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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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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35제 (7) -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분담

과제2.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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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설계사이고, 국무총리는 설계도면을 집행하는 공장장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 370명의 내시팀을 소수의 두뇌팀으로 바꿔야 한다. 국무총리는 장관감들을 물색해서 대통령에게 제안하고 대통령은 자기의 의견을 보태 국회 청문회로 보내야 한다. 장관에 대한 검증력이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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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대통령은 장관이 올리는 결재서류에 서명을 하는식으로 사업에 대한 가부(可否)만 결정했다. 그러나 장관들이 가지고 있는 수단은 과장들뿐이고, 과장들은 상부의 눈치와 지침에 따라 예하 연구소에 지침(?)을 주기 때문에 분석이 왜곡됐다. 이렇게 왜곡된 분석결과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시정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통령에게 분석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고급두뇌가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실 370명은 이러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인력이 아니라 행정서기에 불과했다.

이제부터는 국책사업 의사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역할이 ‘재가’에서 ‘분석’으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시스템 분석팀들이 풍부하게 깔려있는 미국의 경우에는 장관들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자원이 희귀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져야 한다. 그래야 장관과 그의 취하에서 횡행하고 있는 정경유착의 고리도 끊을 수 있다.

하이테크 회사는 소수의 슈퍼 설계사들만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설계도를 만들어 가지고 하청업체에 위임한다. 하청업체의 품질 시스템을 점검하고, 완성된 부품들을 가져다가 조립해서 시험한다. 이처럼 대통령은 설계사이고 장관들은 공장장들이어야 한다. 따라서 장관에게 위임되는 것은 ‘의사결정’이 아니라 ‘집행’이다.

대통령은 청와대 370명의 행정서기들을 무조건 축소만 할 것이 아니라 수십 명의 와이즈맨 클럽(wisemen club)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명실 공히 대통령이 국가의 ‘머리’가 될 수 있다. 이 와이즈맨으로 하여금 연구소를 동원하고 실무진들과의 토의과정을 통해 공개적인 방법으로 국책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공장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국무총리다. 이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간의 역할분담에 엄청난 힌트를 준다.

하이테크 회사는 극히 소수의 설계인력만 가지고 있다. 소수의 천재들로 하여금 제품을 개발토록 하고, 그 설계도면을 제조업체에 보낸 후 제조된 구성품들을 받아다가 조립하고 시험을 거쳐 판매한다. 바로 이것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인용되어야 할 훌륭한 모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에 있는 370명의 행정서기관들을 소수의 수퍼급 분석가들로 바꿔야 한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설계한 설계도면을 집행하는 공장장이다. 그래서 국무총리는 장관들이 가지고 있는 인허가 업무를 현장단위의 집행업무로 바꿔야 한다.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집행한 결과를 평가하고 그의 설계를 보완해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목표를 설정하는 기능이 없다. 이는 대통령의 고유임무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이후의 대통령들은 그들의 임무를 방기하고 장관들의 결재서류만 들여다보았다. 이제 우리에게는 이런 구호가 필요하다. ‘대통령은 설계사, 국무총리는 공장장.’

국무총리는 얼굴마담이 아니라 능력 있는 마술사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게 엄청난 권한과 수단이 주어져야 한다. 인사권도 주어져야 한다. 장관감을 선택하는 데 그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는 장관들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의 뜻을 첨가해 국회 청문회로 보내야 한다.

국무총리에게는 집행단계에 필요한 다양한 경영관리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 그를 돕는 장관들 역시 시스템에 대한 갈증을 느낄것이다. 시스템을 통해서만이 장관들의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관들이 그들에게 부여된 무한책임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두뇌집단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통령의 전횡이 예방되고, 무능한 대통령이 나라를 일순간에 망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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