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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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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일 많은데 웬 한자논란

                                       
인터넷을 보니 이런 주장들이 보인다.

인사A: “한자를 안 쓰면 쉬운 내용도 잘 전달이 안 되고, 한글만 가지고는 지성을 갖출 수 없고, 우리나라 발전과정의 가장 큰 실책이 한글전용이고, 이명박 정부가 한글전용 하나만 폐지해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 나은 정부가 될 것이다.”

인사B: “한글 전용으로 인해 좌익이 양산됐고, 한글 전용 신문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벌여야 하고, 한자를 모르기 때문에 우리의 문맹은 세계 최고가 됐다. 독립운동처럼 싸워서 한자교육을 실시케 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반영해야하고 이를 위해 사회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필자는 한자만 보면 도망가

그러나 필자는 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필자는 한자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는 글을 보면 본능적으로 손에서 멀리한다. 한자가 들어 있는 글을 보면 대부분 상큼한 대화체가 아니고 지리한 문장체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자가 있으면 읽는 속도가 끊기기 때문이다. 물론 한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 반대일 수 있겠지만.

특정 단어를 한자로 표현하지 않아도 문장을 읽으면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누구나 알 수 있다. 혼돈이 예상되면 표현방법을 달리하여 혼돈이 가지 않도록 문장을 써야 한다. 이것이 글을 잘 쓰는 기술이다. 문장을 길게 쓰는 것은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헤밍웨이 식으로 문장을 짧게 끊어 쓰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장을 짧게 쓰려면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컨텐츠와 표현의 논리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학습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논리차트(Flowchart)를 안다. 그 논리차트를 따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Language)로 쓰면 그게 바로 컴퓨터와 소통하는 명령어가 되는 것이다. 중간에 단 한 줄이라도 논리연결이 안되면 명령은 전달되지 않는다. 명령문은 간단하지만 논리적으로 나열되면 뜻이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다.

이처럼 필자 역시 간단한 단문들을 논리로 연결하여 글을 쓴다. 이는 상당한 훈련과정을 통해 습득한 하나의 노하우다. 한자를 모르면 문맹이다? 그러면 한자를 모르는 미국사람들도 문맹이라는 말인가? 글자는 뜻과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지식이 중요하고 사고력이 중요하고, 이것들을 논리체계에 따라 남에게 전달하는 표현기술이 중요한 것이지 한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자교육은 전공차원에서 선택해야

한자는 고려-조선 시대의 문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나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한글로 통역하는 통역사가 있듯이 한문도 한글로 통역하는 통역사가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진지식은 미국으로부터 많이 습득하는 것이지 중국으로부터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한자보다는 영어가 더 중요한 것이다.

어려운 한자, 어린 학생들에게 강요할 문자는 아니라고 본다. 별 쓸 일도 없는데 그 많은 시간을 들여 한자를 배우게 하면서 그보더 더 중요한 과목에 할당돼야 할 시간을 빼앗고 아이들에게 과중한 학업 량을 부담시키는 것은 국가나 아이들을 위해 현명한 길이 아니라고 본다.

필자는 한글만으로도 한자를 섞어서 쓴 글보다 더 쉽고 정확하게 소통하는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의 주장대로라면, 한문을 보기조차 싫어하는 필자는 문맹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수학박사를 문맹이라 할 것인가?

                                    한글 전용으로 쓴 글이 한자로 쓴 글 보다 더 우수해  

한자교육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한자를 모르면 문맹이고 지성이 아니라 하는 것은 필자처럼 미국에 가서 훈련받은 수많은 지식인들이 듣기에 매우 거북한 말이다.  

마이크 앞에서 중요한 연설을 하는 사람이 따로 종이와 펜을 준비하여 가끔씩 대화를 멈추고 단어 하나하나에 대해 한자를 써서 청중에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처럼 글 역시 대화체로 써야 전달력이 크다. 글자보다 더 중요한 건 컨텐츠인 것이다. 사회를 바꾸는 힘은 과학적 이론이지 공자 맹자가 사용하던 한자가 아니다.

한글만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좋은 글을 쓰고 있는 기라성 같은 지성들이 허다하다. 필자의 눈에 이들은 한문을 고집하는 사람들보다 글쓰는 능력과 재주가 많이 뛰어난 사람들로 보인다. "영어를 모르면 문맹이고 지성이 아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많은 욕을 들을 것이다. 한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세계 유수의 논문은 영문이지 한문이 아니다. 한문 없으면 글을 못쓴다는 것은 컨텐츠가 부족하고, 전달력에 필요한 논리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한문을 넣어 현학적으로 쓴 문장식 글은 오래전부터 환영받지 못해 왔다.       

2009.5.15.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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