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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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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경제 총사령부: 금감원

10월27일자 중앙일보 기가 요약

제목: 위험한 칼 금감원 (부패한 절대권력)

금융기관과 직원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감독기관이 뇌물과 유착의 유혹에 흔들려 신뢰를 잃고 있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권력의 칼, 금융감독원이 처한 위기의 실상과 대안을 짚어본다.

"온갖 요구 자료를 갖다 줬는데도 계속 트집을 잡았습니다. 서류양식이 틀렸다, 직원 교육이 제대로 안됐다 등등. 본래 검사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따졌더니 '담당 국장에게 인사 한번 했느냐' 하더군요. 다음날 저녁 담당 국장을 접대했더니 그후론 일사천리였습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감사를 처음으로 받은 신설 자산운용사 K사장이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 며 털어놓은 얘기다.

퇴직 후 일자리로 연결된 금감원 임직원과 업계의 '밀월관계' 도 여전하다.
최근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에게 뇌물을 받아 문제가 된 장내찬 국장의 경우는 그 동안의 관행으로 볼 때 '빙산의 일각' 이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 정권의 재정경제원에 버금가는 힘과 조직을 갖춘 막강한 기관이다.
과거 은행. 증권. 보험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으로 나뉘었던 4개 감독기관이 통합되면서 금융산업 전반에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감독에 관한 한 절대권력을 쥐고 있다보니 부패할 수 밖에 없다. 앞에선 서비스 기관, 뒤에선 '저승사자'

지난해 5월 금융기관의 인허가 업무가 금융감독위원회로 넘어오면서 금감원의 어깨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금융기관의 탄생에서 사망까지,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칼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H증권 金모부장은 석달간 하루가 멀다 하고 금감원 담당직원에게 '문안인사'를 드려야 했다.

자회사 설립을 위해 관계법령에 따라 서류를 준비해 갔지만 말단직원이 구비서류가 부실하다며 번번이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金부장은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알려달라고 하면 '나도 잘 모른다' 며 제대로 일러주지도 않고 한번 갈 때마다 한가지씩 보완을 요구해 결국 18번이나 서류를 접수해야 했다" 며 "과거 재정경제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고 말했다.

뇌물을 받은 장내찬 국장은 금고업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렸다.

업계 관계자는 "저승에 가지 않으려면 저승사자에게 잘 보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느냐" 며 "금감원 검사가 시작되면 '서류와 접대' ,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 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금감원과 금융기관의 관계를 떼려야 뗄 수 없는 '악어와 악어새' 에 비유하곤 한다.

금감원 임직원은 퇴직 후를 대비해 금융기관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려 들고, 금융기관은 금융기관대로 각종 인허가와 감사 등을 대비해 든든한 보호막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 임직원은 각 금융기관의 '모시기 경쟁' 0순위가 된 지 오래다.

금감원이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98년 통합금감원이 출범한 후 금감원을 퇴직한 임직원 중 13명이 현재 금융기관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감독당국 직원이라고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감독대상기관으로 전직한 금감원 출신들의 인적 네트워크가 감독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금융개혁은 하나마다다. 대주주의 돈 빼돌리기나 부실.불법 경영 등을 감독하지 못하면 공적자금을 밑빠진 독처럼 투입하게 되는 악순환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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