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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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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의 시스템칼럼] 무인 환경감시 시스템

19990428   [지만원의 시스템칼럼] 무인 환경감시 시스템

환경을 지키라고 설치해 준 환경부는 기업에 가장 무서운 관청으로 악명
(?)을 떨치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곳이 아니라, 환경을 빙자로 부정을 일
삼는   곳이 환경부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완벽한 오폐수 처리 시스템을
개인의 부담으로 갖출 수 있을 때에만 외딴 집에서 살 수 있다. 환경 정화
를 100%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100% 방치된다.

  이에   반해 한국에는 처음부터 100%의 환경목표가 없다. 그래서 100%의
환경이  방치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라는 것 자체가 이를 증명한다. 폐수
량이 하천 수량에 비해 적으면 폐수를 방류해도 좋다는 것이 환경영향평가
의  취지다. 이는 환경부 공무원들이 기업으로부터 검은 돈을 받아내기 위
한 합법적인 수단에 불과하다.

  환경감시는 수백-수천명의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간단한 무
인시스템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시스템만이 해낼 수 있는 일에 공무원
수만 늘렸으니, 문제는 누적되고 공무원수와 부정만 늘어났다.

  경기도 북방 한탄강 상류의 오염 사례를 보자.  염색 업종은   폐수배출
업체다.  어느 날, 염색공장 하나가 한탄강 상류에 들어섰다. 폐수량이 한
탄강   수량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에 합격했다. 한개의
공장이 들어서자 수십개의 염색공장이 들어섰다. 강물이 검게 변했다.

  주민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당황한 정부는 염색업협회에 공동폐수처리장
설치를 종용했다. 공장의 폐수배출관이 폐수처리장으로 연결됐다.  폐수관
에 설치된  계량기에  따라 폐수 처리비를 협회에 지불했다. 얼마 후 일부
업체들이  비밀 통로를 만들어 폐수의 일부를 몰래 방류했다. 방류된 수량
만큼 돈을 적게 냈다.

  이를 눈치챈 협회에도 커닝 정신이 발동했다. 폐수처리 장비를 가동하지
않고  받아놓은 폐수를 방류했다. 업체로부터 받은 돈이 고스란히 남았다.
이를  눈치챈 공장들이 협회를 불신했다. 모든 공장이 폐수를 직접 강으로
방류했다.  결국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는 또다시 주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이어서 주민과 업체들간의 술래잡기가 시작됐다.

  모든 시스템은 성악설을 전제로 해서 짜야 한다. '업자와 공무원 모두가
속임수의 천재'라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취수량과 폐수량을 재는 계량
기 수치를 공무원에게 읽어오라고 하면 야합이 시작된다. 그래서 계량기는
컴퓨터가   바로 읽어야 한다. 이를 읽은 컴퓨터는 이 자료들을 즉시 여러
곳에 보내야 한다. 한 번 보내놓은 자료는 수정이 불가능해진다.

  어떤 업체는  지하수를  몰래  개발해서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그만큼의
폐수를  비밀통로를 통해 방류하려 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
수량과 생산량이 비교돼야 한다.

  업체의  생산량은 계량기에 의해 측정될 수 없다. 공무원이 업체 장부를
점검해야  한다. 그러면 공무원이 부정을 저지른다. 생산량과 비례하는 그
무엇을   찾아내야 한다. 바로 전기사용량이다. 전기사용량은 공무원 개입
없이도 자동 측정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취수량, 폐수량, 전기사용량이 자동적으로 컴퓨터에 연결되
도록  해서 이들간의 상관관계 분석에 의해 방류의 단서를 잡아내야 한다.
취수량과   폐수량을 운반하는 파이프에 봉인 수단을 설치해야 한다. 최종
처리시설 배출구에 오염도 측정기를 달고, 그 밑에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
기를 길러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인간적 개입이 전혀 필요치 않은 무인
시스템이다.

  컴퓨터에 의해 처리된 자료는 지방정부, 환경처, 민간 환경단체, 감사원
에  매분 단위로 전달돼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것
은 산업공학과 대학원생 3-5명이 한달 이내에 작성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
다. 수치간의 상관관계와 시계열 행태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는 이미
상용통계 분석 패키지에 마련돼 있다. 단 한대의 PC만 가지면 완벽하게 해
낼 수 있는 일을 왜 공무원 손으로만 해결하려 하는가.

  이는 수천-수만명의 공무원이 동원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식개
혁으로  무장된 철저한 근무자세를 가졌다해서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오직  과학적인 지식이 동원된 시스템만이 해결할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
는 절대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더러는  영세업체가 그 많은 환경비용을 부담하면 망하지 않겠느냐고 말
한다. 그러나 선진국 업체들은 정정당당히 환경비용을 물면서 제품의 경쟁
력을  갖는데, 왜 한국인만 못해야 하는가.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밖에서
거저   얻으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안에서 창조력과 극기에 의해 얻는
것이 엄청난 것이라는 사실에 착안해야 한다.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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