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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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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신바람

소비의 개성화 시대다. 옛날엔 같은 무늬의 와이셔츠를 수 백만 개씩 생산했다. 지금은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다. 따라서 품질과 생산성 향상은 인간능력의 계발을 통해서만 극대화된다. 반도체 칩처럼 자동화 시켜서 찍어내는 식으론 안 된다. 하드웨어 시대, 소프트웨어 시대를 거쳐 지금은 휴먼웨어의 시대다.

능력을 갖춘 근로자들에게 신바람을 불러일으켜 주면 일시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지속적이고 획기적인 생산성은 인간능력 자체를 향상시킴으로써만 가능해 진다.

신바람으로는 인간능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신바람으로는 인간을 교육시킬 수도 없다. 인간능력은 철학적 동기유발, 자기발전을 위한 개인적인 극기, 훌륭해 지려는 데 대한 끊임없는 자극 그리고 직장에서 마련해주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하루에 조금씩만 향상되는 것이다.

자기실현 의식이 강한 사람은 누가 신바람 같은 것을 불러 일으켜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 가며 능력을 향상시킨다. 사람은 누구나 나태해지기 쉽다. 어떤 사람은 남이 자극을 불어넣어 줘야 발전한다. 하지만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스스로 자극을 마련해 가며 발전한다.
자극은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지만 신바람은 마치 주사약의 힘처럼 단기적인 힘만을 발휘할 수 있을 뿐이다. 신바람은 남이 불러 일으켜 주는 것이지만 자극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기 원동력이다.

인간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성장을 의미한다. 이 세상에 신바람을 통해 성장했다는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위인과 명작은 자아실현을 위한 끝없는 도전과 극기에 의해 이룩된 것이지 신바람에 의해 이룩된 것은 아니다.

1946년도 일본이 미국의 데밍 박사로부터 배운 첫 번째 교훈은 정신력 즉 스피리철이즘의 타파였습니다. 사원들에게 정신력만을 강조한다면 이는 마치 화살을 가지고 전투기를 격추시키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 했다.

품질이 저하되고 있는 것은 사원들의 정신이 나태해서이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사원들의 근무기강이 해이해서 이기 때문이라고 몰아 붙친다면 기업은 퇴보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기업이 생산성의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다. 이를 신바람이라는 정서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냐 또는 과학적으로 해결할 것이냐에 대해 기업은 선택해야 한다.

신바람도 의식도 시스템의 산물이다. 시스템을 보면 품질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신바람을 보고는 품질을 평가할 수 없다. 최고 경영자의 각별한 당부만을 가지고는 근로자들의 작업동기와 기술개선 의지를 자극할 수 없다.

급료를 올려주고 회식을 시켜준다고 해서 생산성이 향상될 수는 없다. 근로자들 전체가 과학도가 돼야 한다. 발전은 가치관과 시스템의 산물이다. 그러나 발전이 신바람의 산물일 수는 없다.

200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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