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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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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대중의 등장

4. 김대중의 등장

1971년 49세가 된 김대중은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에 패하자 신병 치료차 일본으로 건너갔다. 1972년 10월에는 유신 계엄령이 선포되고, 국회가 해산되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많은 기록들에 의하면 이 때 김대중은 일본과 미국을 왕래하며 한국에 대한 경제원조와 군사원조를 중단시키려 했고, 망명정부를 수립하려 했으며, 김일성 정권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반국가적 행위들을 감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1973년 4월에는 미국 하버드대 코헨 교수에게 ‘박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 미국이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도록 미 의회 지도자에게 압력을 넣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미국에서 북한을 방문한 친북 인물들을 만나 반국가 단체로 규정된 ‘한민통’(한국민주통일연합)을 조직하여 자신이 의장으로 앉았다. 이 시기에 그는 일본에서 보수를 표방하는 자민당 출신이면서도 좌파의원인 우스노미야 의원 등 일본 국회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일본을 무대로 반정부 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그는 73년 8월 8일, 도쿄 팔레스 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되어 129시간 만에 서울로 압송됐다. 이에 대해 박정권은 국내 야당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고, 일본으로부터는 주권 침해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결국 한일간의 이 외교적 마찰은 미국의 주선으로 일본 정부와 막후접촉을 벌인 결과 주일 한국대사관 1등 서기관 김동운을 해임하고, 김대중의 해외체류 중 언행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고, 김종필 총리의 방일 사과를 끝으로 사건 발생 86일 만에 마무리됐다. 1974년 12월, 가택연금 중에 있던 김대중은 재야단체인 ‘민주회복국민회의’(국민회의)에 참여해 재야활동을 재개했다. 1976년 3.1절 기념미사에서 그는 윤보선, 함석헌, 문익환, 김승훈 등 재야인사들과 함께 민주주의, 경제입국 구상의 재검토, 민족통일 등을 주장하는 '3.1민주구국선언'(일명 명동사건)을 발표해 대통령긴급조치 9호 위반했다. 이로 인해 구속되어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확정 받아 진주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그의 투옥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이 고조되자 박대통령은 1978년12월 그를 형집행정지로 석방한 후 가택연금으로 전환시켰다. 가택연금 상태에서도 그는 1979년 3월 1일 '민주주의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연합'(약칭 ‘국민연합’)을 결성해 윤보선, 함석헌 등과 함께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재야활동을 계속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살해되면서 유신체제가 붕괴되자 최규하 대통령권한대행은 동년 12월에 그를 가택연금에서 해제했고, 이어서 1980년 2월 29일 윤보선, 김대중, 지학순 등 긴급조치 위반자 687명에 대해 사면-복권을 단행했다. 항간에서는 이를 ‘서울의 봄’이라 불렀다. 이로부터 그는 가벼운 몸으로 김영삼, 김종필 등과 함께 정치활동의 전면에 나서서 학원소요사태를 배후 주동하고, 대규모 학원소요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최규하 정권의 즉각 퇴진을 압박하다가 5월 17일 자정,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를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