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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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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백서에드러난북한군사력

국방백서에드러난북한군사력／지만원군사평론가（시론）

이번 국방백서를 보면 인민군의 공격력이 현저히 증강됐다． 물론 대북 정보는 신뢰성 문제가 따른다． 그러나 지난 １년간의 증가폭은 다른 연도에 비해 현저히 높다．９만２천명의 병력，２백여문의 야포，５척의 잠수함，５척의 전투함 증가만으로도 한국군의 전력증강 속도를 몇배 능가 하고 있다．
○정규군 ９만２천원 증원

특히 수도권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아름드리 １백７０㎜자주포 ３백５０문과 그보다 더 큰 ２백４０㎜ 방사포 ２백５０문을 전방에 추가배치했다． 방사포 １문은 한번에 ２４발 의 포탄을 날린다．２０개 군단 중 １０개 군단을，함대의 ６０％를 전 진배치하고，３백３０기의 지대공 미사일로 방공망을 구축했다 한다．

재 래식 무기만으로도 북한의 전력은 양적으로 한국군의 ２배가 넘는다． 여 기에 인민군장교의 우수성，군인정신，육체적 훈련，훈련된 판단력，전략전술 의 우수성，통합작전체계 등을 종합해보면 한국군 장비의 질적인 우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격차는 그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게 군 원로들의 판단 이다．

여기에 서울 불바다 무기，화생무기，전국토에 심리적 패닉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수백기의 스커드 미사일이 가세하면 격차는 현격히 벌 어진다． 서울 불바다 무기만 해도 분당 １만발이 날아온다． 하늘을 검 은 카펫으로 뒤덮는 엄청난 양이다． 그 많은 포탄을 막을 방법은 없다 ． 수도권 전체가 삼풍참사로 변화될 수 있다．

인민군이 전략무기를 갖춘 전략군인데 반해 한국군은 단 한종의 전략무기도 갖추지 않은 순수 한 전술군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전술무기는 아무리 많아봐야 전 략무기의 적수가 될 수 없다』라는 생태적 한계인 것이다． 지금의 국방 비가 １０배로 증가된다 해도 우리는 위력없는 전술무기만 사재게 될 것 이다． 그러면 국방비는 무엇 때문에 사용하는가． 이러한 상태에서 남북 한간 정치적 긴장 수위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엄청난 무력 격차 를 메워주고 있는 힘은 오직 미국의 전시 작전권이다．

○한국군 무력 격차 미 의존

이 기막힌 사실을 놓고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강릉사건과 황장엽비서 기자회견을 계기로 정부는 국민에게 안보 경각심 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전력 격차에 대해 국민이 조 치할 일은 없다． 단지 겁을 먹거나 『그 많은 돈을 가지고 무얼 했느 냐』는 원망이 있을 뿐이다． 사실상 우리 국민은 할 만큼 했다． 인민 군이 ４５억달러의 군사비를 쓸 때，우리 국민은 １백９０억달러의 국방비 를 군에 주었다． 긴장을 완화시키겠다 해서 １５만ｔ의 쌀값도 냈고，앞 으로 １백억달러가 넘을 수도 있는 경수로 건설비를 떠맡고 있다．

강 릉사건에서 택시기사가 잠수함의 존재를 가장 먼저 발견해주었고，이광수를 생포할 수 있도록 제보도 해주었다． 일부 돈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은 귀한 자식들을 꼬박꼬박 군대에 보내고 있다． 이 이상 국민이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해마다 국방백서가 나올 때마다 느껴지는 것이 있다．『도대체 정부와 군은 무얼 하고 있는가』다． 지 면 관계로 가장 중요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만 기술하고자 한다．

정 부는 안보 격차를 언제까지 미국에 의존할 것인가．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나는 「상호감군」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인 군비증 강」이다． 그러나 군비증강은 전략무기에 대한 제한과 한국군의 경영능력 의 한계로 매우 어렵다． 우리는 이미 미국의 통제권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미국에 의존적이다．

○「상호감군」 가장 바람직

따라서 군사력 불균형은 적어도 １０년 이내엔 해소되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과 일본 의 대북 경제수혈로 이 격차는 더욱 더 벌어질 수 있다． 군비경쟁의 가속화는 긴장을 더욱 더 고조시키고 전쟁을 앞당길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전에서 남북한만 공멸하게 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호감 군」쪽이다．

아이러닉하게도 우리의 안보를 거머쥐고 있는 미국은 이미 투코리아 정책으로 굳어져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정책이다 ． 김정일이 공식적 대표로 등장함에 따라 일본이 곧 북한과 수교하여 경제적 수혈을 제공할 것이다． 미국도 북한과 사실상의 수교를 하게 될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남북한 관계는 「긴장이 있는 투코리아」로 영원히 군비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자명한 결론을 그냥 두고 만 볼 것인가．

우리는 투코리아를 원코리아로 만들지는 못해도 「 긴장있는 투코리아」를 「긴장없는 투코리아」로 바꿀 수는 있다． 우 리가 막연히 바라고 있는 흡수통일은 없다． 오히려 우리는 『통일의 길 이 열려 있는 한 남침의 길도 열려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야 한다．

1997.10.14 (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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