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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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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을 없애려고 하지마라(영어선생)

-- 사교육을 없애려고 하지마라. 필요없으면 저절로 없어질 것이니 --

교육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을 여러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학생들의 공부에 촛점을 맞춘다면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와 같이 사교육을 없애는 것을 교육 정책의 주된 목표로 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교육 여건에서 사교육은 없어질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중요 과목이 한번 타이밍을 놓쳐서 공부를 따라잡지 못하면 학교에서는 영원히 따라잡지 못합니다. 그러면 그 학생의 부모는 그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옳을까요? 우리나라에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서?

그런 학생들이 지금 너무 많습니다. 이런 학생들을 학교에서 잘 가르쳐야 하는데 현재 여건상 할 수가 없기때문에 사교육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공교육에서 모든 것을 다 틀어쥐겠다는 것은 자만의 극치라고 봅니다. 비유하자면, 아픈 환자는 A라는 병원에서 병을 못고치면 B라는 병원으로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A라는 병원에서 기분나쁘다고 못가게 막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사교육을 없애려면 학교에서 부모와 학생들의 욕구를 다 채워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어렵지요. 점차 개선해나가야 하겠지만 그때까지는 공교육이 사교육과 병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부정하면 부정하는 사람만 괴롭습니다.

-- 공교육의 할 일 --

공교육은 사교육을 선도해 나가야 하며, 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공교육의 힘은 막강합니다. 예를 들어 대입 시험에 영어 듣기가 들어 가면 사교육에서 듣기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논술시험을 본다고 하면 학원에서 논술 교실을 만듭니다. 이렇게 공교육에서 교육의 목표를 정하면 사교육은 철저하게 이것에 따라가게 되어있습니다. 해바라기라고나 할까요.

공교육이 해야할 중요한 일은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목표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교육에서 담당하지 못해서 사교육에서 교육을 받더라도 그 교육이 학생들에게는 의미가 있게(진정한 실력을 쌓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대입시험에 외국인과의 인터뷰가 포함된다고 합시다. 그러면 당장 사교육에서는 발빠른 대처를 할 것입니다. 공교육에서는 속수무책이겠지요. 그러나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하든 사교육에서 하든 회화연습을 해서 교육적인 의미만 있으면 그만인 것입니다.

올해부터 수시모집에서 심층면접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교수 여러명이 학생 한 명을 놓고 30~40분 동안 이것 저것 물어보는 방식입니다. 마치 박사학위 구두 시험을 연상하게 하는 것입니다.

교수들의 말에 의하면 같은 수준의 내신성적을 가진 학생들 가운데서도 알고 있는 지식의 깊이가 천차만별이었다고 합니다. 즉, 답만 외워서 1등급이 나온 학생과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1등급이 나온 학생이 학교 시험에서는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심층면접에서는 명확하게 구분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모든 대학에서 이렇게 심층면접을 한다면 사교육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계속 답만 골라내는 쪽집개식 강의를 계속할까요?

공교육에 계신분들은 사교육을 없애려고만 하지말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교육을 역할분담을 해서 같이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되고, 옳바른 교육의 목표를 만들어서 기왕에 쓰는 돈이 의미가 있게 해야할 것입니다.

-- 궁극적인 해결책 --

저는 지금과 같이 사교육이 비대해진 것은 좋지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당분간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만약 공교육이 제 기능을 하려면 즉, 학교가 현재 사교육이 가져간 역할을 다시 찾아오려면,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해서 학교가 현재 사교육에 의지하는 학생과 부모들의 욕구를 해결해주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선 평준화를 해제해야합니다. 이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이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용감하게 총대를 매기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식하는 문제입니다.

적어도 우수한 고등학교 20~30%정도를 인정해주는 정도라도 해야할 것입니다. 당장 공립에서 어렵다면 사립학교부터라도 인정해주어야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안하면서 신세타령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3년 후면 어차피 세칭 1류, 2류, 3류로 비정할 정도로 나눠집니다. 고등학교때 2등분 정도 구분을 짓는다고 큰 문제가 생길까요?

두번째는 지 박사님의 말씀처럼 교과서 개혁을 해서 스스로도 공부할 수있게끔 해야합니다. (교육논단 참고)

세번째 해결책은 현재 학급당 학생수를 절반 정도(20명)로 낮추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학교행정을 대폭 간소화하고 현재 교사들의 잡무만을 담당할 행정과 직원들을 대폭 고용하여 교사들이 교육에만 전념하게 해야합니다.

이 일은 오랜 시간과 재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공교육이 제대로 기능을 하자면 그것외에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