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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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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35제(19) - 세제 개혁 - 경제성장의 유인책

과제13.  세제 개혁 - 경제성장의 유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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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젊어서 세금을 많이 낼수록 노후에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내고나면 그만이다. 세금을
적게 내는 사람들은 뇌물을 줄 능력이 있는 부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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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세 제1의 목표는 ‘보다 많은 세수’가 아니라 ‘경제성
장 인센티브’이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오래된 차량, 싼
차량일수록 차량세가 무시할 정도로 적다. 그래서 미국
인들은 차량을 오래 굴린다. 그러나 한국의 차량세는 누
구나 비싼 차만 쓰고 싶어 하도록 유혹한다.
―――
기업이 1억 원짜리 건물을 지어 개인명의로 등재하면 50
만원을, 법인체 명의로 등재하면 300만원의 세금을 낸
다. 기업용 건물에는 높은 세금을, 개인용 호화주택에는
낮은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정부는 생산을 격려해야 하
는가, 소비를 격려해야 하는가 여기에 편법을 동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정부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세금을 만들어 내지만 우리 국민
은 이에 대해 이상하리만큼 무저항적이다. 선진국 국민들
은 세금을 낸 것만큼 노후에 혜택을 받는다. 정부의 공신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구태여 세금을 포탈하려 하지 않는다. 탈세행위가
발각되면 엄청난 중벌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세금은 일방로다. 그래서 누구나 세금내기를
싫어한다. 뇌물공여 능력이 있는 부유층들은 세금을 포탈하고, 불
쌍한 근로자들만 꼬박꼬박 세금을 낸다.

  간접세는 가히 망국적이다. 간접세의 주목표는 무엇인가. 세수가
아니라 ‘경제성장 인센티브’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다. 목전의 세
수를 위해 경제성장을 파괴하고 있다. 수입품에는 낮은 세금을 물
리고, 국산품에는 높은 세금을 물려 국산품의 경쟁력을 파괴하고
있다.

  해태나 롯데와 같은 제과업체들이 외국에서 아몬드를 수입하고
있다. 아몬드라는 원료에 매겨지는 관세는 20%이다. 그러나 외국
으로부터 아몬드로 만들어진 완제품을 수입할 때는 80%의 관세만
부과된다. 우리 업체에는 불리하고 외국 업체에는 특혜다.

  기업주가 1억 원짜리 건물을 지었다. 그 건물을 개인 앞으로 등재
하면 50만원 정도의 세금만 낸다. 그러나 이를 법인체 앞으로 등재
하면 300만원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누구나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50만원만 내려 할 것이다. 같은 건물인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법
인용으로 사용하면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 개인용으로 사용하면 가
벼운 세금을 물리고 있는 것이다.

  모 재벌이 임직원 이름으로 땅을 샀다. 세상은 그를 파렴치한 사
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할말이 많다. 땅을 가진 사람
이 있다 하자. 그 땅을 개인에게 팔면 ‘공시지가’에 해당하는 쥐꼬
리만 큼의 세금을 물리고, 법인체에 팔면 ‘실거래가격’에 해당하는
높은 세금을 물린다.

  땅 주인은 그 땅을 누구에게 팔고 싶겠는가. 편법을 써서라도 그
는 개인에게 땅을 팔려 할 것이다. 재벌은 부지를 빨리 확보해야
하고, 땅 임자는 개인에게만 팔겠다고 고집하는 상황 하에서 재벌의
선택은 한 가지 편법을 활용하는 방법뿐이다. 국민이 법을 일부러
어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불법을 조장해온 것이다.

  휘발유 가격의 120%가 간접세이다. 경쟁가격의 25~30% 정도
는 물류비가 차지한다. 그런데 휘발유 값이 비싸지면 어떻게 되겠
는가. 물류비와 물가가 상승하고,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

  미국에서는 100달러짜리 고물차들이 거리를 달린다. 30년 이상
운행된 차량들이다. 이런 차량에는 세금이 거의 없다. 연간 20달러
짜리 자동차세도 있다. 10달러짜리 등록세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구식차량에 엔진을 새로 얹어가면서 차를 아껴쓴다. 과세정책이 절
약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500만원짜리 소형차에 부과되는 제금이 연간271만원이다. 차값
에 무관하게 매겨지는 세금이다. 새 차와 헌차와의 차별도 없다. 비
싼 수입차량에 매겨지는 세금이 값싼 중형차 세금보다 싸다. 공장
도가격 100만원짜리 가전제품에 31만 5천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일본은 3만원, 미국은 4만원, 대만 및 말레이시아는 10만원
만 부과한다. 전자상가에 가면 외제품이 국산품보다 더 싸다. 어차
피 국내업체로부터 친절한 A/S를 못 받을 바에야 오래도록 고장이
없는 외제품을 선호케 한다.

  정부는 복잡한 세목을 단순화하고 국민 상식에 부합하도록 만들
어서 국민이 세금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미국에
서는 세금 정책을 최고급 수리공학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소에서
맡는다. 세제연구 과정에서 탄생되는 수학들도 매우 풍부하다. 선
진국 세제는 곧 과학이다. 우리에게도 주먹구구식 세금이 유발하는
경제적 파괴현상이 속속 노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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