 선진국 감사의 제1목표
는 국가자원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데
저해가 되는 법률, 제도, 규정, 조직, 관행, 회계, 리더십 등의 제반
요소를 찾아내서 이를 개선으로 연결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
한다. 부정과 비리는 이러한 과정에서 발견되는 부산물이다.

   그러나 한국 감사는 누군가가 오래 전에 만들어 놓은 제도, 규정
에 신성불가침의 권위를 부여하고, 이에 저촉되는 공무원을 처벌하
는 원시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무원이 진취성을 상실한 이유 중
의 80%는 감사원 탓이다.

  공무원이 민간인으로부터 검은돈을 받는다면 감사원 감사관들은
민간인과 공무원 모두로부터 돈을 받는다. 공무원과 관련된 이권에
는 감사관이 최고의 해결사였다. 감사원 정문에는 마패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그 마패라는 로고 자체는 감사원의 전근대성을 나타
내 준다. 감사원은 암행어사가 아니라 시스템 진단사이어야 한다.
감사원이 진정한 의미의 기여를 하려면 감사원장은 경영학이나 분
석학계 최고의 석학이어야 하고, 감사관들의 85%이상은 경영분석
인력이어야 한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한국 감사원의 대부분은 법관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한국에서는 법조문만 외운 법관들만 인재이고 응용력을 기른 분
석계 학자들은 찬밥이다. 그래서 머리 좋은 학생들이 서울 법대에만
가려 한다. 이러한 인재등용 방법으로는 한국 사회에 창의력을 꽃
피우지 못한다. 법관 일색으로 구성된 감사원의 감사방법을 보자.

   공무원이 국가를 위해 소신껏 일하면 감사에 지적돼 처벌을 받
는다. 이것이 복지부동과 낭비의 주요 원인이다. 국가를 위해 일하
는데 왜 감사원이 처벌하는가. 감사관들의 두뇌가 퇴화돼 있기 때
문이다.

  어느 공무원이 1년 전에 작성된 예산서를 검토해보니 예산이 과
다책정되어 있었다. 실제로 그는 국가를 위해 예산을 남겼다. 이것
이 감사원에 지적됐다. 왜 계획과 집행이 100%일치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계획이 잘못됐어도 처벌이요, 집행이 잘못됐어도 처벌이다.
결국 그 공무원은 예산을 아끼려다 상관들로부터도 질책을 받았다.
어느 공무원이 예산을 남기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감사원이 서류감사만 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현장을 외면한 채
사무실에서 가짜행정으로 시간을 보낸다. 감사원이 합법적 집행을
감사 주안점으로 삼기 때문에 공무원이 합법성에만 집착하고 효율
성을 버렸다.

  감사원이 시스템 감사를 모르기 때문에 공무원이 시스템 문외한
이 되었다. 감사원이 제보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공무원이 감사원을
얕잡아 보았다. 감사원이 발견된 문제를 정당하게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이 문제은닉주의로 일관했다.

  미국 감사원(GAO)은 감사이론과 방법에 당대 최고의 과학적 기
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감사원에는 현대감사에 대한 매
뉴얼조차 없다. 이제까지 감사원은 공무원 위에 군림만 해왔지 감
사방법을 개선하는 일은 도외시했다.
새로운 감사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사후적발식 경찰감사를 지양하고, 계획을 사전감사의 대상으
  로 할 것

②서류감사를 지양하고 현장 감사를 실시할 것

③체크리스트 감사를 지양하고, 시스템 감사를 실시할 것

④과거에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도 모르는 규정과 기준에 신성불
  가침의 권위를 부여하지 말고, 효율성 추구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정, 조례, 기준, 조직, 관행, 리더십 상의 문제점을 도
  출할 것

⑤적발자가 되지 말고 개선자가 될 것

⑥공무원을 취조대상으로 삼지 말고 문제점 파악을 위한 중요한
  정보소스로 생각할 것

⑦취조를 하지 말고 컨설팅을 할 것

⑧사람을 잡지 말고 시스템을 잡을 것

⑨감사관들을 경영학도로 선발할 것

⑩교과서를 개발하고 연구소를 만들 것

⑪감사원장을 경영학자로 임명할 것

⑫대통령의 컨설턴트로 일할 것

⑬제보감사를 지양하고 상주감사를 실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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