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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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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의 간판그룹, 금호의 안목

강남 무역회관에 있는 친구를 방문했더니 "도심공항-ASEM-COEX-인터컨티넨탈-최신 맘모스 오피스 타운"이 어우러진 최첨단 COMPLEX에 대해 관광(?) 안내를 해주었다. 첨단시설과 공간문화가 동경에 버금가는 서울의 상징으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이 아름다운 공간에 "옥의 티"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공간이 있어 비난이 일고 있었다. 바로 "도심공항타워" 빌딩이다. 지상 26층, 지하 6층, 연면적 15,000평의 맘모스 "오피스 빌딩"이다. 빌딩 전체가 오피스다.

1개 층에 평균 100명의 직장인이 수용될 수 있기 때문에 빌딩 인구는 어림잡아 2,500명 정도라 한다. 비싼 땅에 지어진 최신의 빌딩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물론 국제거래를 내용으로 하는 하이-클라스 업체들이 수용돼 있는 곳이란다.

건물의 품위는 1층 로비가 좌우한다. 멀리서 보기엔 그럴 듯한 건물인데 막상 들어서 보니 정말 듣던 바대로 상부터 찡그러졌다. 로비는 없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복도만 궁색하게 허용돼 있어 들어서자마자 비좁고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시원한 로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일식집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건물의 품위와 가치가 그 일식집 하나로 손상 받고 있는 것이다.들어서자마자 답답한 골목식 복도에 짜증난다.

분위기를 깨는 일식집에도 짜증난다. 음식 냄새, 비싼 음식을 즐기는 가족들이 벌일 음식문화, 2,500 여명의 직장인들과 이들을 찾는 외국인들은 무슨 감정을 느끼게 될까? 도심의 격조를 비하시키는 업주의 안목과 소탐 정신이 바로 이 곳에 배어 있는 것 같다.

이 건물은 한국무역협회와 도심공항터미날(금호)의 공동지분으로 지어졌다한다. 건물의 운영자가 바로 "금호그룹"이라고 한다.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 하지만 "도심의 얼굴이라고 하는 이 COMPLEX에 가장 최신으로 지어진 맘모스 오피스 빌딩 1층 로비가 일식집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은 건물의 품위이기도 하지만 금호그룹 경영진의 품위로 보여진다.

한국에서 잘 나간다는 그룹, 현정부로부터 각별한 예우를 받고 있다는 DJ 정부 간판그룹의 안목이 겨우 이 정도라면 한국기업 전체의 국제적 안목은 어떠할까? 가슴 아픈 대목이다.

200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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