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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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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공적 자금 50조의 효력은?

시스템을 보면 몇 년 전에도 곡소리가 들리지만, 언론, 경제학자조차도 곡소리가 나야 비로소 뒷북을 치고 호들갑을 떤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경제 붕괴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만 낸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경제는 더욱 가속 페달을 밟으며 침몰될 예정이다.

강봉균과 이현재 전장관들이 호언했다. "추가 공적자금 투입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때 나는 칼럼도 썼고 "한국호의 침몰"도 썼다. 앞으로 공적자금은 계속해서 들어갈 것이라고!

드디어 진념 장관이 공적자금 50조를 요구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1년이 못가서 다시 공적자금을 달라 할 것이다.

50조가 더 투입되면 약 6개월-1년 정도 대팻밥이 훨훨 탈 것이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올라가고, 경제 지표가 약간씩 올라갈 것이다. 그 불꽃을 보고 있는 국민에게 말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 자! 보시요.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 대팻밥 마저 타고 나면 현기증 나는 수직 추락이 이어질 것이다. 나는 정확히 1998년 2월 초에 당시 대통령 당선자와 가깝게 지내던 김상현 의원과 단둘이 조찬을 하면서 말했다.

"당선자로서 2개월간 하는 걸 보니까 불과 2년 이내에 경제 침체로 인해 '이제 그만하고 내려오시요' 할 정도로 여론이 비등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실수한 게 있었다. 설마하니 110조의 공적자금과 또 다른 250조의 공공자금을 쏟아부을 줄 몰랐던 것이다. 지금까지 정권이 연장돼 온 것은 바로 그 대팻밥을 쏟아보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지금 추가적인 50조를 "쏟아붓지 않는다면"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부터 은행과 기업이 무너질 것이다. 대량실업이 갑자기 몰아닥칠 것이다. 그러면 50조를 더 쓰면 어떻게 될 것인가? 임종을 6-12개월간 연장할 것이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될 것인가? 50조를 쓰기에 달렸다. 현정부라면 어떻게 쓸 것인가? 또 다시 밑빠진 독에 부을 것이다. 집권 당 식구들로 채워진 금융기관, 공기업, 워크아웃 등 은행관리 기업, 정부기관, 정부산화기관에 의해 순식간에 소멸될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고기다"하는 식으로 더 빨리 먹어치울 것이다.

만일 그 돈을 잘 쓰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분명히 가능하다. 누가 쓰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에 우주항공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었다. 3,500명이었다. 경영자가 무능해서 봉급을 주지 못해 500명만 남았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은행이 유능한 경영자를 물색했다. 내로라 하는 경력자들은 무두가 다 고개를 내저었다.

드디어 "아랑"이라는 33세의 젊은 사람을 찾아냈다. 그는 500명을 가지고도 3,500명이 꿈조차 꾸지 못했던 엄청난 일을 해냈다. 우리 나라에 부실은행, 부실기업이 많다. 정부는 무조건 외국 기업에 팔려고만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찾아보면 유능한 "아랑"들이 많다. DJ의 용인술은 이제 바닥이 난 것 같다.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실력으론 절대로 "아랑"을 찾아내지 못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뽑은 진념 장관은 "아랑"이 아니다. 그는 금융 구조조정을 6개월 이내에 끝내겠단다. 어림 없는 일이다. 무엇이 어렵고, 쉬운 일인지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DJ에게 50조를 더 주어서, 경제가 실기를 바라는 것은 차라리 사하라사막에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게 될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자기들이 최고란다. 참으로 답답하다.

200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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