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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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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의 시각
"전두환은 12.12를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짠 것 같지는 않다. 처음엔 군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암감 때문에 육군참모총장을 밀어내고 군권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가 사태가 커지자 사후 안전을 위해 국권까지 탈취하는 데로 치달은, 말하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로 달려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10.26사태 이후 계엄사령관이었고, 12.12사태 때 내란방조 혐의로 구속되어 강제 예편을 당한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이 남긴 12.12사태에 관한 소회이다. 6.25전쟁과 5.16군사혁명, 그리고 12.12사태 등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현장을 헤쳐나왔던 정승화 장군.

그가 지난 6월 생을 마감하며 남긴 자서전「대한민국 군인 정승화」(도서출판 휴먼앤북스)가 최근 출간됐다. 정 장군은 2001년 10월초 지병인 당뇨와 파킨슨씨병에 시달리면서도 파란 많았던 지난 날의 삶에 대한 감회를 담백하게 풀어내기 시작했고, 이를 시나리오 작가 이경식씨가 꼼꼼하게 정리했다. 애초에 이 자서전은 가족용으로 한정되었으나 유족들이 '한 시대의 증언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10.26사태 때 정 장군은 궁정동 사건 현장 가까이에서 김재규와 따로 저녁 약속을 했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일을 저지르고 돌아온 김재규와 함께 육군본부 지하벙커로 옮겨 2급 비상사태를 내리고 청와대를 포위할 때까지도 범인을 몰랐다. 뒤늦게 김재규를 체포하기까지의 상황 구술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이 외에도 5.16쿠데타 직후 1군단과 2군단 사이에 고조됐던 유혈충돌 위기가 어떻게 해소되었는지를 생생하게 전하고, 8연대 화기중대장으로 있으면서 맞은 6.25전쟁 발발 당시의 기억까지 거슬러올라가 미스터리 몇가지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해 6월 중순에 왜 전투경험이 많은 8연대를 서울로 보내고 적과 싸워본 적이 없는 2연대를 38선에 배치했는지, 그리고 하필 6월25일에 용산 장교클럽 개장 파티가 있었을까.

그러나 이 책은 정치적 소용돌이 속의 한 인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명예로운 군인의 길을 보여준 정승화 장군의 인생에 무게를 뒀다. 큰아들 정홍열씨는 아버지가 공적인 일에 관해서는 무서우리만치 가족의 편의를 우선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특히 군에 관한 일은 어떠한 편의도 자식들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큰아들 정씨가 병무 신체검사 전이던 19세 때 정 장군은 관계 장교에게 부탁해 아들을 바로 입대시켜 월남전에 참전케 했다.

경북 금릉에서 태어난 정승화 장군은 1947년 현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인 조선경비대사관학교를 입학해 이듬해 4월 사관학교 5기생으로 소위에 임관했다. 6.25전쟁 때는 전투부대 대대장으로 사선을 넘나들며 '잘 싸우는 군인'으로 명성을 날렸다. 59년 9월 연대장이 되었고 이후 육군사관학교 교장, 제1야전군 사령관을 거쳐 79년 2월 육군참모총장 자리에 올랐다. 12.12사태로 면직되었으나 1997년 명예를 회복한 뒤 평범한 시민으로 살다 20002년 6월 지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10.26사태 이후 정승화 계엄사령관의 나약함으로 인해 신군부 세력에게 '80년 서울의 봄'을 빼앗겨 그만큼 민주화가 늦어졌다는 비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정승화 장군과 같이 끝까지 정치에 끼어들지 않았던 인물이 있었기에 이제는 군인이 함부로 정치권을 넘겨다보지 못하는 기틀이 다져지지 않았을까.

원칙과 명예를 지키며 진정한 군인의 길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정승화 장군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말은 귓가를 떠나지 않고 맴돈다. "군인에게 명예는 생명이며, 이 생명은 봉사하는 마음과 행동을 통해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나는 어제도 군인이었고, 오늘도 내일도 군인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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