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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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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35제 (6) - 새로운 국가경영 엔진을 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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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 공무원, 전문두뇌집단, 국가경영 시스템. 이 3 가지가 국가경영의 엔진이다. 이회창 총리가 장담했다. “식수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 나는 과거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다.” 행정의 귀재로 알려진 고건 총리가 장담했다. ‘1만 1 천개의 규제를 혁파 겠다’고. 그러나 그 약속들은 허언으로 끝났다. 시스템 전문가가 풀어야 할 일을 공무원들의 상식과 고정관념으로 풀려 했기 때문이다. 시스템 황무지로 방치된 사회 곳곳에 시스템을 심자. 새   마을 운동의 주제를 ‘잘살아보세’에서 ‘시스템 국가의 건설’로 진환하자. 잘살고 못살고는 시스템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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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는 GNP의 18%만을 세금으로 거둬간다. 그 돈으로 그 넓은 국토에 훌륭한 인프라를 건설했고,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을 가꾸어놓았다. 젊어서 세금을 많이 낸 국민에게는 많
은 혜택을, 적게 낸 국민에게는 적은 혜택을 주고 있다. 정부에 경영능력이 있고, 공신력이 있는 것이다. 능력 있는 공무원이 있고, 그들을 돕는 두뇌집단이 있고, 끊임없이 개발해온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런 것들이 없다. 이를 만들어 놓는 일, 그것이 바로 정부 제1의 과제이다. 소수정예 공무원, 전문 두뇌집단, 국가경영 시스템, 이 3가지가 국가경영의 엔진이다. 선진국에는 이 3가지가 훌륭하게 가꾸어져 있다. 그래서 한국 대통령은 선진국 대통령보다 할 일이 더 많은 것이다.

한국정부는 준조세를 합쳐 GNP의 36%를 세금으로 거둬가고 100조가 넘는 각종 기금을 운용하면서도 국민에게 아무 것도 보답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 세금에 대한 보답이 무엇인가. 빈약한 인프라, 더러운 환경, 무질서한 사회, 비전 없는 교육, 불안한 안보, 짜증나는 인허가들이 아닌가. 생산성이 가장 낮은 정부가 국부의 절반을 탕진하고 수많은 규제를 통해 국민의 시간을 빼앗아 간다면 국민생산성이 어찌 되겠는가.

경영은 과학이다. 과학은 상식으로 접근할 수 없다. 선진국들은 과학으로 국가를 경영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상식인들이나 출세지향적인 사이비 학자들이 점령하여 상식과 직관을 가지고 권한을 행사해 왔다. 비록 타이틀은 학자들이지만 이들은 이미 과학 인력조차 이용하기를 꺼려하는 상식인들이다.

자동차는 전형적인 시스템 가운데 하나이다. 자동차를 발명한 어느 한 위대한 사람의 업적 덕분에 우리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약간의 힘만으로도 엄청난 추력을 얻고 있다. 사람은 시스템을 만들고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사의 한사람 한사람은 우리 한국인 기술자와 크게 차이 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도요타시스템은 우리가 흉내조차 낼 수 없을 만큼 훌륭한 힘을 발휘한다. 결국 세계 최고의 생산성은 사람이 직접 내는 것이 아니라 스템이 내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지혜롭던 솔로몬이라 해도 시스템 없이는 도요타의 생산성을 재현해낼 수 없을 것이다.

가장 훌륭한 경영은 분석의 시스템화, 계획의 시스템화, 집행의 시스템화가 이루어내는 종합예술이다. 영종도 공항건설, 항만건설, 고속전철, 지하철, 항공 산업 등과 같은 국제적 규모의 국책사업을 훌륭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석, 계획, 집행이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최고급 수리공학 기법들이 동원되어야 한다. 이러한 수준의 고급 분석가들은 국내외를 통틀어 100명을 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국책사업에 대한 분석과 시스템 설계는 선진국에서라면 적어도 천만 달러의 용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산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과정을 공무원에게 맡겼다. 한국 공무원보다 훨씬 우수한 미국 공무원도 이러한 일은 전문용역 연구소에 맡긴다.

계획과 설계는 그렇다 하더라도 집행실태는 어떤가. 똑같은 장소에서 땅을 다섯 번씩 파고 묻는 일을 매년 반복하고 있다. 식수 문제 하나를 놓고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낙동강 오염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개선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지시와 대책회의를 가지고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수만 개 과장급들이 제각기 만들어내는 복잡한 규정들을 가지고는 그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실타래처럼 서로 엉켜있는 규제를 정리정돈 하려면 규제적 통합(regulation integration)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이러한 취지에서 고건 총리가 1만 1천개의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장담했지만 그의 약속 역시 허언에 불과했다. 이는 정말로 훈련된 시스템 분석가들의 집중적인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시스템 황무지로 방치되어왔던 사회 곳곳에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만 명의 시스템 설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그동안 불편을 느껴온 국민들의 제보도 필요하다. 모든 국민과 모든 분석가들을 동원하여 시스템 사회를 건설하려면 새마을 운동의 구심점이 시스템 개발운동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국가경영 엔진. 그것은 다음 4가지로 구성된다.
   ①지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소수정예의 공무원 집단
   ②프로급의 시스템 분석이 전제된 정책결정능력
   ③공무원의 행정수완과 사설 두뇌집단과의 콤비 시스템
   ④시스템 있는 행정력을 갖춘 작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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