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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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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여성 지도자의 역할

1. 지도자란 무엇인가.

분대장으로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지휘관들은 공식적인 지도자들이다. 기업에서는 이들을 계장, 과장, 부장, 전무 등의 직급을 지휘관이라 부르지 않고 관리자 또는 경영자라고 부른다. 호칭은 달라도 자기 휘하에 한사람 이상의 인력을 배당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군이나 일반사회를 막론하고 모두 지휘자요 관리자요 경영자인 것이다.

기업에서는 부장급까지를 관리자로 부르고, 그 이상의 직급을 경영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세 개의 단어는 모두가 같은 동의어이다. 이들은 다같이 자기 휘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능력을 계발시키고 그 능력을 이용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목표를 수행해나가야 하는 임무를 직함을 통해 공식적으로 부여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지도자란 무엇인가. 위와 같은 직함이 없이도 다른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를 서양에서는 리더라고 부른다. 가장 훌륭한 리더는 무관의 리더이다. 휘하에 단 한사람의 부하가 없어도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예수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수많은 병리현상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들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직함 상으로는 수많은 지휘자, 관리자 그리고 경영자들이 있지만 이들에게는 지도력이 없다. 정부 기관에서도, 군에서도, 교회에서도, 연구소에서도 직함만 있고 지도력이 없다.

많은 이들이 소위 끗발을 리더십으로 착각해왔다. 인사권이 있고, 직함이 있고, 권력이 있고, 돈이 있으면 많은 시람들로부터 대접을 받았다. 그들은 그것을 리더십인 것으로 착각해왔다. 끗발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이었다.

사단은 13,000명 정도의 대부대이다. 사단장을 마치고 예편한 장군이 5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자영업을 경영했다. 그러나 그는 그 5명을 지휘할 줄 몰라 사업을 포기했다. 밖에 나와서는 단 5명도 지휘하지 못하는 그가 무슨 능력을 가지고 사단을 지휘했을까. 그는 리더십으로 부대를 지휘한 것이 아니라 끗발로 군림했던 것이다.

군은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최고의 운동장이다. 그러나 군에서 수많은 지휘관을 지내며 군 생활을 마친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는 단 몇 사람의 고용인도 지휘통솔하지 못하는 이유를 우리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리더십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 군 생활에 임했기 때문이다. 군법과 규율 그리고 신상필벌 권이라는 엄청난 칼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더십 없이도 그들은 지휘관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지휘력으로는 업적을 남길 수는 없다. 훌륭한 리더는 절대로 법과 규정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잊고 사는 세상이 리더십 있는 세상이다.

2. 왜 여성 지도자인가.

여성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가 세 가지 있다. 첫째는 남성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여성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까지 리더십 직함은 거의 모두 남성이 차지해 왔다. 그러나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은 합리성에 치우치기보다는 권위와 감정에 치우쳐왔다.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적으로 흘러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한국 남성은 이제까지 권위를 중요시해야 리더십이 생긴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져왔다. 그러나 한국 여성에게는 이러한 고정관념이 없다. 어쩌면 한국의 잘못된 리더십을 바로 잡는 데에는 한국여성이 가장 훌륭한 명약일 수 있을 지 모른다.

둘째는 리더십에 대한 가정교육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리더십에 꼭 필요한 소양을 가정에서부터 기르지 못하고 자랐다. 남에게 양보하기보다는 나를 우선 시하고, 남을 이끌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남을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조금만 불리해도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려는 마음에서는 절대로 리더십 소양이 길러질 수 없다.

남에게 양보한 것만큼 자기는 성장한다. 그 성장된 힘으로 창조하는 가치는 남으로부터 빼앗을 것보다 사뭇 큰 것이다. 이는 자기성장을 위해 남보다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보다 노력하지 않고 무슨 수로 남을 지휘할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 훌륭한 위인과 리더는 경쟁심으로 창조되지 않는다. 남에게 리더십을 행사하려면 남을 절대로 경쟁상대로 보아서는 안 된다. 남을 포용해야만 남으로부터 따름을 받는다. 훌륭한 위인은 언제나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 그 목표에 도전해온 사람들이다.

남을 경쟁목표로 하게되면 잘해야 남보다 조금만 더 나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경쟁심이 있는 한 자식의 가슴은 황무지로 점점 더 메말라가기 때문이다.

책임질 일을 피하게 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을 자식에게 가르쳐 보라. 이 사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내 자식에게 당장의 사탕이 될 수 있는 자녀 양육 방식은 그 자식의 정신을 병들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 여성들은 신조화해야 할 것이다. 가장 휼륭한 여성 지도자가 가정에서도 가장 훌륭한 리더를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여성의 사회참여 기회가 점점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확대되고 여성의 리더십이 남성보다 앞서가게 되면 이는 남성리더십에 엄청난 도전과 자극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성리더십과 남성리더십에 대한 장단점이 활발히 연구될 것이며 이는 다시 한국 사회 전체에 리더십 개발에 대한 붐을 조성시키게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리더십 기본]소양을 제대로 공부해서 지도자로 성장할 수만 있다면 우리 사회전체에 [리더십 기본]이 확산될 것이다. 여성에게 기대해 볼만한 주제다.

200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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