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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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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18기 다시 뜯어보자(41)

‘스패로’(AIM-7M) 값의 30퍼센트에 불과한 단거리 유도탄이 있다. 사이드와인더라고 불리는 열추적 유도탄(AIM-9M)이다. 일단 발사하면 유도탄이 스스로 열을 추적해 가기 때문에 조종사는 쏘고 난 즉시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어 일명 Fire and Forget 장비라고도 한다. 따라서 조종사들은 자신의 안전상 실제 전투에서는 비싼 스패로보다는 사이드와인더를 더 선호하게 된다.

사이드와인더의 명중률은 스패로의 3배인 24퍼센트였다. 스패로는 가까운 거리에서 쏠 수 없다. 최대 유효 사거리도 있지만 최소 유효 사거리도 있다. 매우 중요한 사실은 한국전에서의 거의 모든 공중전은 스패로의 최소 유효 사거리 이내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전에서 스패로를 가지고 공중전을 치른다는 것은 긴 창을 가지고 육박전을 하는 격이다.

이는 모든 전투기가 과연 스패로라는 중거리 유도탄을 장착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마치 옛 전투에서 장수와 장수가 나와 1 대 1 의 승부를 벌이듯이 전투기 한 대와 한 대와의 공중전에서라면 장거리 무기가 의미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 대 다수와의 공중전에서 중장거리 유도탄은 오직 심리적인 위안만을 보태 주게 된다.

그러나 공군은 장거리 무기에 언제나 최고의 점수를 주어 왔다. 중동전에서 격추된 전투기의 70퍼센트는 기총소사에 의한 것이었으며 기총 소사 싸움에서 유리한 기종은 몸체가 작고 날렵한 것이라야 한다. 월남전에서 격추된 미군기의 83퍼센트는 지상에서 발사된 소화기에 의한 것이었다. 이러한 화력 개념에서 보면 F/A-18기는 F-16기의 적수가 아니다.

그러나 F/A-18기는 상대적 개념에서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에도 많은 결함들이 있었다. 1990년 7월호 미 국방잡지 <Armed Forces Journal International>을 비롯한 여러 개의 미 국방 잡지들이 F/A-18기의 잦은 사고와 결함 그리고 높은 원가에 대해 요란하게 다룬 적이 있다. 1990년초 F/A-18기를 운용하던 캐나다에서는 F/A-18기를 과부 생산기(Widow Maker)라고 불렀다. 1984년 이래 캐나다는 138대의 F/A-18기중 13대의 기체와 8명의 조종사를 잃었으며 1990년 1월부터 4월까지 불과 4개월동안 무려 5대의 F/A-18기를 잃었다.

이로 인해 캐나다 정부는 F/A-18기의 비행 속도와 비행 고도에 대해 새로운 안전 수칙을 발표했다. 최저 비행 속도는 종전의 225노트에서 250노트이상으로 그리고 비행 고도는 종전의 100피트에서 250피트이상으로 정했다. 이는 엄청난 전투 능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취지의 내용들은 1983년부터 1991년에 으르기까지 발간된 많은 미 국방 잡지와 신문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공군은 이러한 객관적 자료를 거의 알고 있지 못했다.

여러 개의 미 국방 잡지들은 심지어 6,000시간으로 규정된 F/A-18기의 수명이 불과3,000시간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1978년부터 1981년에 이르기까지 구매된 61대는 겨우 3,000시간을 채우고 조기 퇴역했다. (Navy News 89.11.6일자 및 Defen News, 1989.11.20일자)

결국 한국 공군은 8,000시간짜리 F-16기와 3,000시간짜리 F/A-18기를 놓고 1 대1로 값을 비교한 것이다. 그 사실을 토대로 한다면 F/A-18기의 시간당 체공 비용은 F-16기의 6.4배이다. F/A-18기가 F-16기의 6.4배 값이라는 뜻이다. 한국 공군은 두 개의 기종을 비교하는 데 있어 양개 업체에서 가져다 주는 자료에만 의존했다. 어느 업체를 만났느냐에 따라 어제의 생각이 다르고 오늘의 생각이 달랐다.

그들은 F/A-18기의 미 정부 구매 단가가 F-16기에 비해 2배이상으로 비싼 기종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F/A-18기에 기술적 하자가 많다는 사실도 몰랐고 F/A-18기의 시간당 감가 상각비가 F-16기의 5.8배라는 사실도 몰랐다. F/A-18기는 항공 모함용이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하고, 짠 해수를 견뎌 내야 하기 때문에 특수 재질로 만들어졌다. 연간 생산량도 F-16기의 20퍼센트에 불과했다. F/A-18기가 비싼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이것을 놓고 한국 공군은 비싼만큼 성능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많은 이들은 공군 조종사들이 공중전의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조종 재간이 좋다 해서 공중전의 대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자가 운전자라 해서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것이나 같은 애기다. 한국 공군의 최대 약점은 분석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분석능력이 없다는 것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의미한다. 하나는 공군 전략 전술을 개발할 능력이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하나는 앞으로 엄청난 공군 예산을 지혜롭게 쓸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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