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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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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선택에 대한 경제 분석은 이렇게 하자(40)

무기 체계에 대한 경제 분석을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생산된 자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연구소나 학교에서는 켈리포니아주에 있는 Data Search Associates에서 발간한 권당 345달러 짜리인 <U.S. Military Aircraft Data Book>(203쪽)을 사용한다. 이 자료는 업체가 제출하는 자료의 신빙성을 점검하기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군 저투기 사업단은 그 자료의 존재조차 몰랐다. 양개 업체에서 가져다 주는 주관적 자료만 사용했다. 한국 공군은 <Armed Forces Journal International>이나 <Military Forum>지를 포함해 매월 수십 종류씩 발간되고 있는 미 군사 잡지만 정기적으로 구독했어도 기종 선택을 위해 10년씩 허송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했더라면 공군은 불과 몇 달 만에 기종을 선정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몇 달간은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전투기 생산국들 사이의 출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경쟁 기간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아래의 분석 자료는 미국의 국방 분석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Data Search Associates 자료를 사용한 것이다.
전투기 가격은 구매 항목의 많고 적음에 따라 몇가지 용어로 표현된다. 전투기가 공장 문을 박차고 나올 때까지 누적시킨 총원가를 ‘기체 원가’라고 부른다. ‘기체 원가’를 미국인들은 제품에 따라 각기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전투기에 대해서는 Flyaway Cost로, 전차에 대해서는 Rollaway Cost 로 그리고 함정에 대해서는 Sailaway Cost로 부른다.

기체 원가에 기체 운영에 필요한 각종 부수 장비, 훈련 보조 장비, 발간물, 기술 교육, 설치 등에 필요한 제반 군수 비용을 보탠 것을 ‘체계 원가’(Weapon System Cost)라고 한다. 여기에 다시 연구 개발비와 최초 1년간 쓸 수 있는 굴 lqnvnaql를 보태면 사업 원가 (Program Cost)가 된다. 구매하는 입장에 있는 우리는 Flyaway Cost를 기체단가로, Weapon System Cost를 체게 단가로 그리고 Progeam Cost를 사업단가로 부른다.

우리가 차세대 전투기 사업비로 책정한 49억 달러는 총사업비다. 사업비 중에는 수많은 비용 항목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이미 40대의 F-16기를 운용하는 한국은 훈련비를 포함한 많은 비용 요소를 생략할 수 있다. <Janes> 주간 잡지를 포함해 군사잡지들에 나타난 각 나라별 계약 자료는 이러한 의미에서 케이스별로 여과 과정을 통해 사용돼야 한다.

F-16기는 1975년 1월부터 미국에서 개발됐다. 개발한지 3년뒤인 1978년도에 105대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야전에서 운용되기는 1980년 10월부터였다. 1990년까지 지출된 총연구 개발비는 15억 9백만 달러이고 미 공군에 납품된 2,999대에 대해 지출된 총사업비는 537억7천만 달러이다. 1990년 다시의 공식적인 평균 기체 단가는 1,788만 달러이다. 기체 단가는 사업 단가의 72퍼센트인 셈이다. 20퍼센트는 군수 단가이며 8퍼센트는 연구 개발 단가이다. 이러한 숫자는 비용 분석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것들이다. 기체 단가가 머리 가격이라면 군수 장비 단가는 꼬리 가격이기 때문이다.

F-16기에 대한 미 정부 사업 단가는 1980년 900만 달러, 1988년도에 1,500만 달러, 1990년에 1,700만 달러 그리고 1993년에는 3,800만 달러로 급상승되었다. KFP 사업단가는 현재로서는 4,083만 달러이지만 앞으로 국산화 비용이 부풀려짐에 따라 상당한 폭으로 상승될 전망이다. 1993년부터 미국의 사업 단가가 급상한 것은 미 국방비의 급격한 삭감 때문이었다.

그전까지 미공군은 매년 180대씩의 F-16기를 구매했으나 1993년에는 불과 24대만을 구입했다. 이로 인해 단가가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집트, 파키스탄, 터키, 그리스, 포르투갈, 태국, 대만 등 7개국으로부터 370여 대가 주문되어 1994년에서 1999년에 걸쳐 납품될 예정이고, 유럽 공동 생산 5개국의 소요가 추가됨에 따라 F-16기의 가격 상승 예봉은 다소 완만해질 전망이다.

반면 F/A-18기는 1975년 11월 개발되었다. 1979년에 첫 회분으로 9대가 제작
되었다. 야전 운용은 1982년 12월부터였다. 1990년까지 지출된 총 연구 개발비는 26억 8,800만 달러이고 미 해군에 납품된 1,157대에 대해 지출된 총 사업비는 376억 1천만 달러였다. 1990년 당시의 공식적인 평균 기체 단가는 2,210만 달러이고 체계 단가는 2,879만 달러 그리고 사업 단가는 3,220만 달러였다. 기체 단가는 사업 단가의 66퍼센트이다. 24퍼센트는 군수 단가이고 10퍼센트는 연구 개발 단가이다. 1980년의 사업 단가는 4,100만 달러, 1988년에 2,770만 달러, 1990년에 3,670만 달러 그리고 1993년엔 7,580만 달러로 급상승되었다. 그전까지 미 해군은 연간 84대씩의 F/A-18기를 구매했으나 1993년엔 불과 20대만을 구입했다. 이로 인해 단가가 급상승했다.

F-16기의 군수 단가는 대당 358만 달러이며 F/A-18기의 대당 군수 단가는 759만 달러이다. 2배 이상의 차이다. 기체가 복잡할수록 지원 장비도 복잡하다. 두 대의 전투기 단가는 1990년에 2.2배의 격차를 그리고1993년에는 2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 가격은 언제나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F/A-18기는 기체 가격에서도 F-16기의 2배이지만 군수 가격에 있어서도 2배 이상의 격차를 갖는다. 이는 단지 미 정부 구매 단가상의 차이다.

이제까지 한국 여론 매체에 나타난 문제의 요지는 너무 단순화됐다. “단가로는 F/A-18기가 약간 비싸지만 성능에 있어서는 F/A-18기가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결론을 가지고 찬반이 엇갈리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여론은 누군가에 의해 잘못 형성되고 홍보된 것이다. 공군기와 해군기는 수명(壽命)에 대한 기준이 각기 따로 있다.

공군기의 기준 수명은 8,000시간이며 해군기의 기준 수명은 6,000시간이다. F-16기는 8,000시간을 난 후 도태되며 F/A-18기는 6,000시간을 난 후 도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까지 그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없었다. 1983년과 1989년에 발간된 <Armed Forces Journal International>지와 1990년에 발간된 미 국방 뉴스지 및 미 해군 뉴스지는 F/A-18기의 수명이 3,000시간에 불과하다고 대서 특필했다.

처음에 구매한 61대의 F/A-18기가 불과 3,000시간 만에 조기 퇴역했다고 보도했다. 1989년 11월 6일자 미 해군 뉴스지는 270대의 F/A-18기가 또다시 조기 퇴역한다고 보도했다. 1989년 11월 20일자 미 국방 뉴스지는 제3면과 제 51면을 통해 F/A-18기의 기체에 나타나는 균열을 그림까지 그려가며 대서 특필했다. 기수, 몸체, 꼬리 부분에 걸쳐 네 군데의 균열을 문제 삼았다. 그 기사들은 비록 기종이 F/A-18기로 결정되기 바로 수일 전에 나돌았지만 공군은 이를 무시했다.

1988년 7월호 <Mlitary Forum>지 제36면에는 MD사가 기체 균열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1987년도 MD사의 이윤이 전년도에 비해 13퍼센트만큼이나 감소됐다고 보도했다. 동지 87면에는 미 국방성이 F/A-18기를 장래성이 없는 기종으로 판단했다는 사실을 게재했다. 미 해군은 F/A-18기를 개량해서 차세대 전투기로 사용하고자 했으나 국방성이 이를 기각시켰다는 내용이었다.

1988년에 미 해군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한 국군 장교들이 미 의회를 견학했다. 미 의회에는 불에 타다 남은 F/A-18기 엔진 두 개가 진열된어 있었다. 해군 조종사들이 국회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회 의원들이 자기네 생명을 함로 다루었기에 이러한 전투기를 구매토록 했다는 것이다. 불과 2,000시간을 비행한 F/A-18기 엔진이 불에 그을려 있었다. 해군 장교들은 원색적인 욕설을 마구 퍼부으면서 분노했다.

1983년 3월 7일자 <Time>지 제15면에는 MD사의 상도덕을 비난하는 기사가 구록되어 있다. F/A-18기의 제안단가는 불과 990만 달러였으나 MD사는 생산 단계에서 성능 향상을 이유로 3,000만 달러로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Data Search Associates 자료에는 1983년도 F/A-18기 사업 단가가 3,220만 달러로 나타나 있다. F/A-18기의 수명이 기준시간보다 짧을 것이라는 생각은 미 국방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F/A-18기의 수명을 기준 시간인 6,000시간으로 잡는다 해도 두 개의 기종을 놓고 가격을 1 대 1로 맞비교할 수는 없다. 8,000시간짜리와 6,000시간짜리를 1 대 1로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경제성 분석에서는 대당 가격을 가지고 비교할 것이 아니라 시간당 감가상각비를 가지고 비교해야 한다. 1990년 미 정부 구매 단가를 가지고 비행시간당 감가상각비를 계산해보면 F-16기의 경우는 2,362달러이고 F/A-18기의 경우는 6,500달러이다. 두 기종 간의 시간당 감가상각비 격차가 2.75배이다.

만일 F/A-18기의 수명이 3,000시간이라면 감가상각비 격차는 5.5배나 된다. 전투기는 매 비행 후 정비를 요한다. 정비 건수와 정비 인수도 해군기와 공군기가 다르다. 매 비행단 해군기는 공군기에 비해 2.14배나 더 많은 부품을 정비해야 한다.

비행 당 정비 인수도 해군기는 공군기의 2.91배를 요한다. 이는 운영 유지비상에서도 엄청난 비용차를 요구하는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야 할 시간에 뜰 수 있는 전투기 수에 있어 해군기와 공군기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매 비행 후마다 정비 건수가 많고 정비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떠야 할 때에 뜰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말이 된다.

전투기에 대한 경제성분석에는 ‘가동도(Availability)라는 수학적 개념이 등장한다. 그러나 차세대 전투기 사업단에서는 그러한 분석을 하지 않았다. 해군기의 가동도는 공군기의 가동도의 83퍼센트다. 전투기를 급히 띄워야 할 순간에 정비에 걸려 있는 비행기 수가 많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 해군기가 그만큼 불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전투기는 띄워야 할 때에 뜰 수 있는 전투기이다. 따라서 경제성 분석에는 ’가동도‘라는 중요한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고깃간에 가서 쇠고기를 살 때에 기름이 붙어 잇는 고깃덩이를 저울에 달아 사느냐 또는 기름을 떼어내고 살코기만 저울에 달아서 사느냐를 따지는 일과 흡사한 개념이다.

우리는 정비하는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비행시간을, 그것도 떠야 할 때에 뜰 수 있는 비행 시간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시스템 분석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체공시간 구매 개념이다.

1990년 1월에 미 국방 뉴스지와 해군 뉴스지는 F/A-18기의 실제 수명 시간이 3,000시간 밖에 안되어 초기에 구입한 330여대가 조기 퇴역한다고 보도했다. F/A-18기의 수명시간을 6,000시간으로 잡는다 해도 체공 시간 구매비에 있어 F/A-18기와 F-16기 간에는 3.2배의 격차가 있다. F/A-18기 한 시간의 체공 시간 구매비로 F-16기 3.2시간의 체공 시간을 구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대의 F/A-18기와 세대의 F-16기와의 전술적 역할에서 F/A-18기가 이길수 있어야 F/A-18기가 이길 수 있어야 F/A-18기의 선택이 정당화될 수 있었다. 만일 F/1-18기의 수명이 3,000시간이라면 6.4배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기체 가격보다 더욱 큰 비용은 그 기체를 20여 년 간 사용하는 데 소요되는 운영 유지비다. 최초 투자비와 이들을 일생 동안 운영하기 위한 운영 유지비를 합친 것을 우리는 ‘수명 주기 비용’(Life Cycle Cost)이라고 한다. F-16기의 연간 유류비와 수리 부품비는 1990년 가격으로 대략 180만 달러이며 F/A-18기의 경우는 320만 달러이다. 이를 120대 기준으로 보면 F-16기는 연간 2.16억 달러 그리고 F/A-18기는 3.84억 달러이다. 연간 250시간 비행하는 데 소요되는 유류비와 수리 부품비일 뿐이다.

한 사람의 조종사가 10년 간 F-16기를 운행하면 그는 F-18기 한 대 값을 공중에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전투기는 귀하게 여겼어도 진급 안 된 조종사는 쉽게 버려 왔다. 전투기들을 운행하기 위한 지상 지원 장비의 규모에 있어서도 두 기종이 다르다. 이러한 비교 방법은 언론에서도 알고 있지 못했으며 전투기 사업단에서도 노출시키지 않았다.

전투기 사업단 요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기동성은 F-16기가 약간 좋지만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며, F/A-18기는 약간 비싸지만 모든 성능에서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우수하며, MIG-29기와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오직 F/A-18기뿐”이라는 것으로 개념지어져 있었다. 이들은 서로에게 유리한 단어를 뽑아들고 내세우며 입씨름만 했다. 이들 단어들 중에서 F-16기가 내세울 것은 오직 ‘기동성’하나 뿐이었다. 메이커 사의 로비 능력에 따라 여론 형성층의 편견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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