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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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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NCND와 미의 속셈 (통일칼럼)

[세계일보] 1993-05-05 (북한) 칼럼.논단 09면 2172자

만일 북한이 핵확금조약(NPT) 탈퇴선언을 하지 않고 제7차 핵사찰을 받았더라면 그 결과는 두 가지중의 하나였을 것이다.하나는 핵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며 다른 하나는 그 반대 사실에 대한 증명이다.
핵이 있다고 증명되면 북한은 공식적으로 국제적 보복을 받게될 것이며 핵능력이 없다고 증명되면 북한은 마지막 협상칩을 송두리째 잃게될 것이다.이때부터의 살길은 협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구걸에 의해 찾아야 한다.북한은 핵이 없어도 있는척 해야 한다.따라서 북한의 NPT탈퇴는 「확인도 부인도 않는」이른바 NCND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면 도전이다.북한이 NCND를 지향하는 한 북한에 핵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우리가 호들갑을 떨거나 북한의 핵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행위는 북한의 NCND입지만 높여줄 뿐이다.
1970년대에 미국은 남북한으로 하여금 동시에 핵을 갖고 싶어하도록 자극했다.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보일 때마다 미국은 핵으로 북한을 위협했다.자존심 강한 김일성은 핵을 갖고싶어 했을 것이다.미국은 혈맹국의 박대통령에게도 핵을 갖고싶어 하도록 자극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핵보유만을 방해했다.남북한간에 핵 불균형 현상이 초래되면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다.북한이 핵의 문턱을 넘고 있는 지금 미국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지금 한국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미안하다」는 인사를 받아야 할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거꾸로 안달하고 미국과 중국에 부탁하러 다니고 있다.외교관계에서 부탁은 반대급부를 의미한다.노태우전대통령은 한술 더떠서 평화와 학술목적의 핵까지도 과소비하듯 지레 양보해버렸다.
비록 남북한이 서로 대치는 하고 있으나 북한의핵은 한국의 문제이기 이전에 미국의 문제다.세계도처에 미국의 인명과 재산이 깔려있지 않은 곳이 없다.북한의 핵은 테러집단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다.미국에게 앙심을 품은 국가와 테러집단은 수없이 많다.미국은 바람잘 날 없게 될 것이다.미국의 리더십은 곳곳에서 도전받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이 기정사실화되면 핵확산을 막기위해 미국은 한국과 일본부터 달래야 한다.그것은 나갔던 핵이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위치는 종래의 생색내던 위치에서 핵을 지키는 볼모의 위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미국에게 참을 수 없는 일이다.따라서 미국은 북한의 핵에 대해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핵이 남한만의 문제라면 미국은 지금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군축은 남한만의 일이다.군축을 하면 미국의 가장 큰 방산시장이 줄어든다.미국은 오히려 대북정보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남북한에 긴장을 조작하고 남북한에 공히 무기를 팔고 싶어 할 것이다.따라서 미국은 군축에 대해서는 아무일도 해주지 않는다.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두가지 위협을 받고 있다.하나는 무기구매력 격차에 대한 위협이고 다른 하나는 개방과 통일공세에 대한 위협이다.남한은 1백20대의 차세대 전투기를 포함해 매년 수십억달러어치의 무기를 구매하는데 반해 북한에게는 단1대의 전투기도 구매할 돈이 없다.비록 지금은 그들의 병력수가 많다하나 북한은 이제 재래식 무기경쟁에서 낙오했다.북한에게 남한의 개방공세는 체제전복으로,그리고 통일공세는 흡수통일로 간주되고 있다.이는 모두 김부자에게는 「독약」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은 이 두가지 위협에 대한 마지막 「이빨」이다.이에 대한 위협을 제거시켜 주지 않는 한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전력증강,개방및 통일공세라는 두가지 위협을 제거시켜주는 방법은 상호군축과 평화공존이다.
우리는 미국의 문제인 핵을 위해 경제협력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위해 경제협력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북한이 군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만 해결됐다고 경제협력을 제공한다면 북한의 군사력은 보강될 것이며 남한은 국방비를 더욱 증가시켜야 한다.이렇게 되면 미국은 남북한 양쪽으로부터 돈을 털어가게될 것이다.북한의 핵이 공식화되면 미국이 가장 불리하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숨겨주려 할 것이다.따라서 북한의 NCND정책은 미국의 이익과 일치하며 이때부터 미국은 북한을 껴안으려 할 것이다.
미국은 이익에 따라 한때 이란과 이라크를 번갈아 가며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나라다.대국답지 않게 북한에 곡물 헬기 무기를 팔아 잔재미도 볼 수 있는 나라다.미국의 잔재미성향은 이미 유럽에서 충분히 입증되었다.북한에 관한한 우리는 우리대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

지만원/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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