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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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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화의 내란방조 혐의사실

                                                       1. 혐의 사실

1) 김재규는 1979.4월부터 박대통령을 살해할 결심을 했고, 기회를 기다리다가 10.26.16:00시 차지철로부터 중앙정보부 안가 식당에서 18:00시에 저녁식사를 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이를 거사의 기회로 결심했다.

2) 김재규는 거사에 이용하기 위해 정승화를 시해현장(별채 식당)으로부터 50m 떨어진 안가 집무실로 초대했고, 국내정치담당 차장보 김정섭은 ‘김재규가 대통령과 만찬 중에 있으니 먼저 식사를 하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김재규의 말을 전하며 함께 식사를 했다.

3) 19:00시, 김재규는 와이셔츠 바람에 정승화에게 와서 대통령과 빨리 식사를 끝내고 올 테니 미안하지만 좀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 후 다시 만찬장으로 돌아갔다.

4) 19:40분 경, 김재규는 차지철과 박정희를 권총으로 살해했다.

5) 이 총소리를 신호로 중정 요원들은 경호실 경호요원들을 모두 사살했으며 이 때 시해현장에서 발사된 권총은 4발, 현장 밖에서 발사된 권총이 17발, 현장 밖에서 M-16이 6발을 발사하여 4-5분에 걸쳐 총 27발의 요란한 총성을 울렸다. 시해현장과 정승화가 식사하던 방과의 거리는 불과 50m, 사이에는 총성을 차단할만한 아무런 벽이 없었다.

6) 19:45분경, 김재규가 당황한 모습으로 정승화에게 달려왔다. 구두도 신지 않고, 와이셔츠 차림이었는데 그 외이셔츠에는 피가 여러 곳에 묻어 있었으며, 허리에는 권총을 꼽고 있었다. 정승화는 보안사령관을 겸했고, 6.25 때 총성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며 눈치와 판단이  빠른 사람이다. 바로 옆에서 총성이 났고, 이어서 김재규가 피투성이가 된 와이셔츠를 입고, 맨발로 헐레벌떡 뛰어와 물을 들이키고 빨리 떠나자고 했다면 김재규가 어떤 형태로든 총질에 가담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7) 정승화는 김재규의 차량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가면서 머리를 빨리 굴리며 나름대로 상황을 판단했을 것이다. 정승화는 차 안에서 김재규로부터 “각하가 피격당해 사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정승화는 궁금했겠지만 “범인이 누구냐”고 직설적으로 묻지 않고 “내부소행이냐, 외부 소행이냐”며 완곡하게 물었다. 이는 정승화가 이미 김재규가 범인일지 모른다는 것을 마음에 깔고 김재규를 당혹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고안한 계산된 질문으로 보인다.

8) 김재규는 정승화에게 내부소행이다 외부소행이다를 밝히지 않고 세 가지를 말했다. 보안을 유지하라, 비상계엄을 선포해야 한다. 비상계엄이 발동하면 어느 사단이 출동가능한가? 이에 대해 정승화는 20사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하면서, 자금부터 “내가 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지휘해야 하니 차를 육군본부로 돌려야 한다”고 제안했고, 김재규가 이에 동의했다.

9) 20:05분경, 육본 벙커에 도착하여 정승화는 김재규 일행을 총장실로 안내하면서 스스로는 상황실로 들어가 사실상의 계엄조치를 단행했다.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령관 등 군 지휘부를 소집했고,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독단으로 상황을 병력을 동원했다. 26사단 및 수경사에 출동준비명령을 내렸고, 9공수여단을 육군본부로 출동시켯고, 제1,3군에 비상을 발령했고, 여기까지의 조치내용을 김재규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김재규에게 계엄군을 어디로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지시해 달라고 했다.

10)  20:20분경, 정승화는 수도군단장 차규헌 및 수경사령관 전성각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시해로 인한 병력이동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1) 20:30분경, 정승화는 노재현 국방장괸에게 “박대통령이 서거했다. 자세한 것은 김재규에 물어보라”는 말만 남기고, 진작 중요한 사실 네 가지는 보고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저격에 의해 시해당했다는 사실, 시해당시 자신이 김재규의 초청으로 시해현장 부근에 있었다는 사실, 시해 후 김재규와 함께 차를 타고 왔다는 사실, 김재규가 보인 그간의 언행에 대해서는 일체 보고하지 않았다.

12) 20:40분경, 정승화는 수경사 전성각에게 청와대를 포위하라 지시했고, 이어서 이재전 청와대 경호실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병력 출동여부를 확인한 후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은 후, 청와대 경호병력을 청와대 외부로 절대 출동시키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이 두가지 지시는 청와대 경호병력이 ‘시해현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2중 조치였다.

궁정도 중정안가는 청와대 경내에 있는 게 아니라 청와대 울타리 밖이었다. 후에 정승화는 시해현장이 청와대 경내인줄로 알았다고 진술을 바꾸지만, 만일 정승화가 이렇게 알았다면 구태여 왜 경호차장에게 '청와대 경내에 있는 경호병력을 청와대 울타리 내에 묶어두라' 명령해야 했었으며, 혹 경호차장이 이를 어길 경우를 대비하여 수경사령관에게 청와대 울타리를 봉쇄하라고 지시할 이유가 없었다.

당시에 만일 청와대 경호병력이 시해현장으로 출동했다면 경호원들을 쏘아죽인 중정 요원들과 총격전이 벌어졌거나, 아니면 중과부적인 상태에서 일부는 손을 들어 체포됐을 것이다. 체포된 자들은 곧바로 사실을 불었을 것이다. 김재규가 범인이라는 사실, 정승화가 옆에 있었던 사실,  정승화와 김재규가 함께 떠났다는 사실이 금방 밝혀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로 그 순간에 정승화는 보안대에 끌려갔을 것이다. 보안사령관을 거친 정승화는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승화는 이에 대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조치가 바로 청와대 경호병력을 시해현장으로 출동하지 못하게 2중으로 명령을 내린 것이다.

13) 22:25분경, 김재규는 김계원과 장승화가 있는 자리(총장실)에서 “우선은 계엄을 선포해서 사태를 장악하고, 곧 계엄사령부의 간판을 군사혁명위원회로 바꾸어 군사혁명으로 나가야 하니 비밀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14) 23:30분경, 김계원은 혁명의 실패를 판단하고 노재현과 정승화가 있는 자리에서 김재규가 대통령의 시해범이라고 밝혔고, 노재현은 정승화에게 김재규 체포를 지시했다. 그러나 정승화는 보안사령관에게 ‘김재규를 보안사 안가에 잘 모시라’고만 말하고 진상조사를 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안사 수사팀은 김재규를 즉시 취조해 그가 범인임을 알아냈다.

15) 1027.01:00 보안사령관(육군소장)이 ‘김재규가 범인’임을 밝히고 '수사건의' 품의를 올리자 정승화는 마지못해 수사개시를 명했다.

16) 이후 정승화는 계엄사령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서 박대통령을 비하하고, 김재규를 두둔하며, 김재규에 대한 수사의 조기 종결을 압박했다.

                                                         2. 혐의에 대한 공방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