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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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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상환액에 깔려 죽는다

1998년 초부터 털어 부은 140조 공적자금에 대한 원리금상환이 본격화되어 재정을 압박하게 된다. 내년에만 해도 공적자금과 국채발행에 따른 이자로 1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까먹고, 그 다음 해부터는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있다.

1998년보다는 1999년에 더 많은 공자금을 퍼부었다. 퍼부은 공적자금 규모가 해마다 늘어나고 시간이 갈수록 누적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후년에는 20조, 그 다음 해에는 30조 하는 식이다.

재경부는 최근 내년에 공적자금 원리금 상환용으로 7조7,000억원, 국채이자를 갚는데 2조원 등 총 9조7,000억원의 예산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했다.

이는 올해 원리금상환용 예산보다 1조2,000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문제는 2003년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공적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원리금상환 금액도 급증한다는 데 있다.

2003년에 갚아야 할 공적자금 원리금은 14조7,000억원으로 내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나며, 2004년 20조원, 2005년 23조원 등으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반면 환란이후 올 들어 6월까지 회수된 공적자금은 전체 140조원의 24%인, 33조6,000억원에 그쳐 76%의 국민혈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발표일뿐 나의 직관으로는 76%가 아니라 100%에 가가운 돈이 유실됐다고 본다.

이런 논리다. 해마다 빚을 늘릴 수 밖에 없는 A기업에 은행이 돈을 빌려주었다. A기업은 식물기업이다. 정부가 살려주라고 해서 은행은 계속 돈을 빌려주고 있다. 은행의 장부에는 A기업에 빌려준 돈이 "받을 돈"(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떼인 돈"보다 더 악질적이다. 이렇게 분류된 "받을 돈"이 과연 회수가능한 돈인가? 절대로 아니다.

공적자금은 "곳곳에 배치된 DJ 당원들"이 알아서 나눠가라는 돈이었다. 공적자금을 수혈받는 기업들의 임원이 DJ당원들이다. 그들이 연봉을 170%까지 올려받고 각종 하도급 이권에 결탁돼 돈을 나눠가는 모습을 우리는 보도를 통해 보았다.

이렇게 재정에 압박이 오는 반면 공적자금을 더 달라고는 차마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드디어 국채를 남발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76조원(외평채포함)이다. 올해부터 2003년까지 매년 10조-11조원씩 원금을 갚아나가야 한다.

공적자금 원리금 상환액과 새로운 채권 상환액을 합치면 후년부터는 연간 20-30조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빚 얻어 빚을 갚는 허망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국가를 시한부로 파먹다가 걸레로 만들어 내버리겠다는 속셈이다. 인간적으로서는 차마 저지를 수 없는 엄청난 짓을 했다. 경제파탄으로 인해 곧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자살할 것이다. 범죄가 속출할 것이며, 범인들이 살인을 자행할 것이다. DJ는 살인보다 더 악질적인 저지레를 친 것이다.

DJ에게 돌팔매를 날려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으로서도 하지 못할 짓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지금 우리 모두에게 감히 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마 솥에 든 개구리 신세다.

처음부터 뜨거웠다면 개구리는 튀어나가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뜨거워지는 물속에서 "죽는줄도 모르면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200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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