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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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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는 구조개혁을 사기꾼에 맡겼다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의 불법 행각은 `빙산의 일각'이다. 숨겨진 문제가 엄청난 것이다.

제3금융권의 모태는 사채업이다. 신용금고는 음성자금의 피난처였던 사채업을 양성화하기 위해 1970년대에 육성됐다.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들이 `합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신용금고 사장이 됐다.

벤처 활황과 함께 번창해온 벤처캐피탈 역시 사채업자들의 양성화 통로로 이용됐다.
설자리를 잃어가던 사채업자들이 자금에 목말라하던 벤처업체가 늘어나면서 `벤처의 돈줄'로 변신했다. 양의 얼굴로 행세하기 위해 이름만 바꾼 것이다.

벤처 기업에 돈을 대준 창투사들이 겨우 6개월 정도만 기다려주고 이익이 안 보인다며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벤처캐파탈이 바로 사채업자들인 것이다. 벤처 거품이 한창이었을 때, 벤처기업들은 부풀려진 주식 가격으로 신용금고를 인수했다.

벤처, 신용금고, 벤처 캐피탈간에 물고 물리는 삼각관계가 형성됐다. 이를 막아야 금감위가 이들과 야합해 비리구조의 사령탑이 됐다. 벤처도 죽고, 금고도 죽고, 국민도 죽는 망국적 구조다.

서슬푸른 금융감독원은 DJ정권의 구조조정 총사령부다. 작은 벤처 시장에서 그들이 벌인 비리의 판도가 600억 원 정도면 대기업 판에선 더 엄청난 비리가 자행됐을 것이다.

DJ는 곧 아랫목에 불을 짚여 주겠다고 하지만, 이젠 귀담아 듣는 국민도 없는 모양이다.

기업에 대고 "네 운명은 내 손에 잘렸다"며 칼춤을 추어온 금감원에 대형 비리가 없다면 엄청난 기적일 것이다.

단지 비리를 자동적으로 노출시키는 "자동견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꼭꼭 숨어있을 뿐이다.

이런 메카니즘을 방치한 DJ가 앞으로 2년 이내에 경제를 U 턴시키겠다는 것은 태평양 물을 단숨에 마시겠다는 것보다 허망한 것이다.

200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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