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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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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는 끊임 없이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라

협동이나 단결을 강조하는 경영자는 사원들의 지혜를 결집시키지 못하는 사람이다. 훌륭한 경영자는 단결을 강조하지 않는다. 목표부터 제공한다. 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장애요소를 말 없이 제거해 준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한다. 인간의 동기를 목표와 일치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한다.

목표가 애매하면 성과도 애매하다. 최고의 과학자들을 유치해 놓고 이들에게 훌륭한 장비와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무엇이든 훌륭한 것을 발명해 주시오”라고 부탁한다면 그들은 아무 것도 발명해 내지 못한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소니사가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업이 된 것은 경영진이 늘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들 최초의 목표는 한번도 구경해본 적이 없는 녹음기를 만드는 일이었다.
소니사의 모리타 회장은 물리학도였다. 그는 태평양 전쟁 때 해군이 추진하고 있던 열추적 유도탄과 야시장비 연구에 몰두했었다. 전쟁이 끝나자 그는 폐허화된 건물에 책상 하나를 갖다놓고 가느다란 철사에 사람의 음성을 녹음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몰두했다. 어느날 그는 맥아더 사령부에서 테이프 레코더를 생전 처음 보게 되었다.

그는 끈질기게 미군 장교를 졸라 그 테이프 레코더를 몇 시간 빌릴 수 있었다. 철사가 아니라 테이프에 녹음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질긴 종이를 만드는 회사 하나를 수소문해 냈다. 그러나 그 공장은 미제처럼 질긴 종이를 만들 수 없었다. 자연히 종이의 두께가 뚜꺼워졌다. 그들은 붓을 가지고 거기에 자석가루를 칠했다. 제품을 개발해 내려는 그들의 노력은 이렇게 근거없고 엉뚱한 방법으로 시작 되었다. 그러난 그들은 확실한 목표를 정했기 때문에 미국보다 더 훌륭한 녹음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소니사의 두번째 목표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드는 일이었다. 라디오를 가장 먼저 만든회사는 미국TI사였다. TI사가 만들어낸 라디오는 진공관식으로 부피가 커서 커다란 응접실 한모퉁이를 장식하는 커다란 가구로 취급되고 있었다. 라디오는 가구라는 생각에 젖어온 미국 기업들은 트렌지스터를 먼저 만들어 내고도 그것으로 소형 라디오를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트랜지스터는 1948년에 미국 벨 연구소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여 소형 라디오를 만든 회사는 일본의 소니사였다. 1955년에는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어 냈고 1957년에는 포켓 크기의 라디오를 만들어 냈다. 소니사의 직관과 비전이 TI사보다 훌륭했던 것이다.

아키오 모리타 회장은 시장을 보는데 남다른 직관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을 볼 때마다 그것을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도 남다른 직관을 가지고 있었다. 시장과 기술에 대한 비전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훌륭한 목표를 창출해 낼 수 없다.

소니사의 그 다음 목표는 워크맨이었다. 모리타 회장은 라디오에서 스피커를 떼어내는 대신에 증폭 기능을 졍교화시키고 지푸라기처럼 가벼운 헤드폰을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도 클래식 음악 테이프를 들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해 착상했다. 소니사의 누구도 그것이 시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리타 회장은 그의 퇴진을 걸고 워크맨 개발을 강행했다. 어느날 그는 시제품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테이프를 바꿔가며 클래식 음악을 즐겼다. 시제품은 그만큼 훌륭했다.

하루 종일 혼자서 워크맨을 즐기자 그의 부인이 무료해 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잭을 하나 더 만들라고 했다. 부인과 함께 워크맨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러다가 해드폰을 쓰고 있는 부인에게 말을 걸 필요가 생겼다. 그는 소형 마이크로폰을 설치하도록 다시 주문 했다. 이제는 두사람이 음악을 들으면서 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워크맨은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제조 즉시 2천만대나 팔렸다.

모리타 회장의 영원한 파트너인 이부카 회장이 어느날 책상 위에 영문 포켓북을 내놓으면서 말했다. “바로 이 책만한 사이즈의 비디오 레코더를 만듭시다.” 지금 가정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켐코더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최고 경영자는 이와 같이 끊임없이 목표를 제공 해야 한다.

목표지향적 연구개발 노력

최고 경영자는 연구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리한 판단을 해야 한다.
소니사가 자석 테이프 방식을 이용해 VTR을 만들고 있을 때 RCA는 비디오 디스크 개념에 몰두하다가 수백만불만 날렸고, 발명의 대가였던 피터 골드마크는 필림식 녹화기를 만들다가 빛을 보지 못했다. 70년대와 80년대를 걸쳐 일본인들은 같은 상품이라도 작고 얇고 짧게 만드는 데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역시 확실한 연구개발 목표였다. 이 한가지의 목표로 인해 일본은 제품의 소형화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해 왔다.

소련이 스프트닉을 지구궤도에 올렸다. 이에 미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아폴로 계획을 세워 소련과 똑같은 위성을 발사하라고 명령했다. 모든 것이 백지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만화를 그리는 기분으로 상상력을 동원했다. 그러나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에 미국은 소련보다 더 정교한 위성을 개발해 냈다. 위성은 한번 쏘아 올리면 실패가 없어야 했기 때문에 아폴로 계획은 무하자(Zero Defect)프로그램이여야 했다. 제조과정 하나하나에 하자가 있으면 안되었다. 미국인들의 이러한 노력에서 일본인들은 무하자 개념을 제조공정에 응용했다. 그러나 정작 무하자 개념을 창출해낸 미국인들은 무하자 개념을 제조공정에 도입할 줄 몰랐다.

박정희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만들었다. 그는 연구소 간부들을 불러 놓고 소총과 박격포를 보여주면서 말했다. “이것이 소총이고 또 저것은 박격포다. 이와 똑 같은 것을 만들라.” 확실한 목표였기 때문에 그 연구소는 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박대통령은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 숙소를 하나 마련했다. 그곳에 몇일씩 묵으면서 연구 개발을 지휘했다.

그는 유도탄을 만들라고 명했다. 그의 숙소는 이를 위한 현장 지휘소였다. 그러나 그가 떠난 이후 그 숙소는 파티장으로 변해 버렸다. 아무도 그 곳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 이후 국방과학연구소에는 뚜렷한 목표가 주어지지 않았다. 단지 “유익한 것을 만들어 국방에 기여하라”는 식의 지시만 있었을 뿐이다. 그결과 연구소는 존립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만큼 오합지졸로 변해 버렸다.
연구개발 리더십이 실종된 것이다.

지만원의 저서 싱크로 경영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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