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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萩原遼(하기와라 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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金正日 감추어진 戰爭 (1)

金正日 감추어진 戰爭 (1)


-金日成의 죽음과 大量餓死(대량아사)의 수수께끼를 풀다-
文藝春秋 2004년 11월 15일

萩原遼(하기와라 료)

[著者略曆]

1937년생. 67년 오사카外國語大學朝鮮語科卒. 69-88년「赤旗(아까하다)」記者. 72-73년 평양특파원, 89년부터 프리랜서로, 89년 12월-92년 8월 워싱턴체재. 國立公文書館에 비장되어 있는 미군이 탈취한 북조선문서 160만 페이지를 3년에 걸쳐 독파하고,『朝鮮戰爭-金日成과 맥아더의 음모』(93년)를 저술했다. 60年代의 북송된 사람들의 비극을 그린 『北朝鮮으로 사라진 친구와 나의 이야기』(98년)로 제30회 大宅壯一논픽션賞受賞.

2000년 6월부터, 다시 워싱턴에 거처를 정하고, 核危機, 대량의 餓死, 拉致發覺과 世界를 흔들었던 90년대의 韓半島의 內部力學을 미국에서 취재.

90年代, 金正日은, 金日成과의 戰爭, 數百萬의 國內의 “敵對階層”과의 戰爭이라는 「두 가지의 戰爭」을 싸웠다고 하는 이 책의 問題提起는, 韓國, 中國取材도 곁들인 4년에 이르는 調査를 근거로 하였음.

  제1장 모든 것이 차우체스크 처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 당시, 평양에 있던 러시아인 기자

-前略-

프라코프스키 기자를 안 것은 워싱턴에서『北朝鮮의 核문제』라는 책에 수록된 그의 論文「핵위협, 양지를 찾고 있는 北朝鮮」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1989년의 東歐社會主義의 잇따른 붕괴,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체스크가 그 해 12월 25일 민중봉기에 의해 處刑(처형)된 중대사태 가운데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는 북조선의 붕괴 위기를 앞두고 金日成과 金正日이 두려움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차우체스크의 학살은 金日成의 住居(주거)를 충격 상태로 몰아넣었다. 아들 金正日은 곧바로 평정을 되찾을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평양의 궁정사정에 정통한 소련외교관을 통하여 저자에게 들어 온 것이다.

歷史(역사)가 예리한 전개를 보여주듯이, 사태가 급속하게 진전되었다. 北朝鮮의 체제는 박두하고 있는 위기에 직면,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다고 느꼈다. 실제로 그들은 이러한 새로운 조건 아래서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졌다. (『북조선의 핵문제』라우트렛지社 2000년 영어판 96페이지)

프라코프스키씨는 東歐(동구)붕괴 때, 평양에 상주하고 있던 소련신문 콤스몰르스카야 프라우다 특파원이었다. 金日成과 金正日의 동정을 잘 알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

이 『北朝鮮(북조선)의 핵문제』는 뉴욕과 런던의 라우트렛지社에서 동시에 출판되었다. 15명의 필자가 분담 집필했는데,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러시아 사람으로, 평양의 전 소련대사관원이라든가, 구 소련신문의 전 평양특파원, 경제연구자 등 당시의 북조선의 상태를 지실하고 있던 사람들이어서, 귀중한 정보가 새나왔다.

프라코프스키는 이렇게도 썼다.

특권층 특히 金日成(김일성)의 가족들은, 위기가 한층 악화 될 경우, 그리고 불가피하게 보이는 체제붕괴 때,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보복의 공포에 의하여, 하나로 뭉쳤다.

그 공포는, 공통적인 본성으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北朝鮮(북조선)과 같은 조건 아래서는 특히 그러했다. 지배층 멤버들 즉 당의 고위간부나 가족들이, 체제가 범한 범죄에 다같이 책임을 지고 있는 것에 의한 공포이다.

自己自身도 억압의 희생자였던 사람들마저, 십분 범죄행위의 짐을 지고 있으며, 그 범죄행위에는 여하한 정상참작도 기대할 수 없었다.(前揭書 98페이지)

東歐사회주의국가들의 잇따른 붕괴 가운데서 유일하게 루마니아만이 유혈의 민중봉기에 의한 붕괴가 되었다. 金正日이 루마니아 사태에 자신의 운명을 중복시켜 보면서 공포에 떨었다, 는 프라코프스키의 기술은, 나에게 커다란 시사를 제공해 주었다.

-중략-

프라코프스키는 평양에서 특파원 생활을 했다는 공통체험으로 해서 친근미를 느껴, 곧 허물없이 사귀었다.

나는 간단히 자기 소개로서, 지난날 1972년부터 73년까지 자신도「赤旗(아까하타)」특파원으로서 평양에 주재한 경험이 있다는 것, 그러나 마지막에 북한당국으로부터 추방당했다고 말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하고 프라코프스키가 물었다.

「확실히 말하지 않았지만, 外交用語로 말하는 페르소나․논․그라다(탐탁스럽지 않는 인물)라는 것인 듯 하다. 추방되어 일본으로 돌아오니 조총련 측에서는 나의 건을 “公安의 스파이로서 共和國에 잠입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렇게 설명되고 있었지요」

「스파이로 추방입니까, 나도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1986년부터 평양에 주재하고 있었습니다만, 1990년의 12월에 一時 귀국했습니다. 그 후 평양으로부터 통고가 왔습니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말라”고」

즉시 1989년 12월의 루마니아사태 무렵의 평양의 공기에 대하여 질문했다. 다음은 프라코프스키의 이야기다.

「내가 당시 접촉하고 있던 북조선의 보도기관은 긴장하여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루마니아와 北朝鮮과는 아주 친한 우호국이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위대한 지도자인 차우체스크 부처가 총살되었기에, 북한의 무리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北의 기자들도 루마니아 사태를 어떻게 보도하면 좋을까 헤매고 있었다. 쓰려고는 한 것 같지만, 결국 위로부터 압력을 받아 아무것도 쓰지 못 했습니다」

- 아주 긴장상태였군요.

「대체 루마니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전율을 느끼면서 듣고 있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설명을 했더니, 심각한 얼굴을 한 채 수긍할 뿐이었습니다. 한마디도 의견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문자 그대로 머리를 끄덕였을 뿐」

- 과연. 긴장된 모습은 기자만이 아니라 간부들도 그러했다.

「간부들도 같았습니다. 1989년 7월 제13회 평양청년학생제전에서는, 많은 간부들이 그쪽으로부터 나에게 접촉을 요구해 왔었습니다만. 그런데, 루마니아 대한 코멘트를 얻으려고, 그들에게 몇 번 면회를 구했는데도 응해 주지 않았습니다.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金正日에게 화제를 돌렸다.

- 당신은 金正日이 차우체스크의 처형에 굉장히 겁을 먹고 있었다고 썼더군요. 그 정보는 어디로부터 입수한 것입니까.

「소련대사관과 루마니아 대사관의 친구들로부터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구체적인 것이 되면 잘 알지 못합니다. 당신도 알고 계시겠지요, 평양의 비밀의 분위기. 즉 金父子에 대해서 말입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상황은 변함이 없습니다」

- 金正日은 그 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까.

「흔적도 없이 숨어 있은 것이 확실합니다. 2주간 정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있었습니다.」

- 어디에 틀어박혀 있은 것입니까?

「금강산이었는지 묘향산이었는지 어딘지는 모릅니다」

브라코프스키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은 책에 쓰인 것이 전부로서, 그 이상의 것은 모른다고 말했다.

브라코프스키는 그 논문에서 당시의 평양의 파탄이 된 상태를 이렇게 전했다.

「그 시기에는, 파국적인 경제의 마비와, 국민의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수 없게 된 결과, 정권이 경제와 軍과 사회를 운영할만한 권위도 통제력도 없었습니다. 그 무질서한 모습은 이미 붕괴의 심연에 빠져있던 정권으로서 중요한 위협이 되었습니다」

身柄(신병)을 지켜줄 軍마저도 통제를 떠나 표류하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썼다.

「金日成은, 청년시대의 게릴라 활동 중에 교훈을 익혔는데, 식량폭동이 일어났을 경우,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확실히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런 유의 폭동 진압에는, 조선인민군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人民軍자체가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조건하에서, 核 카드가 체제에 남아있는 마지막 카드로 보였던 것이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金父子가 마지막 수단으로 택한 것이 核무기에 의존하는 冒險主義(모험주의)였다는 것도 올바르게 지적되어 있다. 이 힌트 덕택으로 나의 취재방향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 프라코프스키를 만난 그날 저녁, Y씨의 출장에 동행하여 연변에 일주일간 가게 되었다. 이미 비행기표는 구해 두었다. Y씨의 출장에 내가 동행을 부탁한 것이다. 연구자라든가 무역관계자 등을 만난다는 것이다. 지장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나도 동석하고 싶었다. 뭔가 힌트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Y씨는 쾌히 승낙하여, (중략) 워싱턴과 北京의 왕래로 일정을 짰다. Y씨와 연변행비행기를 탔다」

- 중략 -

연변에서도 차우체스크 처형 때 金正日이 어떠했었는가에 대해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었다.

2. 金正日은 겁을 먹었다

서울에서도 몇 사람인가가 北朝鮮문제 전문가에게 1989년 12월의 金正日의 움직임에 대하여 질문했다. 누구도 몰랐다.

「그러한 것 조사하고 있는 사람이 한국에는 없습니다」

「거기까지 하는 사람은 오바키이지요」

「오바키라고?」

「日本에서 그렇게 말하지요. 도깨비란 것을」

「아, 그것은 오바키가 아니고 오바케지요」

나와 관심을 같이하는 사람은, 정보기관의 인간들 정도일지 모른다.

햇볕정책으로 해서, 國家情報院(KCIA)은 이제 金正日 정권의 우호단체같이 변해 버렸다. 한국정부와 KCIA는 나를「낡은 冷戰思考를 가진 자」로 비판하면서 경계했다.

내가 지난날 월간 『文藝春秋』(01년 8월호)에 쓴 金大中정권비판의 논문에 대하여 駐日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항의문을 내민 일도 있었다.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알려 줄 까닭이 없다. 서울에서도 허탕일까.

- 중략 -

마지막으로 北韓정부의 모 정부관청의 중견간부로 있다가 망명한 朴明哲(가명)과 간신히 연락이 닿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의 식량사정에 밝은 사람이다.

북조선의 식량사정에 대한 나의 질문에 모두 답해 준 다음에, 혹시나 하고 차우체스크 처형 때의 金正日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金正日이 극도로 겁을 먹고 理性을 잃고 있은 것이 사실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대로입니다」

그는 말이 끝나자 답했다.

「나는 차우체스크 處刑 직후에 하달된 金正日의 지시를 들었던 것입니다」

「예? 金正日의 指示를? 어떤 內容의?」

나는 흥미 있게 물었다.

「金正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라, 차우체스크도 이러한 모습으로 페그손(庶民)들에게 당했다. 서민들이 민란을 일으키면 여러분들도 이렇게 絞首(교수)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오른 손으로 목이 매달리는 모습을 그렸다.

「그것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나온 지시입니까?」

「차우체스크 처형 직후입니다. 1990년 초입니다. 외무성, 국가보위부, 인민무력부, 당중앙, 인민보안성 등 권력기관의 간부들이 모였습니다. 차우체스크가 체포되어 처형될 때까지의 비디오를 일주일간이나 반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金正日의 직필의 지시가 간부에 의하여 낭독되었던 것입니다.

『잘 보라. 차우체스크도 저렇게 되었다. 東歐社會主義國家가 멸망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이 체제가 붕괴되면 너희들 간부들부터 맨 먼저 페그손들에 의하여 교수형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라. 지금이야말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人民의 統制와 管理를 제대로 하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체제가 붕괴된다.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너희들은 페그손에 맞아죽는 거야』

「지독한 指示군요」

「金正日은 人民에 맞아 죽는다, 목이 매달린다, 고 하는 말을 몇 번이나 사용했습니다. 이 같은 것을 보더라도 金正日이 얼마나 겁을 먹고 있었는가를 알 수 있지요」

역시 프라코프스키가 말한 대로였다. 차우체스크의 처형에 金正日은 아주 낭패한 모습으로, 공포에 떨고 있은 것이다. 프라코프스키가 쓴 바와 같이「체제 붕괴 時에, 그들을 기다리는 보복의 공포에 의하여, 하나로 맺어졌다」는 것이다. 金正日은 자신의 공포감을 간부들에게 선동, 전달하여 운명공동체의식을 북돋운 것이다.

그 사람은 또한 이런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분명, 차우체스크 처형 무렵의 노동신문에 옛날의 金日成 연설문을 일면에 크게 재수록했습니다. 金正日의 지시로 올린 것입니다. 그것을 읽어보면, 그 당시 金正日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겁을 내었는가 하는 힌트가 있기 마련입니다」

3. 처형당일에 게재된 金日成 연설

美議會圖書館에서 1989년 12월 25일자 노동신문을 찾았다. 제목은 「당원의 계급교육활동을 한층 강화 할 때 대하여」로 되어 있다. 1955년 4월 1일에 당중앙위원회총회에서 金日成이 행한 연설의 재록이다. 이것이 게재된 12월 25일은, 차우체스크 부처가 처형된 날이다.

차우체스크 대통령 부처는, 12월 22일에 체포되어 軍基地 안에 유폐되어 있었다. 22일에 관제 차우체스크 지지 집회가 首都 부카레스트에서 열렸는데, 그것이 갑자기 反정부집회로 변하여, 軍隊도 民衆에 가세하여, 공산당 본부로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간신히 옥상에서 헬리콥터로 국외로의 도망을 시도한 차우체스크 부처는 국경에서 체포된 것이다. 두 사람의 운명은 풍전등화였다. 필시 金正日은 駐루마니아 北朝鮮대사관으로부터 이러한 상황을 차례대로 알게 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운명도 풍전등화 상태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김정일은 노동당편집국에 지시하여, 전술한 金日成연설을 게재시켰다. 一面全面과 2면의 3분의 1을 점하는 대연설이다. 통상 이런 類의 歷史的 문헌을 재수록 할 경우에는, 여차여차한 意義가 있기 때문에 잘 음미하라는 간단한 서문이 붙는다. 그런데 그것이 없다. 무엇 때문에 그것이 게재된 것일까, 선뜻 알 수가 없다. 그러나 大活字의 제목이 두드러졌다. 무언가 강렬하게 어필하고 싶어 한 그 뜻만은 지면의 취급형태에서 전해진다. 이 金日成 연설은, 한마디로 말해서「階級(계급)의 敵(적)을 憎惡(증오)하라」「그들과 단호히 투쟁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연설이 발표된 1955년 4월이라고 하면, 3년여에 걸쳐 계속된 韓國戰爭이 이 겨우 停戰(정전)되고 2년이 채 되지 못한 시기였다. 엄청난 死傷者(사상자)와, 美軍의 폭격으로 폐허화된 도시. 황폐된 농촌. 사람들은 굶주림과 결핍을 맞고 있었다. 분단된 국토의 통일을 호령하면서 金日成이 내건 전쟁이었으나,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분단의 벽은 한층 높아지고 견고해졌다. 金日成 등 지도부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 없는 목소리로 충만해 있었다. 이 민중의 비판을 金日成은, 지도부내부에 美제국주의 스파이가 있었다는 날조된 재판으로 곤경을 벗어났다. 당시 조선노동당부위원장으로서 外相, 人民軍總政治局長이었던 朴憲永을 위시하여 李承燁, 林和 등 南朝鮮으로부터 北으로 온 저명한 共産主義者 간부 12명을 美帝國主義가 들여보낸 스파이의 누명을 입혀 모두 처형했다. 北의 社會主義를 위하여 死線을 넘어 달려간 다수의 南朝鮮 혁명가들도 스파이 혐의로 차례차례로 査問하여, 수용소로 보내기도하고, 자살하는 일이 속출된 공포의 지옥이었다.

金日成이 한국전쟁의 정전 후에 부딪친 최초의 심각한 정권의 위기를「계급투쟁」으로 바꿔치기하여 政敵들과 비판자들에게 大彈壓(대탄압)을 가한 것이 이 연설이다. 거기에는 이런 것이 들어 있다.

우리는 敵들과 장기간에 걸쳐 대치하고 있으며, 내부에 자본주의적 요소가 아직 남아 있는 가운데, 도한 적들이 무력침공기도를 버리지 않고 있는 이 때에, 모든 기만과 은밀한 방법으로 썩은 자본주의사상을 침투시켜, 북반부에 감추어져 있는 反動要素와 결탁해서 온갖 파괴모략책동을 획책하고 있는 조건하에서 사회주의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중략 -

과거(1945년의 해방직후-萩原) 공화국 北半部에서 실시된 민주개혁은 첨예한 계급투쟁 환경 안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美帝와 李承晩도당에 반대하여 일어난 祖國解放戰爭은 치열한 계급투쟁의 표현이었다. 현 단계에 있어서 공화국북반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화주의건설도 역시 계급투쟁의 환경 안에서 이행되고 있다. 黨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우리의 모든 활동은, 어떻게 되었든 간에 모두가 계급투쟁의 구체적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

정권의 위기를「계급투쟁」으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이미 金日成에 의하여 계급의 敵이 청산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계급의 적이 있다고, 무리하게 적을 만들어내어, 敵타도를 위해 모든 힘을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싸운다는 것이었다. 이 것을 전 당원들에게 철저하게 이해시키지 못했기 때문에「인민들 가운데서 계급적 적들에 대한 경계심과 증오심이 희박하게 되었다」며, 전 당원과 인민은 지금 무엇보다도 가장 절실한 것은,「계급투쟁」에서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김일성은 이렇게 말했다.

정치의식이 미숙하고, 계급적 입장이 뚜렷하지 않는 일부 당원들은, 우리 당의 관대한 정책을 오해하여, 타협해서는 안 될 적대분자에게까지 「관용」을 보이며, 적대분자들의 모든 스파이, 파과모략공작을 適時에 폭로 분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묵인하고, 그들과 유화하며, 혹은 당과 국가의 비밀을 누설하고 있다. 이러한 당원들은, 정치적 우둔성과 無警戒性(무경계성)에 의하여, 자신이 적들에 이용당하고 있고, 적을 돕고, 노동자, 농민의 계급적 이익과 혁명의 이익에 막대한 손실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없다.

- 중략 -

당조직은 광범한 당원대중에 대하여 階級的敵을 분별하는 법을 알고, 정치적 우둔성과 모든 종류의 안일성, 방심에 반대하여 단호히 투쟁하고, 적들의 파괴모략공작을 날카롭게 탐색하여, 이를 適時에 적벌폭로해서 全人民的反스파이투쟁의 선두에 서도록 교육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全人民的反스파이투쟁」. 무서운 용어다. 스탈린 時代의 소련, 毛澤東시대의 中國, 차우체스크의 루마니아 등 지난날의 社會主義國家가 크든 적든 간에 恐怖政治(공포정치)의 나라였다.

그 중에서도 北朝鮮은 공포의 정도가 가장 심했다. 강제수용소, 그곳에서의 비인간적 학대. 공개총살, 가혹한 고문, 재판도 없이 장기간 투옥하는 등 탈북자들을 통해서 공개된 북조선의 인권유린의 실태는 눈을 가릴 정도이다.

주민을 공포로서 지배하기 위해서는「스파이와의 전쟁」이 빠질 수가 없다. 한반도는 南北이 땅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스파이가 들어오기 쉽다. 이것을 이용하여 金日成金正日父子는 스파이를 활용했다. 스파이는 어디에도 있다고 하면 민중들은 疑心暗鬼(의심암귀: 의심이 생기면 없는 것도 상상하여 더욱 두렵고 무서워진다는 의미)가 된다. 도대체 누구? 혹시 그 녀석일지 모른다. 그 녀석은 식량부족에 언제나 불평을 하고 있다. 파괴공작의 임무를 띤 적의 앞잡이일지 모른다. 밀고가 횡행한다. 위에 잘 보이려는 자는 날조까지 해서 밀고한다.

일반적으로 북한을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고 곧잘 말한다. 그 이유의 하나가  “成分(성분)”이다. 봉건사회의 신분제도를 몇 十倍나 악화시킨 철저한 계급제도이다. 金父子는, 북한의 인민들을 核心階層(핵심계층)20%, 動搖階層(동요계층) 60%, 敵對階層(적대계층) 20%로 3계층으로 분할한다. 이 것이 또한 51종류나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핵심계층은 金日成 등과 抗日투쟁을 한 革命家들과 그 家系. 한국전쟁에서 戰死者의 가족 등 金日成金正日에게 충실한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이다. 적대계층은, 지난날의 地主, 資本家 한국전쟁 때에 韓國軍에 붙은 사람과 그 가족 등이다. 그들은 문자 그대로 敵으로서, 아무리 成績(성적)이 좋더라도 상급학교에도 들어갈 수 없고, 북한의 엘리트인 조선노동당원도 되지 못하고, 인민군에도 입대가 허락되지 않는다. 김일성의 지방시찰 때에 연도에 나와 환영하는 군중에서도 배제되어 집안에 틀어박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김일성에게 危害(위해)를 가할지도 모른다고 의심받는 사람들이다. 직업도 탄광이나 광산, 농촌에서의 중노동 등 가장 가혹한 운명을 생애로 떠메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서 김일성의 말을 인용해보자.

「社會主義(사회주의)에 반대하는 적대계급이란 여하한 타협도 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대분자인가, 우리 계급에 속하는 자인가, 올바르게 분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계급적 敵들 및 온갖 옳지 못한 者와는 언제나 비타협적인 투쟁을 전개하라」(『金日成저작선집2』조선노동당출판사 1975년 한글)

이것은, 1958년 4월 29일에 金日成이 행한「우리당의 사법정책을 관철하기 위하여」라고 하는 악명 높은 연설의 일부이다. 북조선인민을 핵심, 동요, 적대의 3계층으로 나눈 成分규정은 이 연설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계급투쟁은 끝나지 않았다」,「스파이는 어디에나 있다」,「敵들은 모든 파괴모략공작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해서, 그들과 단호하게 싸울 것을 촉구한 金日成의 연설을 재록케 한 金正日의 意圖는 계급의 敵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기분이 나쁜 것은, 金正日은 이 연설을 轉載(전재)한  날로부터 꼭 1개월 후인 1990년 1월 25일자의 조선노동당기관지 로동신문에 또 하나의 金日成의 긴 연설을 재록한 것이다. 1면 전면과 2면의 8할을 할애한 金日成의 연설은, 1959년 3월 23일에 행한 것인데, 제목으로「함경북도 당조직의 과제」다.

함경북도의 당조직은 地方主義(黨中央을 가벼이 여기고, 우리지방을 제일로 삼는 반항적 태도-萩原) 가 뿌리 깊고, 당중앙의 방침에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활동한다. 10년 전부터 혹독하게 지적해 왔으나 지금도 고치지 않고 있다. 당의 방침에 충실하게 따랐더라면 인민의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아 농업도 낙후되어 있다. 金日成은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했다. 아들 金正日이 이 연설을 재록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그 후의 사태를 보게 되면 적대계층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함경북도에 대한 총 공격의 예고였다고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문제는 뒤에 상세하게 다루겠다.

30년 이상이나 된 옛날의 연설을 잇달아 로동신문에 게재한 金正日은, 民衆蜂起의 악몽에 시달리면서, 부친이 더듬어 온 자취를 밟으면서 자기를 살해할지도 모르는 적대계층과의 생사를 건 투쟁을 決意했을 것이다. 金正日의 새로운「계급투쟁」의 시작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