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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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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설, 경거망동하고 있다

2001. 4. 10일 조선일보가 EP-3정찰기 충돌사건에 대해 "미국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사설로 중국편을 들고나섰다. 위험한 경거망동이다. 사설의 요지는 이렇다.

1) 이 사건은 중국 부근 상공에서 일어났고, 중국이 미국을 정탐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을 정탐했으며, 중국 전투기와 조종사가 실종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결자해지의 처지에 있으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2) 이런 사건이 미국 부근에서 중국 정찰기에 의해 일어났다면 미국은 어떤 태도를 취했을 것인가를 역지사지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3) 중국은 미국이 사과(apology)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사과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미국의 태도가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사건의 본질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앉을 자리 설자리 구분 못하는 단세포적 발상이다.

1) 중국과 밀월관계에 있는 러시아, 북한까지도 사실 보도만 한 채,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2) 미국 정찰기는 중국의 비밀 핵실험 준비활동을 찰영중에 있었다 한다.

3) 미국은 중국, 북한 등의 핵무기 개발 및 무기기술 수출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경찰국가다.

4) 사고 지역이 중국 부근이기 때문에 미국의 잘못이라는 판단은 단세포적 시각이다. 사고 지역은 다음과 같은 성격을 띄고 있다.

가) 중동 석유 및 에너지가 동북아시아로 수송되는 길목으로 전략적 요충지다.

나) 하이난섬이 들어 있는 남중국해는 대만을 포위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역으로 최근 중국의 남하 팽창 정책의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다) 러시아 및 중국의 남하 팽창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아시아 방위선이 지나가는 곳으로 미국 7함대가 기득권을 가지고 활동하는 곳이다. 단순히 중국에 가까운 지역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미국의 세력권에 중국이 도전하고 있는 경계지역이다.

따라서 "중국에 가까운 땅이기 때문에 미국이 사과해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시각은 너무나 경망스럽다.

5) 중국은 잠재력이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 아직도 WTO 에 가입하지 못 할만큼 국제사회에서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에게 무기기술을 제공하는 나라다. 미국의 감시망을 피해 무기 기술을 몰래몰래 수출하고 있다.

6) 이 지역의 정찰활동은 우리 국익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의 무기 수출도 이 지역을 통과한다. 북한의 움직임도 이 지역에서의 정찰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7) 미국에 안보를 의탁하고 있는 처지에 있는 우리가 앞 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미국이면 패권주의로 몰고 가려는 자세를 갖는다는 건 천방지축이다.

8) 중국은 24명의 미군을 오래도록 인질로 삼을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국제여론은 오히려 중국에 불리해진다. 힘이 강한 미국을 대항하기 위해서는 힘으로 맞설 게 아니라 명분과 지혜로 맞서야 한다.

9) 인질부터 먼저 돌려보내고, 사건을 공동 조사해야 한다. 여기에서 미국이 불합리한 행동을 보이면 국제사회에서 얼마든지 미국의 얼굴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인질을 잡아두고 무엇을 얻겠다는 건가?

10) 조선일보는 이것부터 생각하기 바란다. 1) 정찰기 사건은 안보에 관한 문제다. 안보에 관한 한, 미국과 우리는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다. 2) 중국이 언제부터 우리편인가? 안보에 관한 한, 중국은 북한 편이다. 한국전쟁 때, 우리를 위해 싸운 국가가 중국이었던가?

2001.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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